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높은 전통공연으로의 초대
지난 2006년 서울을 대표하는 창작 공연 개발을 위한 일반인 공모로 당선된 두 작품이 관객을 찾아온다.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소리극 [영영사랑], 그리고 우수작으로 당선된 영상소리극 [그림손님]이 그것. 서울남산국악당 개관기념으로 오르는 이번 작품들은 재미와 품격을 갖춘 전통 공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범상치 않는 두 공연을 소개한다.
소리극 [영영사랑]
기간 : 2007년 12월 6일~ 12월 16일
연출 : 오태석
출연 : 이호재, 신영희, 김금미 등
특징 : 진부하게 느껴졌던 창극, 공연의 기초라 여겨지는 연극, 대중적인 뮤지컬. 이중 어느 것에도 구애 받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 형식이 연출가 오태석의 손으로 탄생한다.
고전소설 <운영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영사랑]은 유교적 이데올로기와 궁궐이라는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사랑을 위해 죽음을 불사한 한 여인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자유로운 사랑을 소망했던 ‘운영’의 시대와 신분의 굴레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사랑담을 통해 아름다운 사랑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운영’ 역할을 맡은 김금미는 지금까지 전통적인 한국 여성상보다 당찬 여장부 ‘운영’을 연기하여 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여기에 정통 국악인이 아닌 연극배우들을 대상으로 만든 신영희의 작창은 자연스레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민요극으로 완성되었다. 유행가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현대의 음악극과 아름답지만 소통에 한계가 있는 창극 사이에서 새로운 장르의 시금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상소리극 [그림손님]
기간 : 2007년 12월 20일~ 12월 30일
연출 : 조광화
출연 : 오영수, 한애리, 등
특징 : 진경산수화로 조선은 물론 청나라에까지 명성을 떨친 정선의 예술세계를 국악기의 음률에 아름다운 노랫말과 춤으로 표현한 한국적인 종합예술작품.
서른 즈음부터 그림에 뜻을 세워 여든이 넘어서까지 붓을 놓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겸재 정선. 양반 사대부 출신이지만 환쟁이라는 비아냥도 개의치 않고 그림에 매진했던 정선. 평생 시를 지어 1만 3천구의 시를 남긴 사천 이병연의 각별한 벗이자 한양의 모습을 아름답게 전수한 한양사람이기도 했다. 갈수록 젊음은 추앙 받고 노화는 비참함의 상징이 되어버린 요즘, 연로한 화가의 열정과 우정을 그림이 있는 소리극으로 재현된다.
정선의 양천 현령 시절, 친구와의 우정과 풍류의 세계를 음악과 노래로 표현한 이 작품에서는 ‘목멱조돈’ ‘우화등선’ ‘인왕제색도’ 등 겸재의 한양진경과 진경산수화의 최고봉인 금강산 ‘금강전도’ 등이 영상으로 화려하게 펼쳐질 예정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천사의 발톱]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의 조광화 연출이 지휘봉을 잡고, 오영수, 한애리 등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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