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물로 걸어오듯> 명 연출가들, 산울림에 모이다

한국 연극사의 굵은 뿌리로 자리하고 있는 산울림에서 2008년 하반기를 채우기 시작한 연극연출가 대행진이 돋보인다.

올 상반기 ‘해외 문제작 시리즈’로 <블라인드 터치>, <애쉬즈 투 애쉬즈>, <트릿> 등을 선보였던 산울림이 하반기에는 ‘연극연출가 대행진’의 이름 아래 국내 대표 연출가들의 작품을 선사할 예정이다.

시리즈의 첫 주인공은 연출가 임영웅. 지난 6월 17일부터 고선웅 작의 <달이 물로 걸어오듯>이 공연 중이다.

스무 살이 넘는 나이차를 뛰어 넘어 ‘마음이 통한다’는 것을 굳게 믿는 트럭 운전수 수남(박상종 분)과 경자(정세라 분)는 결혼을 하고 행복을 꿈꾸지만, 경자가 어릴 때부터 증오해오던 그녀의 새엄마와 의붓언니를 살해함으로써 소소한 행복을 향한 믿음에 균열이 생긴다.

마음이 하나라면 몸도 하나, 마음이 하나라 굳게 믿고 있는 수남은 아내의 죄를 스스로 떠 안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이 경자의 계획일 것이라는 증거들이 밝혀지며 사건과 수남은 혼란에 빠진다.

그 어떤 구정물이라 해도 달빛이 비치면 맑고 투명한 존재가 되는 것 처럼, 하늘에 있는 달이 땅에 있는 물을 만나듯 그 둘의 마음이 결국엔 하나가 되어 반짝이게 될 것인지.

<인류 최초의 키스>, <웃어라 무덤아>, <발자국 안에서> 등 탄탄한 구성과 교도소, 살인 등 의 거친 소재를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고연옥의 맛이 이 작품에도 가득하다.

임영웅 연출은 작년 <고도를 기다리며> 뿐만 아니라 <사랑과 우연의 장난>, <산불> 등에 이어 현재 뮤지컬 <갬블러>의 연출을 맡고 있는 등 노장연출가로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극장 산울림에서는 <달이 물로 걸어오듯>에 이어 심재찬 연출의 <방문자>를 8월 12일부터 공연할 예정이며, 이후 김광보, 박근형, 이성열 등의 연출작이 선보일 예정이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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