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람 "늑대와 놀아주는 빨간망토…주체적 여성 담았죠"
작성일2018.02.22
조회수2,244
국립창극단 '소녀가' 연출 이자람·배우 이소연
프랑스동화 '빨간망토' 각색·창극화 해
페미니즘 넘어 '다양한 소녀' 만났으면
이소연 70분간 홀로 작품 이끄는 도전
연출과 매일 캐릭터 고민하며 큰 기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이자람(39)과 이소연(33)이 1인 창극으로 뭉쳤다. 국립창극단이 동시대 젊은 예술가와 함께 새로운 스타일의 창극을 선보이는 ‘신창극시리즈’ 첫 작품 ‘소녀가’(2월 28일~3월 4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다.
이자람은 소리꾼이자 배우이며 인디 밴드 ‘아마도이자람밴드’ 리더 겸 보컬이고 이소연은 국립창극단의 주역이다. 두 사람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적벽가 보유자인 송순섭에게서 함께 ‘적벽가’를 이수 받은 사이다. 지난해 공연한 국립창극단 ‘흥보씨’에서는 음악감독과 배우로 호흡을 맞췄고, 뮤지컬 ‘서편제’에서는 주인공 송화 역으로 더블캐스팅을 맡았다.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소녀가’를 통해 서로 더 알아가고 있어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웃었다.
◇동화 ‘빨간망토’ 새롭게 해석
이자람은 이번 작품에서 극본·연출·작창·작곡·음악감독 등 1인 5역에 나선다. 창극 연출은 처음이다. 1년 전 국립창극단으로부터 ‘신창극시리즈’로 작품 제안을 받았다. 고민 끝에 이자람은 동화를 각색하기로 결정했다. 100여 권이 넘는 동화를 리서치하면서 찾아낸 것은 바로 프랑스 동화 ‘빨간망토’. 의상 디자이너 프란체스코 루치아니의 추천이었었다.
‘빨간망토’는 아픈 할머니를 찾아갔다 늑대를 만나 위기에 처하게 되는 소녀의 이야기다. 이자람은 “프란체스코로부터 전혀 다른 해석으로 ‘빨간망토’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위험에서 도망치는 아이의 이야기가 아닌 소녀가 늑대에게 속아주는 척하며 신나게 놀다 집으로 돌아온 이야기였다. 이자람은 “소녀를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멋있었다”고 말했다.
이소연과의 공동 작업은 ‘흥보씨’ 때부터 염두에 두고 있다 ‘서편제’를 함께 하며 출연 제안을 했다. 이자람은 “‘흥보씨’를 하면서 소연이를 비롯한 몇 명의 배우들에게서 나와 같은 언어로 작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서편제’ 때는 분장실에서 계속 마주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같이 하자고 말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소연에게도 ‘빨간망토’는 1인 창극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다. 약 70분의 공연을 홀로 작품을 이끌어가야 한다. 이소연은 “처음에는 배우는 3명이 출연한다고 했는데 나중에 혼자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혼자요? 나 혼자요?’라고 거듭 물었다”며 웃었다. 낯선 도전의 기대도 크다. 이소연은 “이자람 연출과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매일 함께 나눌 수 있어 그동안의 작업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페미니즘 넘어 다양한 해석 즐겨주길”
무대는 이소연과 세 명의 연주자가 고경천(신디사이저), 이준형(고수·타악), 김정민(베이스기타)이 함께 만들어간다. 인디 음악계에서는 소문난 고경천과 록 밴드 아침의 멤버 김정민이 눈길을 끈다. 이자람은 “나와 말이 통할 것 같은 사람들로 연주자를 꼽았다”면서 “판소리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 창극에 얽매이지 않고 신선한 사운드의 음악을 들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녀가’는 동화가 원작이지만 성적인 함의가 곳곳에 녹아 있다. 성에 대해 쉬쉬하지 말고 오히려 건강하게 성을 이야기하자는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소녀와 여성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최근 페미니즘과 ‘미투’ 운동 등 여성에 대한 담론이 활발한 사회 분위기와 시의적절하다.
이자람은 ‘소녀가’를 보다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지닌 공연으로 즐겨주기를 바랐다. 이자람은 “작품을 통해 관객 개개인이 각기 다른 무언가를 경험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예술”이라면서 “‘소녀가’도 페미니즘의 시선만으로 보지 않고 관객 모두가 각자 다른 시선으로 작품을 즐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소연은 지난해 뮤지컬 ‘아리랑’ ‘서편제’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했다. 지난 1월 열린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서편제’로 신인상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본문은 소리꾼이라고 강조했다. 이소연은 “‘아리랑’과 ‘서편제’ 모두 소리꾼이기에 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면서 “내가 잘 알지 못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것이 다시 기회로 다가온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바쁘게 달려온 이자람은 올해 조금 여유롭게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자람은 “올해는 작품 일정이 꽉 차 있지 않아서 8월 말 정도부터 한 달 반 동안 해외에 나가 있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마도이자람밴드 활동도 계속하고 있어서 음악 작업에 매진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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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이자람(39)과 이소연(33)이 1인 창극으로 뭉쳤다. 국립창극단이 동시대 젊은 예술가와 함께 새로운 스타일의 창극을 선보이는 ‘신창극시리즈’ 첫 작품 ‘소녀가’(2월 28일~3월 4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다.
