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여인들, 극단 백수광부의 연극 ‘과부들’
극단 백수광부의 제41회 공연 ‘과부들’이 2012년 6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HanPAC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연극 ‘과부들’은 HanPAC 한국공연예술센터 공공지원시리즈의 하나로 2012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연극 ‘과부들’은 시와 소설, 희곡으로 다양하게 변주해 온 세계적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과부들’을 원작으로 한다. ‘죽음과 소녀’, ‘경계선 넘어’와 함께 저항 3부작으로 불리기도 하는 원작은 남미의 군부독재 치하에서 일어난 실종과 의문사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연극 ‘과부들’은 마을의 여인들이 강가에 떠내려온 시체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군대가 강력하게 통제하는 가운데 마을의 남자들은 모두 실종되고 시골 마을에는 여자들만이 남아있다. 여자들은 군대에 의해 끌려가 생사를 알 수 없는 남자들의 소식을 기다린다. 그러던 중 강을 따라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시체 한 구가 떠내려오고, 군대에 의해 아버지와 남편, 아들을 잃은 쏘피아는 시체가 자신의 아버지라며 소유권을 주장한다.
작품은 현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에 신화적 상상력을 더해 보편적 가치와 진실의 힘을 보여준다. 70년대 칠레의 피노체트 군사정권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 극인 동시에 모든 시대와 국가의 문제적 사건들을 환기한다. 과거 역사의 불편한 진실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현재의 ‘나’와 ‘나의 나라’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작품에서는 섬세하고 깊은 내면연기를 펼쳐온 예수정이 8년 만에 극단 백수광부와 만나 ‘과부들’의 숭고한 희생과 저항을 표현하는 여인 쏘피아를 연기한다. 배우 한명구는 현실적인 성격의 대위로 분하여 극도의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여기에 전국향, 이지하, 박완규, 박윤정 등 배우 27여 명이 함께 깊이 있는 서사극의 무대를 채운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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