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아트]에서 수현으로 출연하는 송승환

언제나 전 배우예요. 악어컴퍼니의 히트 레퍼토리 [아트]에 ㈜PMC의 송승환 대표가 2004년 [아마데우스] 이후 2년 만에 연극무대에 선다. “대학로는 10년 만에 무대에 서는 거예요. 95,6년 때에 [너에게 나를 보낸다]라는 모노 드라마를 했으니까 10년 만이죠. 97년 난타 초연으로 연극 무대에 설 시간이 없었죠. 2004년에 [아마데우스]를 했었죠. 아무것도 몰랐던 85년에 [아마데우스]를 했었는데 20년 만에 [아마데우스] 무대에 섰을 때도 감회가 새로웠어요.” 오랜만에 무대 나들이 하시는 것 아니느냐는 질문에 정색하면서 말을 잇는다. “배우로 은퇴한 적도 없고 한 번도 이야기해 본 적이 없어요. 배우는 내 평생의 업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언제든지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무대에 설 준비가 되어 있는 배우입니다.” 사람들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기 보다 소위 잘 나가는 제작사의 대표로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무대에 서실 수 있기는 한 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는데 그런 생각은 일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그는 천상 배우였고, 배우로 살고 싶어하는 연기자였다. “배우라는 정체성은 가지고 있으면서 잠시 쉬었다가 하는 기분이지 연기를 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아요. 연기자로 볼 때 어릴 때부터 여러가지를 했잖아요. 예를 들면, 젊음의 행진 MC를 하면서 밤을 잊은 그대에게 DJ도 보고, 연극 [에쿠우스]를 하면서 [칼채]라는 영화를 찍었어요. 어릴 때부터 장르의 구분 없이 해왔기 때문에 장르의 구분은 특별히 구분을 짓지 않아요.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무대의 매력을 여쭈어 봤을 때 송승환은 연극이 배우로서 가장 재미있는 작업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영화 같은 경우에 배우도 훌륭해야 하지만 감독의 작업이 굉장히 많은 작업이고, TV 드라마는 작가 의존도가 굉장히 높고 대본이 좋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연극은 그런 모든 상황이 배우에게 맡겨지는 것이 많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책임질 수 있는 것은 배우밖에 없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많고 보람도 크다는 그의 말이다. 연극 [아트]는 공전에 히트를 치고 있었던 작품이다.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재미있고 거침이 없는 그들만의 수수께기가 시작된다. 그곳에 송승환이 있었다. 그는 [아트] 초연 당시 루트원의 최호 대표에게 출연 섭외를 받았었다고 한다. 영국에서 배우들이 해서 성공도 했지만 비 배우들이 해서도 더 큰 성공을 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송승환 대표는 배우 출신이지만 제작자이고, 홍승기 변호사도 출연하고 하는데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았었다. 대본을 읽어보고 굉장히 지적인 연극이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스케쥴이 안되어서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난 후 공연을 보았고, 너무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이라 한다. 언제 시간이 되면 해보고 싶었던 작품으로 남겼다고 한다. “작년부터 ㈜악어컴퍼니 조행덕 대표가 만나면 [아트]하자고 해서 나도 굉장히 꼭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기로 했어요.” 처음에 연출은 규태 역할을 제안했다고 한다. 처음 리딩할 때 규태 역할로 읽었지만 그는 규태 역할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해왔던 캐릭터였기 때문에 수현 역할이 더 끌렸다고 한다. 관객들이 볼 때 얄밉고 그런 역할인데 역할을 바꿔서 읽어봤는데 연출도 좋다고 했단다. 그래서 김일우가 규태 역할을 맡고 그는 수현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수현이 캐릭터가 끌리더라고요. 초연 때부터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말 많고 하는 캐릭터는 많이 해봤어요. 수현이 같은 캐릭터는 안 해본 역할이었거든요. 규태는 ‘아줌마’에서 강석우 친구 교수 역할과 같다는 생각을 했죠.” 