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들 남매 좀 말려주세요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 연습 현장

우리가 티켓을 구입하고 극장 객석에 앉아 눈 앞에 펼쳐진 한 편의 공연을 감상하기까지에는 지난한 과정들이 있다. 몇 개월에 걸친 치열한 대본 분석과 캐릭터 연구, 극에 어울리는 무대와 소품, 의상 준비, 팜플릿 등 각종 홍보물에 쓰일 각종 문구까지. 매 순간 최선의 선택과 집중의 시간을 거쳐야 살아있는 배우들의 연기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라는 다소 긴 제목의 연극 또한 지난한 여정을 마치고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
내달 초 개막을 앞두고 있는 이 작품은 지난 27일 사전에 신청 받은 관객들을 초대하여 연습 현장을 공개하는 오픈 리허설을 가졌다. 오픈 리허설을 통해 관객의 반응을 미리 보고, 어떻게 하면 작품과 관객들이 소통이 잘 될 수 있는지 살펴 본 공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자 준비된 자리다.


오경택 연출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는 그 해 토니상 최고 작품상, 뉴욕 연극비평가협회 최고 작품상 등 9개 부문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 작품은 유식한 대학교수인 부모로부터 안톤 체홉 연극 속에 등장하는 이름을 선물받은 바냐와 소냐와 마샤 남매와 마샤의 젊고 섹시한 남자친구 스파이크, 가정부 카산드라, 이웃집 아가씨 니나가 만나 벌이는 유쾌한 소동극이다.

리허설 시작에 앞서 오경택 연출은 “미국 극작가 크리스토퍼 듀랑이 안톤 체홉의 4대 장막극을 중심으로 여러 등장인물들과 사건을 응용해서 완전히 색다르게 만든 작품이다. 일종의 체홉에게 바치는 오마주이자 패러디이다. 재미있는 작품이니 마음을 열고 무조건 편하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

“음향 감독님 새 소리 큐, 객석 아웃, 무대 조명 전환, 바냐 등장”
실제 무대 크기와 같은 연습실에서 중년의 아저씨 바냐의 등장으로 공연이 시작됐다. 무기력한 중년의 백수 바냐는 아침마다 연못의 들새를 관찰하며 모닝커피를 즐기지만 우을증과 분노조절장애 증상을 가지고 있는 중년의 노처녀 소냐의 등장으로 평화는 깨지고 만다. 바냐와 소냐는 병든 부모를 돌보며 젊은 한때를 다 보내고 이제는 둘만이 집을 지킨다. 어느 날 섹시한 영화배우로 성공한 마샤가 젊은 애인 스파이크와 함께 집에 찾아오며 이들 세 남매의 티격태격한 소동극이 한바탕 펼쳐진다.


중년의 세 남매 바냐, 마샤, 소냐 (위에서부터 김태훈, 서이숙, 황정민)

무기력한 중년 아저씨 바냐는 <고곤의 선물><에쿠우스> 김태훈, <월남스키부대><그날들>의 서현철이 1막과 2막을 번갈아 선보였고, 섹시한 영화배우 마샤의 서이숙과 분노조절장애 증세를 보이는 노처녀 소냐의 황정민은 베테랑 배우들답게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여기에 젊은 배우 김찬호, 김보정, 임문희가 합세하여 팀워크를 자랑했다.

개막 전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공연을 선보이는 자리라 제작진과 배우들은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관객들은 연습 장면을 지켜보면서 재미있는 장면에서는 함께 박장대소하며 작품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공연을 마친 후 황정민은 “다시 본 공연을 보러 와라. 더 완벽하게 준비해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서이숙은 ”우리 공연 예매했냐. 꼭 예매하라.”고 당부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장장 160분간 펼쳐진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등장 인물과 작품 속 인상적인 장면 등에 대해 느낀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오경택 연출은 관객들의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하며 본 공연을 위한 마지막 체크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안톱 체홉을 몰라도 안톤 체홉을 알아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연극이라고 강조하며 "마지막까지 열심히 준비해서 본 공연으로 찾아뵙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세 남매의 유쾌한 소동극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는 오는 12월 5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막하여 2015년 1월 4일까지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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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1

  • dndud50** 2015.01.04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좋은 공연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