이자람은 소리꾼이자 배우이며 인디 밴드 ‘아마도이자람밴드’ 리더 겸 보컬이고 이소연은 국립창극단의 주역이다. 두 사람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적벽가 보유자인 송순섭에게서 함께 ‘적벽가’를 이수 받은 사이다. 지난해 공연한 국립창극단 ‘흥보씨’에서는 음악감독과 배우로 호흡을 맞췄고, 뮤지컬 ‘서편제’에서는 주인공 송화 역으로 더블캐스팅을 맡았다.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소녀가’를 통해 서로 더 알아가고 있어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웃었다.
◇동화 ‘빨간망토’ 새롭게 해석
이자람은 이번 작품에서 극본·연출·작창·작곡·음악감독 등 1인 5역에 나선다. 창극 연출은 처음이다. 1년 전 국립창극단으로부터 ‘신창극시리즈’로 작품 제안을 받았다. 고민 끝에 이자람은 동화를 각색하기로 결정했다. 100여 권이 넘는 동화를 리서치하면서 찾아낸 것은 바로 프랑스 동화 ‘빨간망토’. 의상 디자이너 프란체스코 루치아니의 추천이었었다.
‘빨간망토’는 아픈 할머니를 찾아갔다 늑대를 만나 위기에 처하게 되는 소녀의 이야기다. 이자람은 “프란체스코로부터 전혀 다른 해석으로 ‘빨간망토’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위험에서 도망치는 아이의 이야기가 아닌 소녀가 늑대에게 속아주는 척하며 신나게 놀다 집으로 돌아온 이야기였다. 이자람은 “소녀를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멋있었다”고 말했다.
이소연과의 공동 작업은 ‘흥보씨’ 때부터 염두에 두고 있다 ‘서편제’를 함께 하며 출연 제안을 했다. 이자람은 “‘흥보씨’를 하면서 소연이를 비롯한 몇 명의 배우들에게서 나와 같은 언어로 작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서편제’ 때는 분장실에서 계속 마주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같이 하자고 말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소연에게도 ‘빨간망토’는 1인 창극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다. 약 70분의 공연을 홀로 작품을 이끌어가야 한다. 이소연은 “처음에는 배우는 3명이 출연한다고 했는데 나중에 혼자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혼자요? 나 혼자요?’라고 거듭 물었다”며 웃었다. 낯선 도전의 기대도 크다. 이소연은 “이자람 연출과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매일 함께 나눌 수 있어 그동안의 작업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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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넘어 다양한 해석 즐겨주길”
무대는 이소연과 세 명의 연주자가 고경천(신디사이저), 이준형(고수·타악), 김정민(베이스기타)이 함께 만들어간다. 인디 음악계에서는 소문난 고경천과 록 밴드 아침의 멤버 김정민이 눈길을 끈다. 이자람은 “나와 말이 통할 것 같은 사람들로 연주자를 꼽았다”면서 “판소리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 창극에 얽매이지 않고 신선한 사운드의 음악을 들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녀가’는 동화가 원작이지만 성적인 함의가 곳곳에 녹아 있다. 성에 대해 쉬쉬하지 말고 오히려 건강하게 성을 이야기하자는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소녀와 여성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최근 페미니즘과 ‘미투’ 운동 등 여성에 대한 담론이 활발한 사회 분위기와 시의적절하다.
이자람은 ‘소녀가’를 보다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지닌 공연으로 즐겨주기를 바랐다. 이자람은 “작품을 통해 관객 개개인이 각기 다른 무언가를 경험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예술”이라면서 “‘소녀가’도 페미니즘의 시선만으로 보지 않고 관객 모두가 각자 다른 시선으로 작품을 즐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소연은 지난해 뮤지컬 ‘아리랑’ ‘서편제’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했다. 지난 1월 열린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서편제’로 신인상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본문은 소리꾼이라고 강조했다. 이소연은 “‘아리랑’과 ‘서편제’ 모두 소리꾼이기에 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면서 “내가 잘 알지 못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것이 다시 기회로 다가온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바쁘게 달려온 이자람은 올해 조금 여유롭게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자람은 “올해는 작품 일정이 꽉 차 있지 않아서 8월 말 정도부터 한 달 반 동안 해외에 나가 있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마도이자람밴드 활동도 계속하고 있어서 음악 작업에 매진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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