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La Compania의 블랑코 서스펜디도(BLANCO SUSPENDIDO)>
블랑코 서스펜디도는 아름다움이 가진 순간적이고 형태가 없는 성질을, 포착하기조차 어려운 단순한 요소들만을 이용해 탐구한다. 이 작품의 안무는 하얀색 플라스틱 가방이라는 페티쉬적 사물의 가변성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탄생했다. 이 작품은 안무와 사운드의 플롯을 순전히 몸의 언어로만 짜면서도, 단순하면서도 가변적이고 기능적인 사물들을 이용해 자칫 평범할 수도 있는 무대에 빛깔을 더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빈곤과 풍부함, 고통과 환희, 모멸감과 관대함이 하나되는 순간을 포착하려는 시도로 나타난다. 여기서 사용되는 몸의 언어는 자유롭고 중립적인 분위기에서 다듬어지고 채찍질 되었다. 무용수들의 정밀한 동작은 시간을 멈춰 순수 속에 가둔다. 이것은 비명을 지르며 나무로 변하는 다프네의 이야기를 떠오르게 한다. (사물로 변하는 사람의 이야기 같다.)

<파사무용단의 세상 밖으로>
체계.., 혹은 법칙, 세상이라는 그 톱니에 하나의 바퀴가 되기 위해 멈추고.., 혹은 움직이며
체계의 일환으로 부단히 급류와 맞서느라 분주함은 상실을 눈 가리고, 조급함은 소멸을 입 다물게 했다.

<백정희무용단의 수묵담채(水墨淡彩)>
자연과 어우러진 한국의 풍경을 한 폭의 수묵화 같이 그려 본 작품으로 1996년 초연이후 공연장소나 출연인원에 맞춰 재 안무 되었다. 가슴을 열고 대기의 기운을 받아본다. 졸졸 흐르는 맑은 물에 발이라도 담그면 이 세상의 주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을까? 마음은 누구의 탓이 아닌데도 얽히고, 무엇 때문인지도 모르게 날은 봄인데도 아직도 꽁꽁 얼어붙어 있다. 화려하지도, 세련되지도, 그렇다고 값싸지도 않은 이런 民畵 한 폭이라면 조금은 느슨하게 풀어 질수 있지 않을까? 마음 속 깊은 곳의 삶과 우리네 서정을 끌어내 춤으로 그려보았다. 水墨淡彩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