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습격사건> 최재웅

 

“심심한데 주유소나 털까?”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다 문득 내뱉은 말이 발단이 되어, 소위 꼴통 4인방이 진짜로 주유소를 점거하며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을 무대로 옮긴 동명의 창작 뮤지컬이 초연을 앞두고 있다.

뮤지컬 <후> 이후 1년만에 무대에 오르는 최재웅은 이 작품에서 전직 야구선수답게 늘 야구공을 가지고 다니는 꼴통 4인방의 리더로 등장한다. 2003년 <지하철 1호선> 데뷔 이후 <판타스틱스> <어쌔신> <그리스> <쓰릴 미> <샤인> <후> 등으로 쌓아 올린 연기 내공으로 그는 이제 뮤지컬 관객에게 탄탄한 신뢰를 주는 배우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에는 <불꽃처럼 나비처럼>으로 영화에도 출연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 묵묵히, 뚝심있게 무대를 장악해가는 배우 최재웅을 만난다.

인터뷰 사진을 찍으면서 쑥스러워 하더라.
쑥스럽다. 다른 매체에서도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굉장히 많이 찍어서야 겨우 몇 장 건질 수 있었다. 낙천적인 성격인데, 낯을 가리는 편이다. 친한 사람한테는 까불지만(웃음).

뮤지컬 <후> 이후 1년간 무대에서 만날 수 없었다.
그 동안 너무 달린 것 같아서 좀 쉬었다.

그간 영화를 찍지 않았나.
<불꽃처럼 나비처럼>이란 영화를 찍었다. 아주 쪼금 나온다(웃음).

이번 작품은 김달중 연출과 다시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되고 있다.
<판다스틱스> <쓰릴 미> <샤인>을 함께 했고 <주유소 습격사건>은 네 번째 작품이다.

김달중 연출과 최재웅은 계원예고 연극과 선생님과 학생으로 인연을 맺었다. “친하지만 배울 게 너무 많아서 여전히 무서워 하며 존경한다”라며 여전히 제자로서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한다. 최재웅이 뮤지컬 배우로 관객들에게 강렬하게 다가간 작품 역시 김달중 연출의 <쓰릴 미>였다.


<쓰릴 미>로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간 계기가 됐다.
재미있었다. 새로운 것이었으니까. 지금이야 그 작품이 유명해졌지만…난 주로 그런 걸 많이 했다. 남들이 보기에 될까? 하는 작품들. <어쌔씬>이란 작품도 손드하임 작품을 처음으로 소개한 것이었고 <후>도 그랬다. 사실 우리 나라 뮤지컬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면 다른 장르를 찾기 어렵지 않나. 로맨틱 코미디가 나쁜 건 아니지만 다양성에 있어 많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실험적인 작품들이 유독 최재웅씨에게 몰린 것인가.
사실 변명일지 모른다. 기본적으로는 다른 작품들도 시작 전에는 다 우려하니까. 하지만 이왕이면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 예를 들어 <쓰릴 미> 시즌 2였으면 안 했을지 모른다.

배우의 자존심인가.
배우의 자존심? 그런 건 전혀 없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면 새로운 걸 도전하겠단 것이다. 그런데 선택할 거리가 없다면 하겠지.

한국예술종합대학에서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했다. 왜 뮤지컬이었나.
그냥 뮤지컬이 좋았다. 우리 학교에만 유독 뮤지컬 관련 수업이 하나도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워낙 뮤지컬을 많이 보고 좋아했었는데 대학에선 그러지 못하니까 더 그리워졌다.

뮤지컬의 어떤 점에 매료됐었나.
매료, 그런 건 아니다. 솔직히 남들처럼 난 죽어도 뮤지컬을 할거야, 이건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 뮤지컬, 영화를 많이 봤는데, 세 개 중 뮤지컬이 가장 재미있어서 관심을 조금 더 가졌다. 예고에 다닐 때 뮤지컬을 많이 봤고 그 당시 봤던 건 다 기억이 날 정도다.

데뷔 이후 꾸준하게 작품을 해왔다. 배우로서 어떤 그림을 그리며 작품에 임하나.
난 먼 미래의 꿈을 펼치고 상상하는 타입은 아니다. 마흔 넘어서의 최재웅은 별로 생각해 본 적 없다. 멀리 계획하는 스타일도 아닌 눈 앞에 닥치는 걸 집중하는 편이다. 오늘 공연, 내일 공연을 잘 하는 것이 목표인 것이다. 하지만 일단은 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보다 노래나 연기를 엄청나게 잘 한 게 아니었으니까. 하고 싶어도 못하는 배우들이 많다.

30대에 들어서 다른 목표가 생겼다면.
20대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배우로서 무대에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은 생긴다.

이번 <주유소 습격사건>을 보고 관객들이 가져갔으면 하는 건?
다양한 해프닝에서 관객들이 가져갈 만큼 가져가시면 된다. 내 역할에서는..글쎄. 어떤 분들은 연기, 어떤 분들은 노래, 어떤 분들은 캐릭터에서 뭔가를 가져가실 수 있겠지만, 바라는 건 없다. 그저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낯선 이에게 서슴없이 다가가는 넉살도 없고, 배우로서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 하지도 못하지만 늘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길 주저 하지 않는 그다. 뮤지컬에 매료됐다기 보단, 다른 장르보다 더 재미있어서 시작했다고,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말하는 그의 진가는 사실 강렬한 눈빛을 뿜어내는 무대 위에서 확인할 수 밖에 없을지 모른다.

연습 시간이 임박해 인터뷰는 마무리 해야 했다. 말을 잘 못한 것 같다며 미안해 했지만, 담담하고 꾸밈없는 말 속에 예리하고 뚜렷한 배우의 뚝심이 은연 중 나타난다. 서둘러 무대로 돌아가는 모습에서 오랫동안 무대를 지킬 배우의 모습이 보인 건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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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2

  • A** 2009.03.16

    재웅님의 공연은 처음 보는 거였어요~~ 주습사보고 팬이 되어버렸네요ㅋㅋ 앞으로 더 좋은 연기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주유소습격사걱 대박나기 바래요^^ 화이팅!!!!!

  • A** 2009.03.13

    재웅님~ 언제나 변치 않는 열정과 카리스마로 무대위에서 자신을 뽐내주세요^^ 점점 발전 하는 배우가 되길 바랍니다.. 주유소 습격사건도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