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통통 튀는 이색 프로모션

한 작품을 여러 번 보는 충성고객들과 이제 막 공연계에 입문하는 고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공연계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 중 프로모션 마케팅에 대한 공연 고객들의 관심이 뜨겁다. 프로모션이란 상품의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할인이나 보상 또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통해 예매 독려는 물론 공연 홍보의 효과도 높일 수 있다.

다양한 전략으로 관객의 지갑을 노리는 공연계의 이색 프로모션은 관객들에게는 신선한 재미는 물론 제작사에 대한 정보와 작품의 새로운 선택기준을 선사하기도 한다. 어떤 작품이 할인을 많이 해주는가가 아닌 어떤 작품인지가 공연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지금도 열심히 뛰고 있는 공연 제작, 기획사들의 통통 튀는 이색 프로모션들을 만나보자.

할인을 위한 할인 이벤트는 NO~ 관객과 함께 놀다! 연극 <히스토리보이즈>

배우 김준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제시하면 연극 <히스토리보이즈>를 50% 할인해주는 김준원 이벤트는 연극 <히스토리보이즈>에서 진행한 이벤트이지만 <히스토리보이즈>의 세일즈를 위한 할인이벤트는 아니었다.

<히스토리보이즈>를 공연하고 있던 당시 연극 <날 보러와요>의 공연이 시작되었고, 그 공연에는 노네임씨어터의 단원들과 가까운 지인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연극 <날 보러와요>는 준비과정 중에 공연장과 공연 일정이 변경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으나 끝까지 열심히 준비한 그 공연을 많은 사람들이 봐주길 바라는 마음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만들어낸 아이디어다.


평소 팬들에게 둘러싸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김준원 배우는 연극 <히스토리보이즈> 할인이벤트로 스타가 됐다. 그리고 <히스토리보이즈> 공연이 막을 내린 뒤엔 다시 인간 김준원이 됐다. 노네임씨어터 한해영 대표는 "당시 김준원 배우는 인간쿠폰 등의 별칭을 얻으며, 많은 여성 팬들이 따르는 젊은 남자배우 부럽지 않은 시절을 보냈다."고 전했다.

김준원 배우도 “처음에 이벤트를 한다고 들었을 때 장난처럼 들었다. 그런데 어느날 카카오톡으로 이벤트를 올린 걸 보내줬는데,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창피하고 민망했다. 그런데 점점 재미있어지더라. 지금 연습중인 <도둑맞은 책>에 '세 번까지는 괜찮아, 그 이상이면 관객들이 짜증을 내지'라는 대사가 있다. 대표님 앞에서는 감히 이렇게 말하지는 못하지만, 세 번까지는 안 했으면 좋겠다. (웃음) 연극은 어떻게 보면 놀이 개념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벤트를 통해서 관객 분들도 즐거워해주시니까 나도 즐겁다. 어떠한 상업적 목표도 없이 진행했기 때문에 이벤트를 놀이처럼 즐겼다. 언젠가는 후배들한테 이 이벤트를 물려주고 싶지만, 내 이름이 사그라질 때쯤 다시 한번 하고 싶다.”며 작은 바람을 전했다.

노네임씨어터는 연극 <히스토리보이즈>의 '김준원 이벤트'에 이어, 연극 <수탉들의 싸움>에서는 '김태형 이벤트'도 진행했다. 지난 7월 28일 연출 김태형의 결혼을 축하하는 의미의 이벤트였다. 김태형 연출에게 결혼을 축하하고 응원하면 김태형 연출이 연극 <수탉들의 싸움>의 50% 할인 도장을 찍어주는 형식이다. 연극<수탉들의 싸움>은 100석 소극장 공연이었고 처음부터 예매율이 매우 높아 사실상 할인이벤트는 불필요했지만, 노네임씨어터의 단원인 김태형 연출의 결혼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진행됐다.


소극장 공연을 위한 장기 기획 이벤트, 연극 <바람난 삼대>

연극 <바람난 삼대>는 초기 제작단계에서부터 장기공연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공연이다. 그래서 긴 호흡을 가지고 공연이 끝나는 순간까지 길게는 두 달에 한 번, 짧게는 한 달에 한 번씩은 붐업 이슈를 고려한 다양한 이벤트가 필요했다. 그래서 소극장 연극 공연의 한정된 예산과 물리적으로 부족한 시간 등 공연 홍보에 필요한 예산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이를 아우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롭고 기발한 프로모션들이 기획됐다.


이다엔터테인먼트의 '만우절 물구나무 이벤트'는 ‘예매하는 그 순간부터 코미디가 시작된다’를 모토로 이벤트를 진행해, 만우절 전날부터 다음날까지 이틀간 온라인상의 공식 이미지를 하루 종일 물구나무로 서 있게 만들었다. 또한 6.4지방선거를 맞이하여 <바람난 삼대>의 미래를 책임질 '코미디 대표자 선거 투표'를 진행하여 트위터를 통해 후보자의 공약 이미지 리트윗 후 관객들에게 투표를 받았다. 당선 배우의 이름을 딴 할인율 오픈을 통해 당선자 발표를 하여, 의도치 않았지만 트위터를 통해 실제 선거를 방불케 하는 배우들의 다양한 설전까지 노출되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다엔터테인먼트 홍보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이 모든 이벤트들이 존재할 수 있었던 건 <바람난 삼대>가 가지고 있는 '체력극'이라는 새로운 장르적 특이성과 작품이 가진 건강함이 있었기에 아무리 독특한 이벤트여도 관객들에게 무리 없이 않게 전달 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어떤 이벤트이든 배우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수반된다면 호응이 좋으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공연의 성격을 잘 파악한 후, 시기 적절하게 공연의 성격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알맞은 내용으로 진행되는 이벤트들이 관객들의 호응도가 가장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초연의 기억을 재연 공연에 대한 기대감으로, 뮤지컬 <레베카> 팝업카드

뮤지컬 <레베카>는 초연 당시 맨덜리 저택 등 아름다운 무대로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이에 무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관객들을 상대로 초연 때의 기억을 상기시키면서 2014년 <레베카>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맨덜리 저택 팝업카드'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였다. 2013년 공연 티켓인증,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 등 추억 속의 <레베카>를 공유한 관객들 중 100명을 추첨했는데, 이벤트가 종료된 후에도 팝업카드를 받으려는 문의 전화가 EMK 사무실과 인터파크 콜센터로 쇄도할 만큼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보고 또 보는 회전문 관객들을 위한 <비오엠코리아 패스포트>

'비오엠 코리아 패스포트' 이벤트는 비오엠코리아에서 제작하는 모든 공연 예매자들에게 유료 예매 1건당 1개의 스탬프를 적립해주며, 스탬프 개수에 따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작품을 사랑하여 여러 번 반복 관람을 하는 관객들에게 더욱 특별한 대접을 하고자 시행하게 됐다. 스탬프 5~10개는 프로그램북이나 텀블러 등 주요 기념품을, 15개는 VIP초대권을, 20개는 전 배우 사인 프로그램북과 사인 양장본 등 경품을 제공한다. 한 개의 작품에 국한되지 않고, 동일 제작사라면 다른 작품도 적립할 수 있다는 점과 여권 스타일을 도입한 적립카드는 관객들에게 새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노네임씨어터, 이다엔터테인먼트, EMK, 비오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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