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예술계의 비(非)다양성과 그로 인해 폄하될 수밖에 없는 소신 있는 예술가들의 실존의식을 담고 있는 <피카소 훔치기>는 상업주의에 훼손되어 경제적으로 환산되기 급급한 예술적 가치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모두가 즐겨야 하는 예술의 원론적 존재 이유를 공공예술이라는 대안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이런 시니컬한 비판과 무거운 주제는 시종일관 겹쳐지는 모순된 상황과 희극적 언어로 관객들에게 풍자적으로 전달될 것이다. 예술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더 나아가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 지를 <피카소 훔치기>는 뼈 있는 희극적인 언어로 관객과 소통할 것이다.

<그 집 여자>, <이단자들>, <웰즈로드 12번지>, <억울한 여자>, <타바스코> 등을 통해 현대 사회와 개인의 문제를 섬세하고 날카롭게 보여주었던 극단 사개탐사는 항상 관객과 평단의 기대에 부응하며 웰메이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아온 박혜선 연출이 홍원기, 정재은, 김수현, 김주완, 이봉련 5인의 대학로 최고의 배우들과 최상의 스텝들을 구성하여 또 한편의 웰메이드 소극장 공연 탄생을 예고한다.

줄거리

미국 디트로이트 인근의 낡고 오래된 예술가의 집. 주변은 마치 무당집처럼 시의어가 써진 설치미술로 가득하다. 3년만에 변호사가 되어 갑자기 찾아온 아들 조니, 그의 쌍둥이 누이이자 거리예술가인 캐시, 그리고 30년째 각광을 못 받고 있는 화가 아버지 오토, 신경쇠약으로 위태로워 보이지만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엄마 벨. 그들은 아버지 오토가 제1회 오노 요코 기념상에서 추상미술상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에 들떠있고, 엄마 벨은 존 레논의 아들인 션 레논의 방문 소식에 흥분해 있다. 그러던 중 디트로이트 미술관 관장 워커가 찾아와 피카소의 ‘책 읽는 여자’ 그림이 도난 당했다며 캐시를 의심하고, 오랜만에 집을 찾아 온 조니는 계속 뭔가를 숨기는 듯 한데… 3년 만에 재회한 이 가족에겐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