송승환 대표는 극 중 흰 널빤지 위에 하얀 그림을 고가로 사들인 친구들 사이에 분란을 일으키는 럭셔리한 의사 ‘수현’을 맡아서 정원중, 김일우와 호흡을 맞춘다. PMC 대표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송승환은 차기 프로젝트에 대해서 듣고 싶어졌다. “[달고나]는 올 해 3월말부터 7월 말까지 자유소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8월 한 달 동안 업그레이드를 거쳐 9,10월 지방공연을 가지고 11,12월에 충무아트홀에서 공연하는 것으로 스케쥴을 잡고 있어요. [달고나]는 중극장용으로 업그레이드 됩니다. 처음부터 [달고나]는 소극장 보다는 중극장을 목표로 두고 소극장에서 트라이 아웃을 거치는 개념으로 한 것이고, 이제 어느 정도 완성도가 생겼고, 중극장으로 가져갈 만한 자신이 생겼기 때문에 2006년 공연 스케쥴을 잡았어요.” 6월부터 충무아트홀에 올려질 [브루클린]과 작년 하반기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만들어진 소극장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도 올 해 11월부터 자유소극장에서 오픈 런으로 장기 공연 되어지고, 8월부터 10월까지 신작 작품 [살인사건]이 초연된다. 2007년도에는 MBC와 함께 제작하는 뮤지컬 [대장금]도 준비하고 있다. “MBC에서 [대장금]을 뮤지컬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저는 저대로 [대장금]을 뮤지컬로 제작하고 싶다는 기획서를 냈죠. 작년에 이야기가 오가다가 올 해 정식 계약을 했고, 오은희 작가가 대본을 만들고 있고, 한진섭 감독이 연출을 맡습니다.” MBC PD와 PMC PD가 함께 만나 구성회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음악이 제일 문제인데 음악 프로듀서를 두고 전체의 음악 톤을 조절하면서 여러 장르의 작곡가에게 의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한다. “[대장금]은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요. [대장금]을 뮤지컬로 제작하였을 경우 아시아 시장권에 진출하기가 용이합니다. 드라마 [대장금]으로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죠. 또 하나는 아시아권은 자막을 읽는 문화가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 우리 뮤지컬을 가지고 가는 것보다 훨씬 더 용이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장금]은 그 외에도 좋은 소재를 가지고 있다. 보편적인 흥행 스토리인 일과 사랑이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요리, 의상, 상궁간의 질투, 덕구의 코믹적인 요소 등이 너무 많아 잘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송대표는 창작뮤지컬이 사랑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 영화의 페러다임을 보면 알 수 있어요. 헐리우드 영화가 독차지 하고 있던 시기에 한국 영화는 보지 않았죠. 그런데 한국 영화가 왜 되기 시작했을가요? 그것은 영화에 전문 프로듀서들이 등장했고, 해외파 인력들이 대거 투입되고 헐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없는 한국적인 정서를 한국 영화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욕’을 들 수 있죠. 헐리우드 영화에서 쉽게 나오는 ‘Fuck you’, ‘goddamn’이라고 이야기하면 별로 욕처럼 안 들리는데 한국영화에서 ‘이 씨발놈아’ 하니까 너무 리얼하게 들리는 거죠. 반작용이 어디에 있었느냐하면 드라마예요. 드라마에서는 건달이 나와도 욕을 안 했어요. 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젊은 아이들이 보았을 때는 가짜 같은 거죠. 욕을 안 하기 때문에. 그런데 한국 영화는 리얼하게 욕을 하니까 굉장한 진실감으로 다가오는 거죠.” “뮤지컬도 마찬가지예요. 라이센스 뮤지컬들 중에 ‘2006년 한국에서 왜 이 작품을 봐야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뮤지컬들이 종종 있어요. 그것은 정서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결국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관객들이 좋아하기 시작했다면 이제는 좀 더 한국적인 정서와 리얼리티로 다가오는 뮤지컬을 찾게 될 것이라는 거죠. 헐리우드 영화에서 한국영화로 넘어온 것처럼 뮤지컬도 그런 단계가 오고 있는 거죠. 다만 완성도를 얼마만큼 브로드웨이만큼 높이느냐의 문제인데 브로드웨이 프리프로덕션 제작비가 1,500만불에서 2,000만불이예요. 200억 정도인데 우리나라 시장에서 200억을 사전 제작비로 들여 뮤지컬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뮤지컬 시장을 넓혀야만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죠.” 그런 면에서 아시아 시장이 우리 시장이 되어 가는 것이다. 