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의 진수 보여줄 ‘라스트 세션’ 신구, 오영수, 이상윤, 전박찬의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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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배우'라 불리는 신구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화제를 모은 오영수가 참여하는 연극 '라스트 세션'이 내달 무대를 앞두고 있다. 

이 작품에 참여하는 신구, 오영수는 지난 8일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 대해 "관객이 즐겁게 연극을 관람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좋은 연극을 만나게 되어 뜻 깊게 생각한다" 고 각별한 기대를 밝히며, 완벽한 공연을 예고했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미국의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Mark St. Germain)이 아맨드 M. 니콜라이(Armand M. Nicholi, Jr.)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THE QUESTION OF GOD)'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으로,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을 배경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가 직접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을 무대로 구현했다. 지난해 국내 초연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내년 1월 앵콜 무대로 돌아오는 이 작품에서 신구와 오영수가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으로 분하며, 이상윤과 전박찬이 C.S. 루이스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또한 초연에 이어 연출가 오경택이 연출을 맡았다. 
 
연극은 인생의 지침서
오영수 배우 참여해서 작품이 더욱 풍성해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신구 배우는 오영수 배우의 합류에 대해서 "국립극단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오영수 배우가 참여해서 극이 더욱 풍성해질 것 같다. 오영수 선생은 화려하게 주목받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확실하게 제 몫을 해내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셨다. 자기 몫을 충실히 하면 언제가는 이런 기회가 오는구나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신구는 프로이드 역에 대해 "정신분석학의 창시자고 문학평론가이다. 나와는 전혀 다르다. 배우는 무슨 역이든지 최대한 그 캐릭터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는데, 어떻게 가깝게 갈 수 있는지가 고민이다. 아무리 가끼이 가도 그 양반과는 똑같이 될 수는 없다. 간극을 좁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려운 연극을 관객들이 즐겁게 편하게 대할 수 있게 노력 중이다. 프로이드처럼 나도 교회나 절에 가본 적이 없다. 그런 점은 같다"고 설명했다. 

하고 싶은 걸 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고 밝힌 신구는 "요즘은 내 나이 계산을 안 한다. 몇 살인지 개의치 않는다. 연극에 집착을 하는 게 연극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인 것 같다. 연극은 인생의 지침서라고 생각한다. 역사가 있는 한 무대는 사라지지 않을 거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연극과 함께할 거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연극 무대가 삶의 목적이고 의미
자제력이 흩어지진 않을까 염려하던 차에 연극 '라스트 세션' 만나


드라마로 화제의 중심에 섰지만 다른 제안을 물리치고 연극 무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오영수 배우는 "지금까지 오십 년 넘게 조용한 모습으로 연기자 생활을 해왔다. '오징어 게임'이란 작품으로 갑자기 부상이 돼서 내 이름이 여기저기 불리게 되니 정신적으로 현란했다. 자제력이 흩어지진 않을까 염려하던 차에 연극 의뢰가 들어왔다. 자제력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는 그는 "프로이드의 대사가 일상적인 용어가 아니고 관념적이고 논리적이어서 헤쳐 나가기가 상당히 어렵다. 신구 선배님이 이 역을 하셨다고 하길래 저도 용기를 가지고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오영수 배우는 "배우로서 연극 무대가 삶의 목적이고 의미라고 생각하면서 연극 활동을 하고 있다. 나이를 덜 먹었을 때는 연극이 관객이 뭔가를 알려주는 존재로 생각하면서 연극을 해왔다. 관객들이 주는 눈빛에 환희도 느꼈다. 지금은 나이를 먹다 보니까 '과연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치 있는 삶이 뭘까' 생각하게 된다. 무대라는 가상 현실을 통해서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그 답을 찾아가고 싶다. 연극하면서 생각은 늘 이렇게 해오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또한 그는 "인생이 녹아져 있는 노배우들의 무르익은 연기를 관객들에게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재연 무대에 대한 궁금증 커
오영수 선생님, 전박찬 배우와의 새로운 호흡 기대


초연에 어이 신구와 함께 재연 무대에 오르는 이상윤은 "다시 재연에 참여한 이유는 딱 하나였다. 신구 선생님이 하신다고 해서다"라고 말했다.

이번 무대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고 말한 이상윤은 그 이유에 대해서 "작년에 한 사람도 저고 내년에 할 사람도 저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담보다는 궁금함이 크다. 작년에는 첫 도전한 연극 무대에 대한 호기심이 컸는데, 이번에는 이미 했던 작품을 다시 시간과 노력을 쏟아 연습하고 다시 무대에 오른다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 오영수 선생님, 전박찬 배우랑 새롭게 호흡을 맞춰보는 것도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이상윤은 루이스에 대해 "대표적인 유신론자이고, 우리에게는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문학이나 논릭학에서 뛰어난 분이었다. 그런 걸 활용해서 신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설득하셨던 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극은 동시대에 질문을 던지는 일
신구, 오영수 선생님을 모시고 연기할 수 있는 날이 또 올까


오영수와 함께 새로운 멤버로 합류하게 된 루이스 역의 전박찬은 "재공연이라 마음의 갈등이 컸다. 왜냐하면 이미 관객들은 멋진 루이스를 만났기 때문이다. '내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고민이 됐다. 그런데 오영수 선생님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구, 오영수 선생님을 모시고 내가 연기할 수 있는 날이 또 올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즐거움 속에 연습하고 있다고 전한 전박찬은 "연극은 동시대에 질문을 던지는 일인 것 같다. 그동안 동시대의 소수자와 약자를 소개하는 작품을 해왔는데 이 작품에도 나치, 스페인 독감, 유대인, 인종차별 등 당시 여러 문제들이 다 들어가 있다. 이 작품 또한 제가 계속 해오던 이야기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그는 "루이스처럼 저도 어머니의 기도로 커온 어린 양인데 이 작품을 하게 되면 어머니가 굉장히 기뻐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관객들이 작품을 재미있고 의미있게 봐주셔서
다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됐다


끝으로 오경택 연출은 "지난해 초연의 연출을 맡게 됐을 때 대사를 보고 다루고 있는 언어들이 전문적이고 생소한 용어들이 많았다. 또 번역극이라서 본래의 뜻이 잘 전달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됐다. 배우들과 공부하고 분석하고 의견 나누면서 최대한 관객들에게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자고 뜻을 모았고 초연 당시 관객들이 저희가 우려했던 것보다 이 작품을 재미있고 의미있게 봐주셔서 다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됐다"고 재연 공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덧붙여 오 연출은 "이 작품은 세계적인 석학들의 지적인 논쟁이 뇌를 재미있게 만들고, 자극하는 엄청난 힘이 있다. 또한 지적 논쟁이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적논리가 대화의 과정 속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들, 인간적인 면모가 보여지는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연출은 "이 작품은 제 2차세계대전이 본격적으로 발발하는 날이 배경이다. 작품의 배경처럼 인간들이 일으킨 전쟁은 두말할 것도 없고 코로나도 많은 학자들이 이야기하길 인간이 만들어 낸 인재일 수 있다. 자연의 영역을 침범하고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훼손해서 다함께 고통받는 이런 재앙들을 초래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 작품은 단지 신의 유무를 논쟁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신의 유무를 떠나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이 년 여 넘게 코로나라는 불가항력적인 제약 속에서 살고 있다. 코로나를 통해 우리는 정말 연결되어 있구나를 느꼈다. 나만 생각하는것이 아니라 나와 연계된 세상을 생각하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내년 1월 7일 대학로 TOM(티오엠) 1관에서 개막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파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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