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네바다51의 뜨거운 뮤지컬 도전기

빠끔히 연습실 문을 열자, 밴드 뮤지컬 공연을 각인시키기라도 하듯 쿵쿵 심장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공연 시작 전 무대는 전쟁터와 같다. 밴드 뮤지컬인 만큼 여느 공연보다 음향이 중요하다. 네바다51(NEVADA#51)은 음향을 직접 손보며 장비를 점검한다. 고개를 들어 불쑥 인사를 건네는 네바다51에겐 긍정적인 에너지가 물씬 풍긴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홍대 인디씬에서 밴드를 해와서일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강했다.

 

10년간 홍대 인디씬을 주름잡으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밴드 네바다51이 최근 새로운 도전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동안 단편영화, 시트콤 등 다른 분야에서도 활동을 해왔지만 뮤지컬은 처음이다. 노래와 동시에 해내야 하는 뮤지컬인 만큼 그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았을 듯하다. 하지만 네바다51은 늘 즐거운 마음으로 뮤지컬 ‘6시 퇴근’을 공연하고 있었다.

 

- 뮤지컬, 네바다51에게 스며들다

 

 

네바다51의 베이스이자 안성준 역을 맡은 둥은 “뮤지컬을 하긴 전에 ‘막연하게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흥미롭고 즐거워요. 오랫동안 음악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창작에 대한 고갈을 느끼던 상태였는데, 뮤지컬을 계기로 새로운 바람이 불어 음악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6시 퇴근’을 시작으로 또 다른 제의가 들어온다면 작품을 하고 싶어요”라며 뮤지컬에 대한 흥미로움과 열정을 내비쳤다.

 

다른 멤버 역시 뮤지컬에 대한 애정과 열의가 대단했다. 보컬이자 이종기 역을 맡은 오주는 뮤지컬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음악 공연도 하고 있지만 연기를 할 때와는 관객의 반응이 달라요. 뮤지컬을 할 때 관객은 슬플 때는 함께 슬퍼하고 기쁠 때는 함께 기뻐해요. 뮤지컬은 배우들이 만들어 가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함께 이루어 나간다는 느낌이에요. 관객과 교감하며 이루어 나가는 예술 같아요. 또 뮤지컬은 사람에 대한 집중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내는 것 같아요. 숨소리, 감정 등 미세한 것 하나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게 뮤지컬의 매력이에요.”

 

고은호 역을 맡은 네바다51의 드러머 껌은 소극장 무대에 서는 것 자체를 행복해했다. “관객과 교감하는 게 가장 커요. 그 에너지 굉장히 좋아요. 소극장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자 매력이에요. 예전에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이 실현돼서 기쁩니다. 노래, 춤, 연기 모두를 할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워요. 제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어서 더없이 좋아요.” 껌은 연기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이 넘쳤으며 이후 발성을 배워서 뮤지컬에 도전하고 싶다고 한다.

 

- 네바다51, 소소한 일상과 같은 파티를 벌이다

 

 

그들은 이번 뮤지컬 ‘6시 퇴근’의 넘버를 직접 작사 작곡할 정도로 이번 작품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둥은 이번 뮤지컬 넘버를 작업하며 자신들의 음악과 넘버의 차이를 몸소 체험했다. “평소 하던 음악과 넘버는 확실히 달랐어요. 우리 음악은 네바다51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뤄요. 반면 넘버는 정해진 메시지를 전달해야 해요. 제 개인의 느낌은 배제하고 극의 느낌과 메시지 전달에 취중해서 넘버를 만들었어요. 뮤지컬 넘버는 네바다 밴드의 음악적 색깔과 뮤지컬 넘버 특색을 적절히 절충해서 작업했어요.” 그렇게 네바다51스러운 뮤지컬 ‘6시 퇴근’ 넘버가 탄생했다.

 

석 달 정도 작품을 해오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연기에 냉혹한 평을 내렸다. 껌은 “뮤지컬을 하면서 스스로 저희 연기에 물이 올랐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물이 올랐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수예요”라며 냉정한 기준을 들이댔다. 네바다는 공연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도 그 열정이 대단했다. 매번 공연이 끝나고 난 후 넷이서 모여 한 시간가량 그날 공연에 대해 회의를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날그날 좋았던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상의해 좀 더 좋은 공연을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석 달 가까이 예술극장 나무와 물에서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 ‘6시 퇴근’은 2011년 1월 2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첫 공연이라 작품에 대한 애정과 아쉬움을 남을 테지만 어느덧 공연은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네바다 역시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극 중 깐깐한 차도남 윤지석을 연기한 기타 주붐은 월드투어를 할 수 있는 밴드를 목표로 앞으로 열심히 밴드활동을 하겠다고 한다. “네바다51은 전 세계적인 밴드가 되고 싶어요. 대만 투어 공연을 하면서 느낀 거지만 음악은 언어와 문화를 초월할 수 있을 만큼 그 힘이 대단해요. 네바다51은 글로벌 브랜드 네임을 가진 최초의 밴드가 되고자 합니다. 또한 공연장에서는 사람들과 호흡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우선 네바다51이 신나는 음악 더불어 관객도 신나는 음악을 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네바다51은 자신들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의 방향성이 분명했다. 급하지 않게 한 발짝씩 꿈을 향해 걸어나가는 그들의 발걸음이 멋지다. 내년에는 그동안 보류해뒀던 네바다51의 앨범도 발매할 예정이란다. 더욱 농익은 모습으로 만나게 될 그들의 음악이 벌써 기다려진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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