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열정과 날 것 그대로의 에너지가 가득, 연극 <렛미인> 연습 공개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충무로 신예 박소담과 신인 배우들, 여기에 중견배우 주진모까지. 총 12명의 배우들이 땀 흘리며 연습 중인 연극 <렛미인>의 연습실을 지난 13일 찾았다.

뱀파이어 소녀와 외톨이 소년의 잔인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렛미인>은 2013년 스코틀랜드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우리에게는 2008년에 개봉된 스웨덴 영화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이날 연습실에 들어서자, 일라이와 오스카가 처음 만나게 되는 정글짐과 자작나무 모양의 독특한 철제 구조물이 눈길을 끌었다. 개막 준비로 인해 연습 공개 전날 한국을 찾은 연출가 존 티파니는 “지금 보이는 무대는 숲이다. 바닥에는 눈이 깔려 있다. 그런 걸 상상하면서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렛미인>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며, “배우들이 작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배우들에게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렛미인>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작품의 1막을 공개했다. 뱀파이어 소년 일라이 역에 박소담, 이은지와 외톨이 소년 오승훈, 안승균이 번갈아 나와 시연에 나섰다. 이외에도 일라이를 위해 헌신하는 하칸 역의 주진모, 박시범, 박지원, 임종완 등의 배우들이 함께 열연을 펼쳤다.

연습이 시작되자, 추운 겨울 숲을 오가는 마을 사람들이 보이고, 스산한 숲에 배낭을 짊어진 하칸이 등장해 대범하게 살인을 저지르고 사라진다. 학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오스카의 모습도 연달아 이어진다. 오스카 옆집으로 이사온 일라이는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오스카에게 말을 건네고, 둘은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이날 선보인 1막은 각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설명해주며, 빠른 장면 전환을 통해 사건을 진행시킨다. 또한 작품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배우들의 독특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렛미인>의 움직임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협력 연출을 맡고 있는 비키 맨더슨은 “대사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은 움직임으로 표현한다.”고 전하며, "그래서 몸을 훌륭하게 잘 쓰는 배우들을 찾기 위해 특별히 무브먼트 오디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악마에 사로잡힌 소녀로 분해 강한 인상을 남긴 박소담은 “대학에서 연극을 배우면서 직접 무대에 서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카메라 앞에서만 연기를 하게 됐다. 무대에 대한 갈망을 늘 가지고 있었고, 관객을 만나는 떨림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일라이 역은 도전의식을 불러 일으키는 역할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영화는 사소한 얼굴 표정 하나도 신경을 써야 한다면, 이 작품은 움직임이 많다 보니까 객석 3층까지 시선이나 움직임이 확장되어야 해서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고 영화와 연극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직접 오디션 공고를 발견하고 지원을 하게 됐다는 중견배우 주진모는 “하칸 역은 매력적이고 도전적인 역할이다. 어떻게 보면 멋있지만 또 비참한 인물이기도 하다. 평소에는 경험할 수 없는 막다른 인물이라 꼭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출가 존 티파니는 "영화와 소설과는 다르게 연극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고민을 했다. 그래서 일라이, 오스카, 하칸. 세 명의 삼각관계에 좀 더 집중했다.”고 전했다. 


이 작품을 제작하는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대표는 “뮤지컬 <원스>를 함께 하면서 존 티파니의 팬이 됐다. 연출가로서 창의적이고 번뜩이는 아이디어을 무대에서 보여주고 있다. 관객들의 정서를 놓치지 않고 이끌어가는 연출가다. <렛미인>은 굉장히 서스펜스가 살아있고, 관객들의 흡입력을 요구하는 연극이다.”라고 극찬을 아까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존 티파니는 “관객들에게 극도의 공포감과 아슬아슬한 경험을 선사해드리겠다.”고 장담하며, 꼭 작품을 보러 와줄 것을 당부했다. 공연은 이달 21일 개막하여 2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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