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1 시대를 가로지르는 불변의 이야기, <일리아드>를 세계 최초로 연극화하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는 24권으로 된 역사상 최고의 대서사시다. 방대한 내용 때문일까? 그리스 문화의 원형이자 서양 정신의 출발점인 <일리아드>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3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연극으로 올려진 적이 없었다. 4년 전, 극단 C바이러스는 이 위대한 고전을 대본화하여 세계 최초로 연극 <일리아드>를 무대에서 구현해냈다.

#2 서사시를 서사극으로, 장대한 고전을 상상을 자극하는 연극적 기법으로 풀어낸다!
연습실에서 일리아드를 읽던 14명의 배우들이 즉흥적으로 제 1장 ‘언쟁’을 연기해보면서 시작한다. 극이 진행되면서 흥미를 보이던 배우들의 의상은 하나 둘씩 트로이 전쟁 당시의 것으로 변화하고 연기도 역할극에서 점차 진지한 극중 인물로 바뀐다. 이처럼 공연은 서사시의 극화에 걸맞은 극장주의와 서사극적인 요소들을 도입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배우들은 트로이와 그리스의 영웅들, 군사들, 신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전쟁의 각 장면들을 구성하는데, 이들의 신체적인 언어는 뷰포인트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시각적-동적 앙상블을 통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장중한 그리스군의 행진과 “새 떼와 같은” 트로이군의 행군의 특성은 의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신체적인 집단 움직임과 안무적 특성을 통해 순간적으로 변환된다.
극의 중반에서는 영웅들이 극을 깨고 나와 배우로서 신과 인간의 운명을 논하며, 그들의 관심사와 의문은 곧 관객의 것이기도 하다. 또 헥토르와 맞설 용사를 고르기 위한 제비뽑기 등에서는 관객도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
이처럼 연극 <일리아드>는 서사극적 요소를 적극 활용한다.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고안한 서사극은 ‘낯설게 하기'를 통해 관객에게 이성적 성찰을 유도한다. 고전 대서사시를 이 시대에 사는 나의 이야기로 연결할 수 있도록 서사적 기법을 통해 꾸준히 돕는다.
극 중간마다 들리는 병사들의 군가와 신들의 노랫 소리는 극의 매력을 더함과 동시에 잠시 거리를 두고 생각할 기회를 마련해준다. 또한, 장대한 이야기를 관객이 함께 발맞춰 흐를 수 있도록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극에 대한 주석을 달며 티격태격하는 재미를 제공한다. 뷰포인트 훈련으로 무장된 배우들이 만드는 움직임의 앙상블이 상상의 스펙터클을 완성한다. 이로써 연극은 즐길 거리와 생각할 만한 교훈들이 함께 어우러진다.

#3 고전의 힘이 연극의 놀이와 어우러지는 세련된 에듀테인먼트의 완성!
갈수록 책을 멀리하는 사람들에게 무대에서 펼쳐지는 고전을 경험하게 하고, 공연을 보고 난 후에는 원작을 다시 찾아 눈으로 직접 읽어보도록 하는 것이 공연의 목적이다. 실제로 2012년 초연을 본 후 원작이 궁금하여 다시 책을 읽게 되었다는 관극 소감이 다수 있었다. 특히 <일리아드>는 신과 인간, 인생과 운명, 우정과 사랑 등, 굵직한 원형적인 주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관극을 통한 고전의 체험은 현대인들의 사유를 깊이하고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원작이 고전의 깊은 울림을 '오늘'에 맞게 무대화 한 <일리아드>는 엔터테인먼트와 교육의 장이 공존하는 ‘에듀테인먼트’로 무대를 완성한다.

줄거리

트로이 전쟁 9년 째, 아폴론의 노여움으로 그리스 진영에는 역병이 돌고, 아가멤논은 신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자신의 전리품을 내놓는 대신 아킬레스의 연인 브리세이스를 빼앗는다. 분노한 아킬레스는 더 이상의 전투를 거부하고, 제우스신의 응원을 등에 업은 헥토르는 방벽을 뛰어넘어 그리스군의 생존을 위협한다.
아킬레스의 절친인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스의 갑옷을 빌려 입고 그리스군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헥토르와 맞서나 그에 칼에 쓰러진다. 아킬레스는 친구의 원수를 갚기 위해 마침내 트로이의 성벽까지 홀로 돌진하여 헥토르와 맞서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