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서울연극제 “삶의 깊이를 찾고 싶을 때, 연극 한 편을”
서울연극협회 회장이자 연극집단 반의 대표로 활동 중인 박장렬 회장은 올해 ‘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박장렬 회장은 “‘서울연극제’는 우리의 사회상을 담는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연극을 표방하고 있다”며 “상업 공연화되기 어려운 예술성 위주의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공연예술계가 인정하는 무대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34회 서울연극제’에 대해 박장렬 회장과 함께 4월 26일(금) 오전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연극제, 현시대 사회상 담은 작품들 무대 오를 것”
- ‘서울연극제’가 제34회를 맞이했다. ‘서울연극제’가 갖고 있는 본래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서울연극제’는 작가나 희곡을 공모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작가주의 정신이 있다. 현시대성을 담고 있는 작품들을 많이 하려고 한다.
연극은 연극이 주는 미학이 있다. 영화, 드라마와 같은 매스미디어 속에서도 연극이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연극의 살아있는 에너지가 인간이 가진 에너지와 가장 잘 맞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연극은 한글로 이뤄져 있다. ‘서울연극제’는 이러한 한글이 주는 언어적인 아름다움도 맛볼 수 있는 자리다.
- ‘서울연극제’가 현 연극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서울연극제’는 창작 희곡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좋은 작품들의 경연장이자 교류의 장이 된다. 연극제를 통해 자극받아 더 좋은 작품이 탄생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 한 인터뷰에서 “연극은 이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고 했던 말이 인상적이었다. 연극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이 시대의 아이콘들은 물질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돌아간다. 하지만 예술은 그 반대로 정신적인 면으로 움직인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이란, 이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를 말하고 담론을 이끌어 내는 것을 말한다. 연극은 어떤 하나의 흐름이 있으면 그것의 반대편에 서서 긴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 연극계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의 입장으로 서른네 번째 ‘서울연극제’를 맞이하는 소감이 어떤지.
대학로에는 수많은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연극제’는 그중에서도 순수연극, 창작극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상업성을 고려해야 하는 프로듀서들이 선택하기 어려운 작품들이다. 로맨틱 코미디가 주류를 이루는 요즘 연극계에서 ‘서울연극제’는 사회성을 가진 연극이 많이 오르는 축제라 의미가 남다르다.
“서울연극제 출품작, 해외 진출 루트 찾고 있다”
- 무대에 오르는 작품들은 어떻게 선정했나.
선정작은 공모 후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친다. ‘서울연극제’는 희곡을 선정하는 부문도 있고, 기존 공연에서 좋은 작품을 선택하는 부문도 있다. 앞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연출가들을 선정해 무대에 오를 기회를 주는 ‘미래야 솟아라’ 등의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도 있다. 올해 ‘서울연극제’에는 공식참가작 8작품, 미래야 솟아라 7작품, 기획초청작 3개 작품과 프린지부문, 자유참가작 등의 작품이 대학로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 ‘서울연극제’를 더욱 탄탄한 축제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면?
일차적으로 참여하는 작품들의 완성도를 내실 있게 해줄 예산이 넉넉했으면 한다. 그 부분에서는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해외 진출 루트다. ‘서울연극제’에서 선정된 작품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루트를 고민하고 있다.
연극은 종합예술이다. 언어, 문학, 미술 등 다양한 부분의 집합체다. 이런 것들이 녹아들어 하나의 ‘연극’이 탄생된다. 이 때문에 좋은 작품이 나오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일 년에 몇 편씩은 좋은 작품이 나온다. 주로 예술성이 짙은 작품이다. 국내에서 흥행하기 어려운 이런 작품들을 외국으로 보내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현재 문화예술위원회도 루트 개발을 도와주려고 준비하고 있다.
- ‘서울연극제’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갔으면 하나.
연극의 3대 요소에는 무대, 배우, 관객이 있다. ‘서울연극제’에도 관객의 사랑이 필요하다. 현재도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관객의 사랑이 단순히 대중성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삶에서 깊이를 찾고 싶은 이들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서울연극제’는 중년부터 젊은이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볼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서울연극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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