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발레의 요람, ‘마린스키 발레단’ 고양 공연

클래식 발레의 정수, 세계 발레의 역사가 시작되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이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아 내한, 고양아람누리에서 공연을 펼친다.

2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마린스키 발레단은 현재 볼쇼이와 함께 러시아 발레를 대표하고 있는 단체이나, 60년대 이후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볼쇼이에 비해 우아함과 고전미에 있어 한 수 위라는 평을 받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발레의 역사를 썼던 미하일 포킨을 비롯, 디아길레프, 안나 파블로바, 루돌프 누레예프 등이 모두 마린스키 출신이다.

◀ 유리 파테예프 감독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공연을 앞두고 마린스키 발레단의 유리 파테예프 감독은 “클래식 발레사를 이끈 곳이 바로 마린스키”라고 말하며 “전통적인 클래식 발레의 진수를 보여주고 싶어 ‘지젤’과 ‘백조의 호수’를, 마린스키가 발레의 박물관에 머물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 갈라 프로그램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4일에 열리는 갈라 공연에서는 마린스키 발레단의 유일한 외국인 단원이자 한국인 발레리나 유지연이 죽음을 앞둔 백조의 처연한 날개짓이 일품인 ‘빈사의 백조’에 나선다.

“4분 여의 길지 않은 작품이나 테크닉이나 표현상에 있어 굉장히 어려운 작품”이라고 설명하는 그녀는 특히 이번 무대가 마린스키 발레단과 함께 하는 마지막 무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러시아 활동을 시작한 지 만 20년이 되는 해로, 이제는 집에 돌아가야 할 때 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린스키에서 마지막 무대일 뿐 발레리나로서 은퇴는 아닙니다.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그간의 제 경험들이 국내 발레를 위해 도움이 된다면 어디라고 가고 싶어요.”


울리아나 로파트키나와 유지연

그간 한국 방문의 기회는 있었지만 마린스키 발레단과 함께는 처음이라며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던 울리아나 로파트키나는 지난 수 년간 ‘마린스키의 여왕’으로 백조 역을 도맡고 있다. 특히 출산 후에도 변함 없는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모든 발레리나가 출산 후 복귀가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경험이 많다면, 그리고 견디며 참아낼 수 있는 인내심이 있다면 아이를 여러 명 낳아도 무대 위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공연에서는 9, 10일에는 로맨틱 발레의 정수인 <지젤>을, 12, 13일에는 클래식 발레의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백조의 호수>를 공연하며, 마지막 날이 14일에는 ‘빈사의 백조’를 비롯, ‘발레 속의 진주’라고 불리며 시적 발레로 꼽히는 발린신 안무의 ‘스코틀랜드 심포니’ 등의 발레 갈라가 이어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고양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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