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연말 뮤지컬 전쟁, 당신 선택은?


2012년 연말 뮤지컬 시장은 전례 없이 치열할 전망이다. 세계 4대 뮤지컬로 일컬어지는 <레미제라블>과 <오페라의 유령> 내한공연이 한 달 간격으로 개막 하고, <엘리자벳>의 뒤를 잇는 또 다른 유럽 뮤지컬 대작 <황태자 루돌프>가 11월 첫 선을 보인다. 창작 초연으로 기대를 모으는 <완득이>에 2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대작 <아이다>까지, 연말 뮤지컬 한 편을 보고자 하는 관객이라면 선뜻 결정 내리지 못할 유례없이 화려한 라인업이다.


치열한 삼파전

플레이디비는 지난 9월 25일부터 열흘간 ‘2012년 연말, 가장 보고 싶은 뮤지컬’이란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레미제라블> <황태자 루돌프> <오페라의 유령> <아이다> <영웅> 등 10~12월 사이 개막하는 대극장 뮤지컬 8작품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 850여 명이 응답했다. (중복선택가능)
 

그 결과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황태자 루돌프> 가 2012년 마지막을 장식할 최고 흥행작 자리를 두고 삼파전을 벌였다. <레미제라블>이 전체 투표 중 325명(20.9%)의 선택 받으며 <오페라의 유령>(315명), <황태자 루돌프>(309명)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2012년 연말 가장 보고 싶은 공연’으로 꼽혔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역시 뮤지컬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 작품은 212명(13.7%)를 지지를 4위를 기록했고, <아이다>(175명), <영웅>(99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 작품 한 작품이 독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2012년 최고 흥행작이 무엇이 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작품 별 매력을 파악하고 후회없는 선택을 하는 건 관객의 몫이다.


무엇을 볼까

올 해 연말 대극장 뮤지컬은 1985년(<레미제라블>), 1986년(<오페라의 유령>) 개막한 전통의 스테디셀러부터 올해 초연을 앞둔 기대작(<완득이>)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는 특징.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같이 여심을 겨냥한 작품이나 <아이다> <영웅>과 남다른 무게감을 지닌 작품 등 주제별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도 있다. 

 
카메론 메킨토시가 프로듀서로 제작한, 소위 4대 뮤지컬이라 일컬어지는 두 개의 작품이 연이어 개막한다. <레미제라블>은 27년 만에 한국어 공연에 돌입하는 뮤지컬. 정성화, 문종원, 조정은 등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낙점된 배우들이 1년간 원 캐스팅으로 공연할 예정이어서 가장 주목 받는 작품 중 하나다. ‘장발장’으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의 매력을 한 가지로 꼽기는 어렵다. 세월을 뛰어넘는 명 넘버와 빅토르 위고의 성찰이 빚어낸 깊은 메시지는 국경을 뛰어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원동력이 됐다. 25주년 버전으로 공연되는 이번 첫 장기공연에서 작품성과 흥행에 있어 <레미제라블>의  명성을 이어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은 2005년 내한공연으로 한국 관객에게 인기가 많은 브래드리틀이 다시 팬텀 역으로 출연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미 내한공연과 한국어 공연을 마쳐 대중들에게 더욱 친숙한 점은 이 작품이 갖는 강점. 이번 내한공연은 <오페라의 유령>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케이프타운을 시작으로 요하네스버그, 마닐라를 거쳐 12월 서울에서 개막하는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2005년 뮤지컬의 ‘팬덤 문화’를 만들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이 작품의 7년만의 내한공연이기에 흥행에서의 폭발력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엘리자벳>을 흥미롭게 봤다면 자살로 생을 마감한 루돌프 황태자 역시 인상 깊었을 것.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는 연인과 동반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한 합스부르크의 황태자 루돌프의 삶과 사랑을 그린다. 그렇다고 <엘리자벳>의 스핀오프는 아니다. <지킬앤하이드> <몬테크리스토> <천국의 눈물> 등으로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한 프랭크 와일드 혼과 <엘리자벳>을 제작한 오스트리아 VBW(비엔나 극장협회)가 함께 제작한 첫 번째 뮤지컬로 유럽의 웅장함과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랑의 열병을 앓다간 남자를 그린 또 다른 뮤지컬이 있다. 대문호 괴테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얻지 못함에 절망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청년의 모습이 시적인 무대와 만나 여성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이번 무대에선 원작곡가인 정민선 작곡가가 12년 만에 새로운 곡을 추가하고 전곡을 풀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편곡, 14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해 더욱 기대해 볼만하다.

