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키·요요마·펄만…올가을 명장의 현(弦) 운다

9~11월 매달 12일 차례로 삶의 희로애락…3색 무대 첼로의 음유시인 '마이스키' 오바마도 비결물은 '요요마' 장애 넘은 음악 천재 '펄만'
첼로의 음유시인 미샤 마이스키(왼쪽부터), 클래식과 크로스오버를 오가는 첼리스트 요요 마, 현존하는 바이올린의 거장 이차크 펄만(사진=크레디아ⓒHideki Shiozawa·ⓒTodd Rosenberg·ⓒLisa Marie Mazzucco).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평균 나이 68세. 클래식계 음악 거장들이 잇따라 한국 무대를 찾는다. 풍부한 연륜과 경험,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로 정상에 오른 현(弦)의 명장들이다.

9월 12일 ‘첼로의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미샤 마이스키(69)를 필두로, 10월 12일 첼리스트 요요 마(62)에 이어 11월 12일 바이올린의 거장 이차크 펄만(72)이 차례로 내한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클래식 기획사 크레디아 측은 “50년 넘게 한길을 걸어온 최고 반열에 오른 대가들”이라며 “국내에서도 명성과 인기가 높은 이 세 연주자가 한 달 간격으로 내한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 변함없이 최고의 위치에서 사랑 받아온 비결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차크 펄만은 근래 들어 점차 독주회 횟수를 줄여가고 있기 때문에 이번 한국 무대는 놓치기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샤 마이스키의 이름 앞에는 ‘노래하는 첼로’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활의 움직임이 숨을 쉬는 듯 살아있을 뿐 아니라 자유로우면서도 윤기 도는 음색 때문이다. 한국 대중에게는 ‘첼리스트 장한나의 스승’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운 금강산’ ‘청산에 살리라’ 등 한국가곡을 녹음하기도 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첼리스트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옛 소련의 라트비아에서 태어난 그는 20세기의 첼로 거장인 로스트로포비치와 피아티고르스키를 모두 사사했다. 1988년 3월 첫 내한한 이후 꾸준히 연주회를 가져왔다. 낭만적인 해석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비평을 간혹 받기도 하지만, 충분히 사랑에 빠지지 않은 곡은 연주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소신을 갖고 50년 연주 인생을 걸어왔다.

이번 내한에서는 음유시인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곡들을 선보인다. 슈만의 환상소곡집, 브람스 첼로 소나타 2번, 브리튼의 첼로 소나타를 자신의 딸인 피아니스트 릴리 마이스키와 함께 연주한다.

요요마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연주자 중 한 명이다. 18번의 그래미상 수상, 100종이 넘는 음반, 연간 100회가 넘는 무대에 오른다. 스스로도 모험을 즐긴다고 자부하는 그는 클래식뿐 아니라 다양한 음악과의 크로스오버를 선보여왔다. 재즈와 탱고, 삼바, 심지어는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의 민속음악을 연주하기도 했다. 독주회는 물론이거니와 트리오를 비롯한 다양한 앙상블로 경계를 뛰어넘는 음악을 들려준다. 이런 활동들은 그의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요요마는 지금까지 8명의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초대받아 백악관에서 연주했다. 당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요요마에게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비결을 알려달라’고 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번 내한 연주회에서 그가 준비한 곡들은 모두 러시안 음악이다. 스트라빈스키의 이탈리안 모음곡, 프로코피예프와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등 20세기 러시아 대표 작곡가들의 음악을 들려준다. 첼로와 피아노의 농밀한 대화가 돋보이는 곡들이다. 피아니스트는 1978년부터 요요마와 함께 연주하고 있는 캐서린 스톳이 맡는다. 영국 ‘가디언’으로부터 ‘첼로와 피아노의 결혼’이라는 평가를 받은 듀오다.

이자크 펄만은 현존하는 명실상부한 바이올린 거장이다. 4세 때 앓은 소아마비로 왼쪽 다리가 마비된 그는 목발에 의자하거나 휠체어에 앉아 연주한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고통의 영감보다는 타고난 휴머니즘과 유머로 넘친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향해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모든 것을 연주할 수 있는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찬사를 보냈다. LA타임스는 “타고난 휴머니스트이며, 그의 재치는 사람들이 클래식에 대해 느끼는 어려움을 덜어준다”고 평했다.

신체적 장애로 체력 소모가 많은 펄만은 연간 90회 이상 연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연주회를 더욱 줄이고 강연과 음악교육, 장애인을 위한 사회공헌에 치중하고 있는 만큼 음악 애호가라면 이번 내한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게 좋다. 통산 여섯 번째 내한인 이번 무대에서 그는 슈베르트의 ‘론도 브릴리언트’,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드뷔시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한다. 피아노는 로한 드 실바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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