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하나만 프로젝트는 작업에서 ‘관계’가 만들어내는 ‘구조’와 ‘소통 방식’에 대해 서사적인 물음을 만들어 내려 했다. 또한 관계, 구조, 소통방식이 벌어지는 현재 사회의 구조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려 했다. <문_問>에서는 논리적인 개연성을 일부 상실한 대화가 오갈수록, 문에 대한 오브제가 변용될수록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미묘하게 변화하고 소통 가능성은 미세하게 상실되어진다. 그러니까 <문_問>은 언어의 활용에서 출발하는 소통 불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너한테 내가 없네.”
“어제의 나에겐 내가 없고.”

<문_問>은 소통 불가능성에 대한 2인극이다. 문 (問, 門, 聞, moon). 문에 대한 다양한 은유들이 겹겹이 걸쳐 있는 이 작품은 세상과는 더 이상의 소통을 거부하고 문을 닫고 칩거하려는 여자와 그것을 저지하려는 남자의 대담으로 진행된다. 가능성을 단절시킨 문을 남자가 박살내는 순간, 두 사람의 관계는 파탄 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벽이 무너지는 순간’ 소통 불가능성이 해제된다.

줄거리

모든 이해할 수 없는 것, 이해받을 수 없는 것으로부터 도망쳤어.
그렇게 세상의 끝을 향해 도망치던 중에, 나는 너를 만났어.”

“사랑, 이게?”
“사랑, 이게.”
*
낭만적으로 만난 남자와 여자가 있다.
두 사람은 사랑했고, 사랑하며, 사랑할 것이다.
남녀는 달빛 아래 문을 세우고, 문을 열었다.
상대방이 궁금해서 쉬지 않고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여자는 문을 닫고, 남자는 문을 열려 한다>, 아니. 관점을 순식간에 바꾸어보자. 남자는 요청하고, 여자가 문을 연다. 몇 가지 시시한, 그런데 이상한 질문들이 반복되고, 낭만적인 언어성이 시적으로 교환된다. 달이 천천히 차오르고 문(問)은 열린다. 두 사람은 순간이동을 한다.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두 사람은 더욱 뻔하고 신파적인 방식으로 폭발한 뒤, 문을 닫는다. 이 낯선 플롯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이야기, 가야 할 곳을 잃어버리고 물어야 할 대상마저 잃어버린 여기, 오늘의 한국을 살아가는 청춘의 이야기다.

캐릭터

희수 | 순간이동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여자

영호 | 하이바를 쓰고 다니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