 
팝의 거장 엘튼 존과 팀라이스가 뮤지컬 <라이온킹> 이후 환상의 호흡을 맞춘 작품 <아이다> 역시 연말 주목 받는 작품. 장대한 스케일과 잘 어울리는 엘튼 존의 아름다운 넘버가 당연히 매력적이라면, 화려한 조명과 무대는 이 작품의 백미라 할만하다. 고대 나일강 유역 이집트의 실루엣을 간직하면서도 현대적인 이집트를 표현한 무대는 러닝타임 내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집트 사령관 라다메스를 사이에 둔 이집트 여왕과 누비아 공주 아이다의 안타까운러브스토리 역시 흥미롭다. 이번 무대에선 차지연, 쏘냐가 새롭게 아이다로 캐스팅돼 <아이다>를 아끼는 관객이라면 새로움으로 다가갈 것으로보인다.

화려한 무대 메커니즘을 자랑하는 또 다른 작품으로 <영웅>을 빼 놓을 수 없다. <영웅>은 안중근 의사 서거 100년을 기념해 탄생, <명성황후>를 잇는 대표 대극장 창작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고뇌하고 실행하는 영웅의 모습을 그리는 이 작품은 특히 정교한 무대 메커니즘으로 주목 받는다. 그 중 안중근 의사가 거사가 이루어지는 하얼빈 역에서 CG로 들어온 기차가 실물기차로 변하는 장면은 뮤지컬 명장면으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수용, 임현수가 안중근 역으로 캐스팅 돼 주목 받고 있다.

 
청춘들의 고군분투 성장담을 담은 뮤지컬도 주목해 보자. 라이선스 뮤지컬 <락오브에이지>와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창작 뮤지컬 <완득이>는 진지해서 무거운 분위기보단, 가볍고 밝은 뮤지컬을 선호한다면 안성맞춤인 작품.
<락오브에이지>는 1980년대 전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한 본조비, 미스터빅, 익스트림, 트위스티드 시스터 등 당시 최고 가수들의 주옥 같은 명곡들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1980년대 클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최근 불고 있는 8090 열풍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전설의 락 클럽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청춘들의 열정과 사랑을 경쾌하게 그리는 이번 공연에선 김다현, 박한근, 김원준 등 배우들이 록커로 분해 흥미를 더한다.

동명의 소설과 영화로 친숙한 뮤지컬 <완득이> 역시 청춘들의 진통과 성장을 보여준다. <완득이>는 자칭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놈’으로 꿈도 희망도 없이 잘하는 것이라곤 싸움 밖에 없는 사춘기 소년 완득이가 세상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깨달아가는 성장과정을 그리는 뮤지컬. 지난달 제작발표회에서 선보인 쇼케이스로 기대감을 상승시킨 바 있다.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무대로 책과 영화와는 차별화할 것이라는 제작사의 자신감이 더해져 이 작품이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로 자리잡을 지 주목받고 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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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2

  • lovesally** 2012.10.12

    이번에 너무 좋은 작품들이 많이해서 행복하지만 한편으론 지출이 커서 허리띠를 졸라야 하네요ㅠㅠ

  • whitegih** 2012.10.11

    기대되는 작품들이 정말 많아서 행복한고민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