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프리뷰] 엉뚱 청년 이기동, 영웅 이기동과 맞짱 뜨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

2010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벤쿠버 동계 올림픽, 남아공 월드컵,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가 많았다. 그들의 환호와 환희가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승자와 패자, 노력과 경쟁, 웃음과 눈물 사이에 놓인 스포츠를 보는 마음이 벅차다. 스포츠 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건 그 속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 스포츠 정신을 이어 연극 ‘이기동 체육관’이 관객들 앞에 펼쳐진다. 종목은 권투!

 

답답한 세상 가진 건 맨주먹뿐 이기에 누군가의 영웅이 될 수 있었던 한 사내가 있었다. 그 이름은 바로 이기동. 그는 ‘미친 탱크’라는 별명으로 1980년대를 주름잡던 왕년의 권투선수다. 허나 지금은 삼양동 허름한 체육관의 관장으로 전락해버렸다. 겉포장만 관장이지 운영도 권한도 그에게는 없다. 그는 자신이 키우던 선수 마인하에게 체육관을 모두 맡기고 패배자처럼 살아간다. 그는 왜 그렇게 변했을까. 격렬한 권투 경기의 후유증인 펀치 드렁큰 증세로 선수 생활을 접었고, 기대를 걸었던 아들마저 링에서 목숨을 잃었다. 견디다 못한 아내마저 그를 떠나 버렸으니, 그에게 지금 남은 건 아픈 몸과 죄책감 혹은 미련뿐이라 해도 할 말이 없다.

 

그에게 세상과 맞짱 뜨겠다는 청년 이기동이 찾아온다. 이기동은 어렸을 적 똑같은 이름의 이기동 선수를 보고 반해버려 그를 영웅으로 모시고 살았다는 청년이다. 이제까지 자신을 때린 사람들을 모두 때려주고 싶다는 열망으로 체육관을 찾아온 그는 순수하고 엉뚱하다. 대학교 만년 시간강사로 몸치에다 어리숙해 보이기 짝이 없다. 그런데 이게 웬일! 권투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박식함은 체육관 관원들을 매번 놀라게 만든다. 그리고 그에게는 진정 바라는 꿈과 열망이 있다. 그건 바로 관장 이기동이 다시 일어서는 것. 오늘도 청년 이기동은 관장 이기동을 향해 뜬금없는 파이팅을 외친다.

 

어느 날 야심한 시각, 놓고 간 가방을 찾기 위해 청년 이기동은 체육관을 찾는다. 그는 한 밤 중 아무도 없어야 할 그 곳에서 한 여인이 고되게 연습하는 현장을 목격한다. 그녀는 관장 이기동의 딸 연희로 아버지의 반대 때문에 숨어서 매일 밤 권투 연습을 한다. 아무 것도 모르는 우리의 청년 이기동은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그녀의 시합 사실은 아버지에게 들키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시합에 나가지 못할 위기를 맞는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은 세상과 맞서기 위해 링 위에 인생을 던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들은 오직 앞으로 나가기 위해 실제 권투 경기만큼이나 치열하게 주먹을 휘두른다. 무대에서는 각각의 캐릭터가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그려질 예정이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공연인 만큼 유쾌한 감동드라마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약했던 김수로가 펼쳐낼 청년 이기동에 관심이 쏠린다. 이외에도 김서원, 김정호, 차명욱, 솔비 등이 두 달 넘게 트레이닝 받은 그들의 권투 솜씨를 선보인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은 오는 12월 31일부터 2011년 2월 26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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