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시기·질투·살인"…비극 강조한 모던 발레 '카르멘'

10년 만에 한국 다시 찾은 스페인국립무용단 9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카르멘' 선보여 비제의 오페라 음악에 현대적 음악 가미해 한국인 솔리스트 박예지 '소년' 역으로 출연
8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스페인국립무용단 ‘카르멘’ 하이라이트 시연회. 카르멘 역의 카요코 에버하트(왼쪽)와 돈 호세 역의 단 베르보르트가 주요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사진=LG아트센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욕망과 사랑, 자유의 상징과도 같은 집시 여인 카르멘, 그런 카르멘과의 사랑으로 파멸에 이른 남자 돈 호세.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로 잘 알려진 ‘카르멘’이 현대적인 해석을 가미한 모던 발레로 무대에 오른다. 10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스페인국립무용단이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카르멘’이다.

안무가 요한 잉예르의 작품으로 2015년 초연했다. 2010년부터 나초 두아토 전 예술감독의 뒤를 이어 스페인국립무용단을 이끌고 있는 호세 카를로스 마르티네즈 예술감독이 현대적인 레퍼토리를 위해 잉예르에게 안무를 의뢰해 완성됐다. 잉예르는 ‘카르멘’으로 이듬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우수 안무가상을 받았다.

카르멘보다 돈 호세의 심리와 감정 변화에 보다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8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한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피노 알로사 공동 예술감독은 “돈 호세의 역할이 부각된 것이 오페라와의 차별점”이라며 “돈 호세의 내면의 괴로움을 통해 원작의 비극적 요소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는 수석무용수 카요코 에버하트, 솔리스트 엘리사벳 비오스카가 카르멘 역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솔리스트 단 베르보르트, 이삭 몬요르가 카르멘을 사랑한 남자 돈 호세 역을 맡아 이들과 호흡을 맞춘다.

8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스페인국립무용단 ‘카르멘’ 하이라이트 시연회. 소년 역의 박예지(왼쪽)와 돈 호세 역의 단 베르보르트가 주요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사진=LG아트센터).


시연회에 참석한 에버하트는 “이번 작품의 카르멘은 좀 더 개방적이고 틀에 잡히지 않은 성격의 소유자”라면서 “남자들이 하는 개방적인 사고를 여자는 왜 할 수 없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해 강인하고 무심해 보이면서도 자유로운 모습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돈 호세의 심리에 방점을 둔 만큼 작품은 카르멘을 향한 돈 호세의 폭력적인 행동을 비중 있게 다룬다. 베르보르트는 “친절하고 평범했던 돈 호세는 카르멘을 향한 열정적인 사랑 속에서 시기·질투·살인 등 인간이 극에 달했을 때 보여주는 악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고 말했다.

모던 발레답게 무대도 세련되게 꾸몄다. 정삼각형의 프리즘 9개가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다채로운 공간을 만든다. 비제의 오페라 음악은 물론 작곡가 마크 알바레즈가 새로 작곡한 현대적인 음악이 더해져 색다른 느낌을 전한다. 알로사 예술감독은 “2막에 가미된 현대 음악은 돈 호세의 내면의 공포와 내적 갈등을 더욱 극대화해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작에 없는 ‘소년’이라는 역할이 새로 등장하는 것도 눈에 띈다. 잉예르는 카르멘과 돈 호세의 이야기를 소년의 순수한 눈으로 목격하게 함으로써 인물들 사이의 치명적 사랑과 안타까운 운명의 비극성을 강화했다. 스페인국립무용단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한국인 무용수 박예지가 소년 역을 맡는다.

박예지는 “카르멘과 돈 호세를 따라다니면서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스페인국립무용단 입단 이후 무용단과 함께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행복하다”면서 “스페인에서만 춤을 추다 한국에서 춤을 출 기회가 생겨 영광이다”라고 오랜만에 한국에서 공연하는 소감을 말했다.

스페인국립무용단이 8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카르멘’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주요 장면을 연기하고 있다(사진=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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