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렌트] VS 영화 [렌트]

뮤지컬 VS 영화 재즈싱어에서부터 오페라의 유령까지 이어져 온 대결 구도 2006년 첫 격돌 이루게 된 뮤지컬 [렌트]와 영화 [렌트]에 마니아 관심 집중 명작 영화로 너무나 유명한 [마이페어 레이디], [사운드 오브 뮤직], [왕과 나], [지붕 위의 바이올린] 그리고 이에 이어지는 [물랑루즈], [시카고]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영화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영화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무조건반사적으로 영상과 노래를 떠오르게 하는 명작들이지만 이 작품들이 원래는 뮤지컬로 출발한 작품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뮤지컬이 영화로 재탄생 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배고픈 극작품들이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영화로 옷을 한 겹 갈아입으면서 유명해 지는 일도 예전부터 흔히 있어오던 일이다. 그리고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마이페어 레이디],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은 고전적인 작품들은 ‘뮤지컬이 영화로 재탄생’한 것이 아니라 ‘뮤지컬 형식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우리에게 각인되어져 있다. 최초의 유성영화인 [재즈 싱어(1927)]는 브로드웨이에 있는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소년의 출세기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던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 한 것이다. 이 작품의 성공을 통해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시기에 영화 속에서 사운드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었고 연이어 뮤지컬영화들이 제작되기에 이르렀다. 거대 영화사 MGM은 이러한 사운드 전략의 대중화에 성공해 뮤지컬 영화의 왕좌 자리를 꿰차며 다양한 뮤지컬영화들을 제작했다. 1950년대 들어서며 텔레비전의 보급으로 인해 하락기를 맞이한 뮤지컬영화들은 새로운 돌파구로 보다 자연스러운 뮤지컬을 보여주기 위해 본격적으로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공연되던 작품들을 영화화 하기 시작한다. 이때 탄생한 뮤지컬 영화들이 [왕과 나(1956)], [오클라호마(1955)], [남태평양(1953)] 등이다. 브로드웨이에서 별로 히트하지 못했던 작품인 [웨스트사이드 스토리(1961)]는 영화로 제작돼 큰 성공을 거뒀고 뒤이어 [마이페어레이디(1964)], [사운드 오브 뮤직(1965)], [화니걸(1968)], [올리버(1969)] 등이 원작 뮤지컬의 느낌과는 새로운 분위기의 영화로 제작되며 뮤지컬영화계에 새로운 국면을 가져오게 된다. 70년대에 들어서도 브로드웨이 히트작을 영화화 한 [지붕위의 바이올린(1971)]을 비롯해 뮤지컬계의 거장 앤드류로이드 웨버의 록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1972)], [그리스(1978)] 등이 뮤지컬의 영화화에 큰 힘을 실어 주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뮤지컬의 영화화는 쇠락기를 맞이하기 시작했고 [애니(1982)], [코러스 라인(1985)] 등만이 그 명맥을 간신히 유지하기에 이르렀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뮤지컬 영화화의 흐름으로 인해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영화화는 90년대 들어 더욱 주춤대기 시작했다. 간간히 [에비타(1992)] 정도의 작품만이 영화화 되어 인기를 모았던 것.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시 뮤지컬의 영화화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시카고(2003)]의 커다란 성공이 그 시발점. 뮤지컬 영화로는 지난 1968년 올리버 이후 35년만에 무려 아카데미 6개부문을 석권하며 전 세계적으로 수억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거둬들여 뮤지컬의 영화화가 할리우드의 21세기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이어 뮤지컬계의 마이다스의 손이라 불려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대작 [오페라의 유령]이 지난 2004년 제작되어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 논란을 가져오며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뮤지컬이 영화화 되면서 논란을 가져오는 것은 마치 소설의 영화화가 될 때 가져오는 논란과 비슷하다. 원작의 느낌을 얼마나 살렸으며, 그것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었냐는 것. 게다가 소설의 영화화와는 달리 뮤지컬의 영화화는 시각적인 것을 다시 시각적인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더 많은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 공연장에서 실제 배우들과 호흡하며 라이브로 전해 듣는 그들의 열기와 노래와 춤을 화면 속에 얼마만큼이나 담아낼 수 있을런지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미 뮤지컬을 봤던 관객들에게 영화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뮤지컬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하는 이상 본전도 찾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뮤지컬에서는 모두 표현하지 못하는 스펙타클한 무대구성과 여러 장치들을 영화는 화려한 기술력으로 커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국내에서 뮤지컬계의 한 획을 그엇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 뮤지컬시장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평가를 받은 이후에 동명의 영화가 개봉되어서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 더욱 더 많은 논란을 가져왔다. 그리고 2006년 1월, 당시의 논란에 가담했던 뮤지컬 마니아들은 또 한편의 뮤지컬과 영화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전세계 25개국에서 지난 10년간 수많은 마니아들을 양산해 온 뮤지컬 [렌트(RENT)]가 바로 그것이다. 뮤지컬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 한 뮤지컬로 천재 작곡가 조너던 라슨이 프리뷰 공연 하루 전날 돌연사하면서 더욱 유명해 진 작품이다. 이 작품이 올해로 공연 10주년을 맞이하며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트와 프로덕션으로는 최초로 월드투어를 진행하며 한국을 찾아온다. 오는 1월 13일부터 26일까지 올림픽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렌트는 국내에 있는 수많은 렌트 마니아들에게 두 가지 측면에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첫 번째는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트의 공연을 국내에서 최초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오페라의 유령에 이어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로써 영화로 제작된 [렌트]가 올 상반기에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화 소식 만으로도 충분히 흥분했던 [렌트] 마니아들은 그게 앞서 공연되는 오리지널 팀의 공연소식에 환호를 지르고 있다. 또한, 영화 마니아들은 오페라의 유령이 그랬던 것처럼 영화화 된 뮤지컬과 원작 뮤지컬의 미묘한 차이를 직접 느껴보기 위해 영화 개봉을 앞두고 원작 뮤지컬을 먼저 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명 뮤지컬 [미스사이공], [아가씨와 건달들], [맘마미아] 등이 헐리우드 제작사에 이미 판권이 팔린 상태고, 국내 라이센스 공연을 펼치는 뮤지컬 [프로듀서스]의 영화화 소식까지 들려오는 가운데 2006년 첫 뮤지컬 vs 영화의 대결을 펼칠 [렌트]에 뮤지컬팬과 영화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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