한류에 뮤지컬도 태동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소극장 위주로 알차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고, 두 번째는 아시아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는 대극장 뮤지컬로 옮겨가는 것. 내수시장을 보고 대극장 뮤지컬을 만드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송승환 대표는 말한다. 이제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야만 대형 뮤지컬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수 시장만 가지고 했을 경우 완성도면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프라도 구축이 안되어 있고 큰 제작비를 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권에서는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폴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가 한국 뮤지컬을 발전시키는 데에 발판이 되어 줄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특히 일본은 라이센스 뮤지컬이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있고 창작은 별로 없는 것이 실정이다. 극장수준이나 관객의 수준은 높아져 있지만 정작 창작 컨텐츠는 없는 것이다. PMC와 밀접한 회사인 브로드웨이 아시아의 모회사는 리차드 플랭클린 프로덕션이다. 리차드 프로덕션은 [프로듀서스]와 [헤어스프레이]를 제작했던 회사이다. 그런데 브로드웨이 아시아가 [대장금]에 관심을 보이면서 투자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작은 일이지만 큰 일이기도 하다. 이런 것들이 하나의 고리가 되어 한국 뮤지컬을 라이센스하여 미국와 유럽으로 진출하고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겠지만 인프라를 구축하고 우리 손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음악을 만들어 맨 파워를 키워 시장을 키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송대표는 강조한다. “라이센스 뮤지컬이 한국에 미친 영향력은 컸죠. 시장을 키웠다는 것과 라이센스 작업을 통해 우리나라 배우들의 역량이 향상되었다는 거죠. 거기서 얻은 결과를 가지고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라는 것이 남은 숙제이죠.” 송승환 대표는 요즈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트] 연습에 [대장금]과 [난타], [어린이 난타], [호두까기 인형], [도깨비 스톰], [달고나], [살인사건] 등 ㈜PMC의 대표로 스케쥴에 빈틈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승환 대표가 이 일들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이 모든 일들을 즐긴다는 데에 있다. 재미있기 때문에 하고 있다는 그는 천상 놀이꾼이다. [아트]도 연습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과 몸이 가볍다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MBC ‘여성시대’를 진행중인 송승환 대표는 2006년 같으 하늘 아래에 살고 있으면서 전혀 다른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삶을 메마르게 하지 않고, 교만해 질 수 있는 것을 꺾어주는 역할도 해주는 것 같아서 좋다는 말을 전했다. “너무 진솔해요. 인터넷으로 올리는 사연도 있지만 아직도 연필과 볼펜으로 편지지에 4-5장 씩 써서 보내는 사연들을 보면 가슴 뭉클한 사연들이 많아요. 그런 것이 메말라가는 저를 촉촉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50명의 직원과 60-70명의 배우와 스텝을 이끌고 있는 송승환 대표는 2007년 난타 10주년을 맞이하여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 그가 연극 [아트]에서 무대에 선다. “이번에 젊은 사람들과 나이가 있는 사람들, 두 팀이 나뉘어서 하는데 저희 팀의 공연 시간이 좀 늦어질 것 같아요. 능글맞아서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거예요. 전무송씨나 신구씨가 하는 [아트]도 보고 싶더라고요.” [아트] 남자들의 수다와 질투를 흠뻑 볼 수 있는 연극이다. 송승호나 대표는 배우가 갖는 매력이 팬들과 같이 늙어 가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제 자신의 팬들도 40대 초중반이 되어 온다면 무대와 객석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한다. 그런 [아트]가 시작되는 3월을 기대한다. ----------------- 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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