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극의 전설 백성희, 장민호 <3월의 눈>으로 뭉쳤다

60년 넘게 무대를 지켜온 두 배우를 향한 경의의 연극이 곧 막을 올린다. 국립극단의 새 작품 <3월의 눈>은 한국 연극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백성희(86), 장민호(87)를 위한 무대로, 그들의 이름을 단 ‘백성희장민호극장’의 개관작이기도 하다.

22일 서계동 국립극단 스튜디오 하나에서 열린 연극 <3월의 눈>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백성희, 장민호는 “감격스럽고도 떨린다”며 입을 모았다.

“우리나라 연극 역사에서 개인 이름으로 된 극장이 처음 탄생하는 거라 ‘꿈이 아닌가’하고 놀랐다. 그런 극장에서 공연한다니 60년 넘게 연극을 해왔지만 굉장히 긴장하고 있다”(백성희)

“내 이름으로 된 극장에서 내 이름을 단 공연이라는 게 너무나 감격스럽다. 마음의 끈을 바짝 조이고 이 영광을 돌려주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믿어주시길 바란다.”(장민호)

백성희는 1942년 가극 <심청>의 뺑덕어멈 역으로 데뷔, 현대극장, 극단 낙랑극회, 신협, 여인극장 등에서 왕성한 공연을 해 왔다. 황해도 출신인 장민호는 대학 진학을 위해 월남 후 1946년 <모세> 공연으로 데뷔했으며, 라디오 성우를 거쳐 신협, 국립극단에서 활동했다. 두 사람 모두 국립극단 단장을 두 차례씩 역임하기도 했다.


한옥을 지키며 파란만장한 현대사를 함께 겪는 ‘장오’와 ‘이순’으로 두 배우가 부부 호흡을 맞추는 이번 작품은 배삼식 작가가 일주일 만에 초고를 완성했다.
“대본이 살아있는 말이 될 것이라는 믿음 속에 글 쓰는 행운이 쉽게 찾아오지 않지만, 이 작품 쓸 때는 두 분이 그대로 글 속에 들어와 그분들이 하시는 이야기를 쓰기만 하면 되었다”는 그는 “연극이 배우예술이라는 걸 이번 작품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극단 예술감독이자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손진책은 “장민호 선생이 동선 연습 첫날 모든 배우들 중 가장 먼저 대사를 다 외워 대본을 손에서 놓았다”고 말하며 “두 배우의 삶의 역사가 작품과 절묘하게 어울려 큰 울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12월 말 서계동에 문을 연 백성희장민호극장은 200~400석까지 운용 가능한 실험적 극장이다. 개관작 연극 <3월의 눈>은 3월 11일부터 20일까지 공연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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