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연 손꼽아 기다리는 중” <서울재즈페스티벌> 출연 앞둔 바우터 하멜
작성일201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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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엔 중국 투어를 길게 하고 한국은 아주 짧게 방문했지만 너무 좋았습니다! 아마 한국엔 24시간도 있지 않았을걸요?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올림픽공원에 가서 급하게 사운드 체크하고 대기실에서 간단한 군것질을 하고 나서 보니 바로 공연할 시간이었어요! 게다가 날씨도 좋지 않았는데, 한국 관객들의 반응은 여전히 대단했고 고마웠어요. 모두 흰 우비를 입고 있었는데 정말 재미있는 광경이었죠. 우린 비 속에서 추억에 남을 멋진 밤공연을 했어요. 그 후에 저녁을 먹고 클럽도 가고, 다음날엔 바로 암스테르담으로 향해야 했죠. 물론 우리는 더 있고 싶었지만요.
한국에서의 공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는 건 정말 어려워요. 그렇지만 아마도 2009년에 한국에서 처음 참가한 <서울재즈페스티벌>이 아닐까 생각해요. 진짜 우리 모두 너무 놀랐거든요. 정말 예상도 못했는데 관객들이 우리 곡을 알고 있었고, 공연장도 진짜 멋졌어요. 기획사 팀도 일을 정말 잘해서, 우리의 한국 첫 방문은 말하자면 진정한 ‘발견’이었던 셈이에요.
개인적으로 어쿠스틱 사운드가 좋은 큰 콘서트 홀을 선호해요. 그래서 실내의 훌륭한 조명 엔지니어와 멋진 음향 시스템을 가진 공연장을 좋아하죠. 야외에서 공연하는 것도 좋아해요.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것은 무엇보다 훌륭한 어쿠스틱 사운드가 제대로 나오는 곳이에요. 저와 밴드는 무대에서 서로 가까이 앉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야 무대에서 소통을 할 수 있으니까요.
지난 번 독일에서의 공연은 정말 재미있었어요. 관객 반응도 재미났고, 스텝들도 엄청 친절했고요. 공연을 마치고 거의 매일 늦게까지 파티를 했어요. 그런 소소한 재미들이 전체 분위기를 더 살려주지 않았나 생각해요.
올해도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서게 되어서 정말 기뻐요. <서울재즈페스티벌> 라인업은 정말 대단하고 멋지지요. 우리의 이번 공연은 지난 공연들과는 사뭇 다를 거에요. 어쿠스틱한 사운드보다는 좀 더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로, 또 새로운 곡으로 꾸밀 예정입니다. 사운드는 더 나아졌어요. 물론 예전 곡들도 할 거에요!
< Lohengrin>이 그 전 앨범 < Nobody's Tune>과 달랐던 것처럼 이번 앨범도 상당히 다릅니다. 아마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제가 음반을 만드는 과정을 정말 즐겼다는 거에요. 녹음하는 동안 춤도 많이 추고, 녹음 사이사이에 암스테르담 운하에서 수영도 하고 즐겁게 농담도 즐기고, 곡을 쓰기 위해 많은 사람들도 만나고…. 이렇게 긴장을 풀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게 아마 가장 다른 점 같아요. < Lohengrin>는 좀 심각했죠. 사실 이번 앨범도 몇 개 트랙의 분위기는 심각하지만(‘Traveling Alone’처럼요),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우 신나고 태평스럽다고나 할까요? 이런 변화를 있게 한 것은 아마도 2010년, 2011년보다는 제가 전반적으로 더 행복해져서가 아닐까 생각해요.?
오랫동안 이 곡의 가사를 써왔어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Remco Kuhne과 함께 작업을 했죠. 우리는 서로 만난 적은 없지만 바로 잘 통해서 이 매우 감성적인 곡을 함께 쓰기 시작했어요. 이 노래는 상태가 좋지 않은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데, 모든 유혹이 가득한 도시를 벗어나 자신을 정리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홀로 떠나는 여행 같은 거라고나 할까요.
모든 곡들이 제 자식 같아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에요. 밴드, 프로듀서 매니지먼트 팀, 친구들의 의견이요. 물론 제게도 저만의 의견이 있지요. 그렇지만 제 곡들에 대해 상당히 감상적인 편이라서, 제 자신을 못 믿는 편이에요. 곡이 선택되지 않았을 때는 가끔 그 곡에서 가장 좋은 부분을 가져다가 선택된 곡과 합치기도 한답니다. 물론 이런 방법이 전혀 먹히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어쩔 때는 가사나 멜로디의 한 부분으로서 잘 맞기도 하거든요. 물론 그 곡이 마음을 움직이는 감정을 전해줘야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이고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BIGGER’면 좋겠어요:)
이승환 씨가 같이 작업을 하자고 해서 정말 기쁘고 놀라웠어요. 이승환은 몇 년 전 V홀에서 공연을 할 때 잠깐 만난 적이 있어요. 처음 ‘Star wars’를 듣고 정말 좋다고 생각했는데, 특히 드럼 트랙이 멋지고 보컬도 멋졌어요. 그래서 바로 “Yes” 하고 암스테르담에 있는 내 스튜디오에서 내 부분을 녹음했지요. 물론 결과물도 너무 맘에 들고요. 정말 신선한 트랙이었어요.
