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의 서정성 제대로 구현하고자 했다' <베르테르> 개막
작성일2013.12.10
조회수13,167
"추억을 잃을까 봐, 그리고 2003년의 내 자신에게마저 비교될까 봐 다시 하기가 굉장히 망설여졌다."
2003년 이후 10년 만에 <베르테르>의 총 지휘를 맡은 조광화 연출은 조심스러운 마음이 앞섰다고 말했다. 자신의 청춘을 바친 작품이기도 했지만, 과거의 감흥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게 현재 무대가 비교당할 게 걱정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 연출은 "당시 완성시키지 못했다는 기분을 언제나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완성해 보고 싶었다"며 다시 한번 <베르테르>와 만났다. 이번 <베르테르>는 초연의 서정성을 제대로 담아보고자 했다고 한다.
뮤지컬 <베르테르>가 지난 3일 막을 올리고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1774년 발표된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바탕으로 고선웅이 쓰고 정민선이 작곡한 이 작품은, 2000년 김광보 연출로 초연한 후 현재까지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아오며 재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6일 언론에 공개된 올해 무대에서는 새로운 시도와 초연으로의 복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만하임이 풍요롭게 사는 곳인 동시에 서정적이면서도 차가운 질감이 공존하는 배경이 되길 의도했다"는 조광화 연출은 작품의 배경을 거대 화훼산업단지로 설정했으며, 롯데가 가꾸는 온실 역시 "싱그럽고 생명력 넘치는 롯데를 가리키지만 한편으로는 온실 밖으로 나가기 두려운 그녀의 심정을 상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원 작곡가인 정민선이 새롭게 추가한 넘버 두 곡도 만날 수 있다. 1막에 등장하는 '자석산의 전설'은 밝고 순수한 롯데의 캐릭터를 보여줌과 동시에 작품 전체에 대한 복선이 들어있으며, 알베르트의 솔로곡 '언젠가 그날'은 나름의 삶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살고 사랑하는 알베르트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내악 편성은 초연의 서정성을 다시 찾기 위한 설정이다. "수채화를 그리는 듯한 실내악이 처음 만들 때의 컨셉이었다"는 구소영 음악감독은 "현과 피아노로만 연주해 조금 더 우아한 모습으로 깊은 서정성을 건드리게 할 예정이다. 음악회와 공연이 함께 진행되는 것 같다는 관객평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서영주, 조승우, 김다현, 민영기, 송창의, 박건형 등이 맡아 화제와 인기의 중심이 되었던 주인공 베르테르 역은, 2002년에 이어 2003년, 2006년 '엄베르'로 깊은 인상을 남긴 엄기준과 아름다운 목소리로 다수의 뮤지컬에서 매력을 발산해 온 임태경이 맡았다.
2006년 공연 당시 무리한 스케줄로 인해 좋지 않은 몸 상태로 공연해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는 엄기준은 "더 늦기 전에 다시 한번 베르테르 역을 하고 싶었다"며 "과거엔 아무리 사랑한다고 한들 죽을 수 있을까, 의심하면서 연기했는데 지금은 '이래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며 더한 공감과 깊은 이해를 나타내는 모습이었다.
"올 여름 거실을 가득 채우는 해바라기 한 송이 그림을 우연히 집에 놓게 되었는데 이후 <베르테르>라는 작품을 만나, 운명이라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임태경은 "굉장히 뜨거운 가슴을 가진 남자"로 베르테르를 이야기 했다.
"조금은 자극적이고 장면이 쉽게 이해되는 작품들에 관객들이 다소 익숙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베르테르>는 사골처럼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나는 작품이다. 좀 더 클래식적이고 집중해야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관객들과 하나 되어 공연한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임태경)
베르테르를 사랑의 열병에 빠지게 한 아름다운 여인, 롯데 역에는 전미도와 신예 이지혜가 함께 나선다. 특히 전미도는 "베르테르와 알베르트, 두 사람 사이에서 갈등하는 롯데의 모습이 더욱 인간적으로 다가왔다"면서 "누가 더 좋은 남자일까 견주는 것이 아닌, 가슴이 시키는 일과 이성으로 절제해야 한다는 생각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 롯데이고, 갈등을 이겨내며 성숙해 가는 여인의 모습이 여자 관객들의 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0년, 2012년에 이어 세 번째로 알베르트 역을 맡은 이상현과 새로운 알베르트 양준모를 비롯, 낭만적인 정원사 카인즈의 이승재, 최성원, 명랑한 롯데의 하녀 캐시 역의 김경하 등도 만날 수 있다. 베르테르를 상징하는 노란 해바라기가 수 놓인 무대는 정승호 디자이너가 맡았다. 조광화 연출은 "베르테르처럼 뜨거운 정열과 사랑을 부담스러워하는 지금 세상에서 <베르테르>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세련되고 고급스럽지만 틀림없이 뛰고 있는 심장, 그런 느낌의 무대를 만들려고 했다"고 한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내년 1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03년 이후 10년 만에 <베르테르>의 총 지휘를 맡은 조광화 연출은 조심스러운 마음이 앞섰다고 말했다. 자신의 청춘을 바친 작품이기도 했지만, 과거의 감흥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게 현재 무대가 비교당할 게 걱정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 연출은 "당시 완성시키지 못했다는 기분을 언제나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완성해 보고 싶었다"며 다시 한번 <베르테르>와 만났다. 이번 <베르테르>는 초연의 서정성을 제대로 담아보고자 했다고 한다.
