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와 ‘그’, 그리고 이 남자! ‘쓰릴 미’의 연출가 이종석을 만나다
작성일200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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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공연될 때 마다 새로운 화제와 기록을 만드는 뮤지컬 ‘쓰릴 미’에는 모두 세 명의 남자가 있다. 바로 ‘나’와 ‘그’, 그리고 2009년 ‘쓰릴 미’를 책임지고 있는 연출가 이종석이다. 이미 2008년에 ‘파이브코스러브’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2009년의 ‘쓰릴 미’는 진보된 ‘쓰릴 미’라는 평을 받는 연출가 이종석을 만나 ‘쓰릴 미’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 ‘나’는 왜 그 살인에 가담해야만 했는가?
‘쓰릴 미’는 두 캐릭터의 심리 전개가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그런 만큼 연출가가 어떤 의도로 연출을 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맛이 달라진다. 이종석 연출가는 “살인이나 스릴에 관한 것 보다 두 캐릭터 간의 심리와 왜 ‘나’는 의도가 없었음에도 그 살인에 가담해야만 했는 지에 중점을 두고 연출했다”고 밝혔다.
- 감정을 실은 실제 청년들의 언어, 동선으로도 감정 파악 되도록
또한 “가사들은 1회 2회 공연 당시의 가사를 섞고 일부분은 새로이 해석했다. 특히 이번 2009년 공연에서는 청년들이 실제 사용할 법한 언어들로 가사를 만들었다. 은유나 우회적인 표현보다 직접 적인 대화를 만들었다. ‘나’가 ‘그’를 추궁할 때에도 계집, 년 등 감정에 따라 여성을 달리 표현한다. 즉 실제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사용할 단어들을 사용하면서도 인물의 감정 변화가 반영되도록 했다”며 가사의 변화에 대해서 언급했다.
동선과 행동도 가사만큼 작지만 큰 변화를 주었다. 이동석 연출가는 “이들의 어린 청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이 움직이며, 장난치는 동작도 많다. 또한 동선으로도 ‘나’와 ‘그’의 관계를 알 수 있도록 방의 높이도 다르게 했다. ‘그’의 방이 ‘나’의 방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 두 사람의 상황에 따라 서 있는 위치도 다르다. 극의 초반에는 그가 나의 오른쪽에 있지만 후반부에는 나가 그의 오른쪽에 주로 서 있다. 이 역시 두 사람의 상황이 역전되어 있음을 알리고자 한 부분이다”며 동선과 행동의 달라진 점을 알렸다.
- ‘스티븐 돌기노프’의 ‘쓰릴 미’와 이종석의 ‘쓰릴 미’
‘쓰릴 미’는 지난 3월 중요한 손님을 맞이했다. 바로 ‘쓰릴 미’의 원작자인 ‘스티븐 돌기노프’가 내한한 것이다. 이종석 연출가는 과연 원작자를 직접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 까? 이에 대하여 그는 “다른 나라에서는 두 배우의 감정을 어떻게 연출했는지 물었다. 기존의 ‘쓰릴 미’와는 달리 ‘나’가 그에게 일방적으로 매달리는 것이 아닌 두 사람의 상황이 역전되는 연출과 5분정도 길어진 공연 시간에 대해서도 자문을 구했다. ‘스티븐 돌기노프’는 그런 해석도 있을 수 있다며, 두 배우의 감정을 충분히 보여 줄 수 있다면 약간의 시간차이는 상관 없다고 대답했다”며 원작자와의 대화를 전했다. 실제 ‘스티븐 돌기노프’는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두 인물의 관계다. 유괴와 살인은 인간관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뒤틀리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며, 작품에 대하여 이종석 연출과 같은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두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중점으로 두고 연출을 하기에 이종석 연출가가 꼽는 명장면도 11번 곡 ‘내안경’이다. ‘내안경’은 가사는 물론이며 멜로디에서도 심리의 변화와 상황이 역전되는 그 순간을 잘 보여주는 곡이다.
- ‘더 스테이지’에서만 볼 수 있는 ‘쓰릴 미’는 이것
이번 2009년 ‘쓰릴 미’는 신촌에 위치한 ‘더 스테이지’의 개관작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더 스테이지’는 천장이 높아 좁은 폭에 비해 트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높은 공간을 이용 공연장 상층부를 쇠창살로 장식해 감옥의 느낌을 냈다. 이종석 연출가는 “이것은 실제 감옥 속의 장면을 연출할 때도 효과적이지만, ‘나’와 ‘그’의 관계를 상징한다. 감옥 속의 ‘나’는 후반에 자유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그’는 ‘나’에게 늘 구속되어 있다. 즉 그들은 서로에게 갖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종석 연출가는 관객에게 “이 공연은 계속 진화하는 공연이다. 스텝과 연출, 배우에 의해 끊임없이 변신할 것이다. 이런 변화를 흥미롭게 지켜봐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미국에서 실제 발생한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한 ‘쓰릴 미’는 2007년 국내 초연 이후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뮤지컬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초연 당시 유괴, 살인, 동성애라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충격적 소재로 큰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은 ‘탄탄하고 치밀한 심리 묘사’ ‘참신한 발상의 전환’이라는 평단의 호평과 함께 약 8개월의 공연 기간 동안 평균 객석 점유율 92%라는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또한 뮤지컬 ‘쓰릴 미’는 두 명의 남자배우가 출연하는 2인극으로써 등장인물의 세밀한 심리묘사는 물론 피아노 선율과 어울리는 안정적인 보이스가 함께 요구되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 멤버인 강필석을 비롯 김우형, 정상윤, 김산호, 김하늘 등 인기 남자 배우들의 출연으로 관객들 사이에서 또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5월 24일까지 신촌 더 스테이지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조아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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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왜 그 살인에 가담해야만 했는가?
