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예찬> 단단한 창작극의 열매, 대학로 무대로

오랜 기간 쓰고 다듬어진 창작극 4편이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희곡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2007년 4월부터 탄탄한 창작 과정을 밟아온 연극 <부드러운 매장>, <원전유서>, <초원빌라 B001호>,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이 오는 7월 4일부터 8월 10일까지 ‘창작예찬’이라는 부제 아래 차례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창작희곡활성화 지원사업은 총 2년간 책임 지도 강사를 통해 작가의 창작희곡을 수정, 보완하며 세미나, 낭독공연, 워크숍 발표에 이어 무대공연까지 지원하는 공연 활성화 사업으로 연극 뿐 아니라 무용, 음악, 전통 예술 등 각 분야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지난 19일 열린 ‘창작예찬’ 기자간담회에서 예술위원회 심재찬 위원은 “예술가를 키워내고 발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본 사업의 가치를 역설하였다. 또한 <원전유서>의 연출을 맡은 이윤택은 “이제는 아버지 세대의 무거움을 털어내고 새 작가들이 자유로움을 이야기 할 때”라고 말하며 새로운 극작가 시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네 편의 공연 중 첫 번째 작품인 <부드러운 매장>은 <조통면옥>, <보보와 자자> 등을 쓴 오태영의 작품. 박광정과 함께 공동 연출을 맡은 민복기는 “은유와 풍자 등이 얽혀 표현이 어려울 수도 있으나 그것이 오태영의 매력”이라고 말하며 “이번 작품에서도 작가의 매력이 충분히 발산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두 번째 작품인 <원전유서>는 연희단거리패 단원이자 시인이며 <양날의 검>으로 2006년 대산대학문학상 희곡상을 수상하기도 한 실력파 신예작가 김지훈의 작품. 이윤택이 “연희단거리패를 회생시켜주었다”고 말할 정도로 그 작품성에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두 번의 인터미션이 있는 4시간 30분의 공연 시간과 연극인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것 또한 화제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일한 여성 작가인 최은옥의 <초원빌라 B001호>는 고단한 삶 속 여성의 모습을 치밀하고 섬세하게 풀고 있는 작품으로 영아살해, 성추행 등 표면으로 드러난 사건을 통해 근본적인 사회 구조적 문제를 그리고 있다. 또한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연출을 맡은 박상현이 “말빨 세고, 재치 있는 골 때리는 작가”로 표현한 최치언의 작품으로 1980년 광주의 뒷 얘기를 비극적이나 지독한 코미디로 푼 작품이다.

극작가 지원제도가 없는 현실에서 본 공연은 연극인들의 창작여건을 마련해주는 좋은 출발인 동시에 관객들에게도 탄탄한 연극 무대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침체된 연극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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