뮤지컬 <베르테르>가 지난 3일 막을 올리고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1774년 발표된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바탕으로 고선웅이 쓰고 정민선이 작곡한 이 작품은, 2000년 김광보 연출로 초연한 후 현재까지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아오며 재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6일 언론에 공개된 올해 무대에서는 새로운 시도와 초연으로의 복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만하임이 풍요롭게 사는 곳인 동시에 서정적이면서도 차가운 질감이 공존하는 배경이 되길 의도했다"는 조광화 연출은 작품의 배경을 거대 화훼산업단지로 설정했으며, 롯데가 가꾸는 온실 역시 "싱그럽고 생명력 넘치는 롯데를 가리키지만 한편으로는 온실 밖으로 나가기 두려운 그녀의 심정을 상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원 작곡가인 정민선이 새롭게 추가한 넘버 두 곡도 만날 수 있다. 1막에 등장하는 '자석산의 전설'은 밝고 순수한 롯데의 캐릭터를 보여줌과 동시에 작품 전체에 대한 복선이 들어있으며, 알베르트의 솔로곡 '언젠가 그날'은 나름의 삶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살고 사랑하는 알베르트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내악 편성은 초연의 서정성을 다시 찾기 위한 설정이다. "수채화를 그리는 듯한 실내악이 처음 만들 때의 컨셉이었다"는 구소영 음악감독은 "현과 피아노로만 연주해 조금 더 우아한 모습으로 깊은 서정성을 건드리게 할 예정이다. 음악회와 공연이 함께 진행되는 것 같다는 관객평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서영주, 조승우, 김다현, 민영기, 송창의, 박건형 등이 맡아 화제와 인기의 중심이 되었던 주인공 베르테르 역은, 2002년에 이어 2003년, 2006년 '엄베르'로 깊은 인상을 남긴 엄기준과 아름다운 목소리로 다수의 뮤지컬에서 매력을 발산해 온 임태경이 맡았다.
2006년 공연 당시 무리한 스케줄로 인해 좋지 않은 몸 상태로 공연해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는 엄기준은 "더 늦기 전에 다시 한번 베르테르 역을 하고 싶었다"며 "과거엔 아무리 사랑한다고 한들 죽을 수 있을까, 의심하면서 연기했는데 지금은 '이래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며 더한 공감과 깊은 이해를 나타내는 모습이었다.
"올 여름 거실을 가득 채우는 해바라기 한 송이 그림을 우연히 집에 놓게 되었는데 이후 <베르테르>라는 작품을 만나, 운명이라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임태경은 "굉장히 뜨거운 가슴을 가진 남자"로 베르테르를 이야기 했다.
"조금은 자극적이고 장면이 쉽게 이해되는 작품들에 관객들이 다소 익숙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베르테르>는 사골처럼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나는 작품이다. 좀 더 클래식적이고 집중해야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관객들과 하나 되어 공연한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임태경)
베르테르를 사랑의 열병에 빠지게 한 아름다운 여인, 롯데 역에는 전미도와 신예 이지혜가 함께 나선다. 특히 전미도는 "베르테르와 알베르트, 두 사람 사이에서 갈등하는 롯데의 모습이 더욱 인간적으로 다가왔다"면서 "누가 더 좋은 남자일까 견주는 것이 아닌, 가슴이 시키는 일과 이성으로 절제해야 한다는 생각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 롯데이고, 갈등을 이겨내며 성숙해 가는 여인의 모습이 여자 관객들의 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0년, 2012년에 이어 세 번째로 알베르트 역을 맡은 이상현과 새로운 알베르트 양준모를 비롯, 낭만적인 정원사 카인즈의 이승재, 최성원, 명랑한 롯데의 하녀 캐시 역의 김경하 등도 만날 수 있다. 베르테르를 상징하는 노란 해바라기가 수 놓인 무대는 정승호 디자이너가 맡았다. 조광화 연출은 "베르테르처럼 뜨거운 정열과 사랑을 부담스러워하는 지금 세상에서 <베르테르>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세련되고 고급스럽지만 틀림없이 뛰고 있는 심장, 그런 느낌의 무대를 만들려고 했다"고 한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내년 1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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