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모험과 시도” 창작뮤지컬 <더 데빌> 개막

개막 전부터 화려한 캐스팅과 강렬한 이야기로 화제를 모은 <더 데빌>이 본 공연의 막을 올렸다. 마이클리, 차지연, 송용진 등 <더 데빌>의 배우들은 지난 26일 언론을 대상으로 작품의 주요 장면을 공개했다.

<더 데빌>은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한 3인극 창작뮤지컬로, 뉴욕 증권가를 배경으로 ‘유혹과 선택’에 관한 이야기가 강렬한 록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작품이다. 모든 것을 잃은 후 X의 유혹에 빠지는 존 파우스트 역에는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이, 존을 점점 타락으로 몰아가는 X 역에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가 참여하며 X로부터 존을 지키려는 존의 연인 그레첸 역은 차지연과 장은아가 맡았다.

이날 배우들은 월 스트리트에서 전도유망한 주식 브로커로 활동하고 있는 존 파우스트가 더 큰 성공과 그레첸과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그리는 모습, 그렇지만 주가 대폭락으로 인한 블랙먼데이가 발생해 모든 꿈과 희망이 무너지는 장면을 시연했다. 이 밖에 ‘가디언 엔젤(Guardian Angel)’, '빅 타임(Big Time)’, '너는 나의 신전 너는 나의 사과나무' 등 총 다섯 곡의 넘버와 해당 장면도 만날 수 있었다.


이어 절망에 빠진 존 앞에 X가 나타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모습, 권력의 유혹과 쾌락에 빠져 점점 사악하게 변해가는 존의 모습이 그려졌다. 변해버린 존으로 인해 더욱 절망에 빠지는 그레첸과 그녀 앞에 나타난 신, 신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얻으며 존의 구원을 부탁하는 그레첸의 모습도 인상적으로 펼쳐졌다. 

장연 시연에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출연 배우들은 “훌륭한 제작진, 멋진 배우들과 함께 한 무대에 서서 감사하고 기쁘다.”고 입을 모았으며, 특히 김재범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공연을 만들어 간다는 것에 대한 쾌감을 느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존과 그레첸을 사악하게 괴롭히는 X 역의 마이클리는 본인의 캐릭터에 대해 “어느 한 가지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존재”라고 서두를 떼며, “X는 악마도, 신도 아니고 존도, 사람도 아니다. 단지 그냥 X다. X의 사전적인 의미가 미지의 수, 미지의 사물인데 무대 위에서 연기와 노래로서 그 의미를 표현하고 싶었다. 착한 것과 나쁜 것을 대신 표현해주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X에게 지지 않기 위해 존 파우스트들이 똘똘 뭉쳐 연습하고 있다고 밝힌 송용진은 “존끼리 캐릭터에 대한 공유를 많이 했다. 그리고 작품을 고를 때 독특한 시도와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찾아다니는 편인데 <더 데빌>은 전형적인 뮤지컬과는 스타일 많이 다르다.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것이 많다. 그동안 해오던 것을 바꿔보라는 연출님의 이야기도 있었다.”며 만족스럽게 이야기했다.


"나의 그레첸은 사랑이다."라고 말한 차지연은 “<더 데빌>은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뜻이 깊다."며 "이 작품은 궤도를 벗어나고 틀을 깨트린 작품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새로운 시도를 했을 때 그것이 낯설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사실 그 또한 반갑고 감사한 일"이라고 말하며 "그런 것들이 두렵고 겁이 나서 시도 조차 하지 않는다면 장르의 다양성과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우리 스스로가 놓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날카롭고 위험투성이인 철제 계단 무대 때문에 온 몸이 성한 데가 없지만 이 또한 전혀 아프거나 고통스럽지 않고 오히려 그 모든 것들이 더 아름답고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는 그녀다. 


마지막으로 차지연은 “관객들이 마음을 열어 각자 살아가는 위치에서 무대 위의 배우들을 바라봐 주었으면 한다. 이 작품이 재연, 삼연, 사연까지 할 수 있는 기적을 관객들이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지나 작, 연출의 <더 데빌>은 오는 11월 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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