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프리뷰] 착한사람들의 분노, 연극 ‘TAXI, TAXI’

도로 위를 가득 메운 택시들은 손님들을 태우고 어디론가 바쁘게 달려간다. 택시 기사들은 거의 남자다. 간혹 여성 택시 기사를 만나면 이런 생각이 든다. ‘여자의 몸으로 택시를 몰고 여러 손님을 상대하기 힘들겠다.’ 연극 ‘TAXI, TAXI’에는 여성택시 운전수 ‘유미란’이 등장한다. 여자의 몸으로 택시운전을 하는 데에는 무언가 사연이 있지 않을까? 게다가 ‘유미란’은 딸 ‘미루’와 단둘이 살고 있다.

 

복잡한 도심 한복판, 택시를 모는 ‘유미란’은 다양한 승객들을 만나면서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직면한다. ‘유미란’의 딸 미루는 반도체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백혈병에 걸린다. ‘유미란’은 딸이 백혈병으로 반도체 공장을 그만 둔 뒤 ‘미루’를 위해 재벌기업의 부당함과 맞서 싸우게 된다. 착한 사람들이 넘기엔 그 높은 벽을 ‘유미란’은 부딪히고 좌절하고 분노하고 대항한다.

 

딸 ‘미루’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죽음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마음속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는다. ‘유미란’과 ‘미루’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잔인한 우리 사회를 받아들이고 현실에 저항한다.

 

이 작품에는 ‘유미란’과 ‘미루’ 외에 탤런트이자 모델인 ‘여자’와 ‘여자1’이 등장한다. 이들은 좋은 연기를 하는 연기자로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에게 연기 이외의 것들을 요구하며 비윤리적인 물리적 폭력까지 행사한다. ‘여자1’의 애인인 ‘남자1’은 재벌회사에서 노조를 만들고자 대항하지만 회사는 용역회사직원을 고용해 그의 뜻을 저지한다.

 

또 다른 탤런트이자 모델인 ‘여자’는 ‘여자1’과 달리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사회의 폭력을 수용한다. ‘여자’와 ‘여자1’, ‘남자1’은 오늘날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현실에서 혼란을 느끼며 현실로 인해 무너지지만 결국은 현실을 바꿔보려는 젊은이들의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을 보여준다.

 

한국의 당면한 사회상을 즉각적이고 능동적으로 반영하는 상시적 공연 연극 ‘TAXI, TAXI’는 오는 3월 4일부터 5월 1일까지 대학로 공간 아울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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