작업하고 싶은 사람은 영화 감독 이재용이에요. 솔직히 난 촬영 감독도 아니고 배우고 아니고 아무 관련도 없어서 어떻게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우린 한번 술을 한번 먹은 적이 있고, 그의 영화 <여배우들>을 봤는데 정말 좋았어요. 현실이 그 영화에 잘 묻어나는 느낌이었죠.
10대 때 곡을 쓰긴 했어도 20대 후반이 되기 전까지는 작곡이 심각한 고려대상은 아니었어요. 처음으로 진지하게 쓴 곡은 재즈 경연대회를 위해서 쓴 것인데, 첫 번째 앨범에 수록되기도 했던 ‘Would You’라는 곡이에요. 거의 서른이 되어 가던 그 시점에 저는 매우 열정이 넘쳐났고, 음악 분야에서 내가 갈 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어요. 음악과 관련 없는 파트 타임 직업은 이미 충분히 경험했고요. 그 곡은 어떤 사람을 향해 시작된 감정을 비밀스럽게 간직하는 것에 대한 노래인데, 그 테마는 계속해서 제 곡에 쓰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요.
전 매우 활발하고, 탐구심이 많고, 고집도 세고 표현력이 풍부한 아이였어요. 사실 어린이의 성격으로는 좋은 건 아니었지만, 진부한 표현일지 몰라도 오늘날의 나를 돌아보면 아티스트로서는 나쁘지 않은 성격이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자랐던 당시 네덜란드는 매우 자유로웠고 모든 인종·종교를 존중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오히려 더 나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위기나 인종 갈등 같은 것을 더 실감하죠. 물론 저를 나쁘게 보지 말았으면 해요. 전 낙관론자이고 여전히 암스테르담을 좋아합니다. 지금도 좋긴 하지만,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는 거죠.
성장기는 가끔 힘들기도 했어요. 그래도 고등학교 시절에 창작 능력을 펼치는 것을 배웠어요.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고, 그것이 제 자신을 발전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됐죠. 무엇이든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특히 음악, 불어, 영어를 잘 했어요. 15~16살부터 음악에 점점 빠져 들기 시작했고요.
춤추기, 술 마시기, 코미디를 보고 크게 웃기, 집 청소 같은 걸 좋아하죠. 암스테르담에 보트를 가지고 있어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나서 호수에서 수영을 하기도 해요. 그렇지만 삶의 기쁨은 여전히 새로운 곡과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것이에요. 친구들과 공연하고,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전세계를 여행하는 것. 그런 것들이죠!
다른 사람들처럼 비행기에서 코미디를 즐겨보는 편입니다. 아니면 자려고 노력하고요. 비행 중에 술은 마시지 않는데, 그 한정된 공간 안에서 술을 마신다는 게 별로 당기지 않아서에요. 저는 힌두 베간 음식을 즐겨먹는데 그걸 정말 좋아해요. 저와 매니저는 주로 옆자리에 좌석을 정하고 비행기 안에서 몇 시간이고 계획과 스케줄을 짜요. 평소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제대로 하지 못했던 뮤직 비디오 제작이나 콘서트에 대한 계획을 짜고 조정을 하죠.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찾지 못했어요. 물론 김치를 좋아하지만요. 기회가 된다면 이것저것 알고 싶어요. 전 고기와 닭을 안 먹고 신선한 야채를 좋아해요. 예전에 우리가 한국 바비큐를 먹은 적이 있었는데 제가 먹은 것은 김치뿐이었어요. 한국 음식에 대한 도움이 필요해요!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서울에 어서 가고 싶어요. 저와 우리 밴드 모두 다 한국에서 너무 좋은 시간들을 보냈어요. 그리고 이것은 무엇보다도 한국의 팬들 때문이지요. 이번 새 앨범 < Pompadour>를 많이 좋아해 주었으면 해요. 우리 모두 이번 앨범에 대해 자랑스러워하고 있고, 어메이징한 <서울재즈페스티벌 2014>에서 이 새 앨범의 곡들을 연주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곧 만나요!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프라이빗 커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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