작품설명

박근형 연출이 선보이는 2009년 최고의 화제작! 왜 <마라, 사드> 인가?

어떤 교훈을 주고자 함이 아니라 그 무언가를 배우기 위함이다. 위정자들의 관대한 미소 뒤에 숨어있는 잔인한 학정과 그것에 맞서 저항하는 풀뿌리 민초들의 자유의지에 관한 단상. 나는 여러분에게서 그것을 배우고 싶다. 페터 바이스(Peter Weiss)는 우리와는 다른 시대, 다른 환경에서 자랐다. 그런 그를 2009년 바로 이곳에 끌고 온 이유는 시대와 환경이 변해도 인간의 속성 속에 있는 그 무엇은 똑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페터 바이스를 대변하거나 그의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우리 얘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바로 이 땅의 우리들... 우리의 얘기를 좀 더 흥미롭고 더 다양하게 해보고자 단지 페터 바이스에게서 마라와 사드를 빌려왔을 뿐이다. 단두대의 정의로 구시대의 썩은 관습을 뿌리 뽑고 세상을 개혁하려 했던 <마라>. 피로 이룬 혁명 또한 구시대의 썩은 관습으로 점차 변한다는 주장을 통해 혁명의 무의미함을 일깨우려 했던 <사드>. 두 사람의 그것은 그 옛날 선조들이 보다 나은 공존의 세계를 만들고자 일으켰던 수많은 저항의 정신과 다르지 않다. 지금 이 세상은 인간 본연의 자유의지를 상실하고 있다. 되찾아야 할 돌아가야 할 우리 스스로의 의지, 즉 부와 계층이 전부가 아닌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살아야 함을 다시 기억하고 행동하는 것이 인간 본연의 길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마라, 사드>와 함께 하는 순간만큼은 당신의 사고(思考)를 즐겨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