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상실의 시대에 던지는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 연극 ‘똥개, 여행을 떠나다’

다리를 쩍벌리고 앉아 있는 이 아저씨, 이른바 쩍벌남이다. 요즘 세상에서 쩍벌남은 민폐의 낙인이다. 신문까지 전면으로 펼쳐들고 있는 것을 보니, 민폐의 조건은 다 갖췄다. 이 남자의 얼굴이 궁금하다. 하지만 펼쳐진 신문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신문에 어떤 이야기가 이 남자를 그토록 집중하게 하는 것일까. 민폐가 되고 있는 것도 모르고, 옆에 쭈구리고 있는 남자도 보지 못한다. 자세히 보니 옆에 남자는 사람이 아닌 ‘똥개’다. ‘똥개’도 남자의 얼굴이 궁금했는지, 아니면 신문 속 이야기가 궁금했는지 심각하게 그를 올려 보고 있다.

 

신문은 갖가지 세상사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와 닮은 주변인물부터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유명인까지, 생각만 해도 골 아픈 정치부터 늘 재미있는 연예정보까지 우리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남자가 읽고 있는 신문도 그럴게다. 전면광고의 뒷면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실려있는 특종 사진, 일반 신문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신문의 이름이 별나다. ‘똥개 신문’. 똥개신문에는 ‘똥개’가 바라보는 사람 이야기가 존재한다. 연극 ‘똥개, 여행을 떠나다’가 궁금해진다.

 

연극 ‘똥개, 여행을 떠나다’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어린 똥개가 집을 탈출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집을 탈출한 똥개는 세상으로부터 소외당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다문화가정을 방문하고, 장애부부를 만난다. 또한 학력 중시의 우리 교육계에서 자살하는 한 학생을 겪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정년퇴임을 하게 된 늙은 수위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이 작품은 극단 ‘사람들’의 2010 정기공연이자, ‘소외 받은 사람들 이야기 제3탄’으로 제작됐다. 극단 ‘사람들’의 관계자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효과적으로 작품 속에 녹여내려 노력했다. 치열한 시대 읽기와 튼실한 연기력을 선보이는 여러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은 공연예술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라고 전했다. 연극 ‘똥개, 여행을 떠나다’는 오는 11월 28일까지 대학로 상상아트홀 BLUE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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