‘쓰릴 미’는 두 캐릭터의 심리 전개가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그런 만큼 연출가가 어떤 의도로 연출을 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맛이 달라진다. 이종석 연출가는 “살인이나 스릴에 관한 것 보다 두 캐릭터 간의 심리와 왜 ‘나’는 의도가 없었음에도 그 살인에 가담해야만 했는 지에 중점을 두고 연출했다”고 밝혔다.
- 감정을 실은 실제 청년들의 언어, 동선으로도 감정 파악 되도록
또한 “가사들은 1회 2회 공연 당시의 가사를 섞고 일부분은 새로이 해석했다. 특히 이번 2009년 공연에서는 청년들이 실제 사용할 법한 언어들로 가사를 만들었다. 은유나 우회적인 표현보다 직접 적인 대화를 만들었다. ‘나’가 ‘그’를 추궁할 때에도 계집, 년 등 감정에 따라 여성을 달리 표현한다. 즉 실제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사용할 단어들을 사용하면서도 인물의 감정 변화가 반영되도록 했다”며 가사의 변화에 대해서 언급했다.
동선과 행동도 가사만큼 작지만 큰 변화를 주었다. 이동석 연출가는 “이들의 어린 청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이 움직이며, 장난치는 동작도 많다. 또한 동선으로도 ‘나’와 ‘그’의 관계를 알 수 있도록 방의 높이도 다르게 했다. ‘그’의 방이 ‘나’의 방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 두 사람의 상황에 따라 서 있는 위치도 다르다. 극의 초반에는 그가 나의 오른쪽에 있지만 후반부에는 나가 그의 오른쪽에 주로 서 있다. 이 역시 두 사람의 상황이 역전되어 있음을 알리고자 한 부분이다”며 동선과 행동의 달라진 점을 알렸다.
- ‘스티븐 돌기노프’의 ‘쓰릴 미’와 이종석의 ‘쓰릴 미’
‘쓰릴 미’는 지난 3월 중요한 손님을 맞이했다. 바로 ‘쓰릴 미’의 원작자인 ‘스티븐 돌기노프’가 내한한 것이다. 이종석 연출가는 과연 원작자를 직접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 까? 이에 대하여 그는 “다른 나라에서는 두 배우의 감정을 어떻게 연출했는지 물었다. 기존의 ‘쓰릴 미’와는 달리 ‘나’가 그에게 일방적으로 매달리는 것이 아닌 두 사람의 상황이 역전되는 연출과 5분정도 길어진 공연 시간에 대해서도 자문을 구했다. ‘스티븐 돌기노프’는 그런 해석도 있을 수 있다며, 두 배우의 감정을 충분히 보여 줄 수 있다면 약간의 시간차이는 상관 없다고 대답했다”며 원작자와의 대화를 전했다. 실제 ‘스티븐 돌기노프’는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두 인물의 관계다. 유괴와 살인은 인간관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뒤틀리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며, 작품에 대하여 이종석 연출과 같은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두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중점으로 두고 연출을 하기에 이종석 연출가가 꼽는 명장면도 11번 곡 ‘내안경’이다. ‘내안경’은 가사는 물론이며 멜로디에서도 심리의 변화와 상황이 역전되는 그 순간을 잘 보여주는 곡이다.
- ‘더 스테이지’에서만 볼 수 있는 ‘쓰릴 미’는 이것
이번 2009년 ‘쓰릴 미’는 신촌에 위치한 ‘더 스테이지’의 개관작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더 스테이지’는 천장이 높아 좁은 폭에 비해 트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높은 공간을 이용 공연장 상층부를 쇠창살로 장식해 감옥의 느낌을 냈다. 이종석 연출가는 “이것은 실제 감옥 속의 장면을 연출할 때도 효과적이지만, ‘나’와 ‘그’의 관계를 상징한다. 감옥 속의 ‘나’는 후반에 자유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그’는 ‘나’에게 늘 구속되어 있다. 즉 그들은 서로에게 갖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종석 연출가는 관객에게 “이 공연은 계속 진화하는 공연이다. 스텝과 연출, 배우에 의해 끊임없이 변신할 것이다. 이런 변화를 흥미롭게 지켜봐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미국에서 실제 발생한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한 ‘쓰릴 미’는 2007년 국내 초연 이후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뮤지컬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초연 당시 유괴, 살인, 동성애라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충격적 소재로 큰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은 ‘탄탄하고 치밀한 심리 묘사’ ‘참신한 발상의 전환’이라는 평단의 호평과 함께 약 8개월의 공연 기간 동안 평균 객석 점유율 92%라는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또한 뮤지컬 ‘쓰릴 미’는 두 명의 남자배우가 출연하는 2인극으로써 등장인물의 세밀한 심리묘사는 물론 피아노 선율과 어울리는 안정적인 보이스가 함께 요구되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 멤버인 강필석을 비롯 김우형, 정상윤, 김산호, 김하늘 등 인기 남자 배우들의 출연으로 관객들 사이에서 또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5월 24일까지 신촌 더 스테이지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조아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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