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부부이야기] 양택조 사미자 “늘그막 사랑이라고 열정이 덜하진 않아"

사랑에 국경이 있고, 나이가 있을까. 팍팍한 세상 서로 위로해 주고 달래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항상 행복한 일이다.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는 노인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그렇다고 이들의 연애사가 젊은이들의 그것과 다르진 않다. 풋풋하고 설레는 건 오히려 황혼의 이들이 더하면 더했다.
양택조, 사미자 커플은 이 작품으로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했다. TV에서 주로 시어머니, 시아버지 역할을 하던 이들에게 애절한 로맨스가 찾아온 것이다. 특히 이 작품은 간경화와 심근경색이라는 병마를 이긴 두 연기자가 함께 오르는 무대로 더욱 특별하다.

두 분 다 병마를 이기고 무대에 서시네요. 감회가 남다를 거 같은데.
사미자
그러고 보니 우린 기막힌 인연이지. 나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새 생명을 얻었고, 양선생님은 간이 나빠 아드님한테 귀한 간을 선물받아 새 생명을 받았으니까. 죽음을 한번씩 초월한 사람들 둘이 무대에 서니까, 서로 더 아끼고 감사하게 되더라구.
양택조 사실 시작 전에는 조금 걱정했어요. 이거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도중에 그만두는 게 아닌가 하고. 이인극이기 때문에 연기 중에 쉴 시간이 거의 없거든. 그런데 연습을 하고 체력이 길러지니까 지금은 걱정 없이 하고 있지.



[늙은 부부이야기]는 노년에 찾아온 사랑에 대해 그리고 있느데, 노년의 로맨스를 그리니까 어떠세요.
양택조
내가 사춘기부터 손자 두 명을 본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왔잖아요. 그런데 지금 사랑에 대한 마음이 사춘기 때 보다 더 해. 내 입장에는 여자를 더 밝히는 거지(웃음). 노인들은 사랑 안 하나. 똑같이 좋지. 오히려 더 좋지. 쿠바에 90살이 넘은 음악가를 인터뷰 한 게 기억나네. 나이가 정말 90이 넘었는데 연애하는 건 그렇게 좋대. 멋쟁이야.
사미자 늘그막에 연애라고 해서 난 혹시 군내나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 연애의 설레임도 있고 사랑을 하면서 변화하기도 하고. 오히려 더 애틋해요. 연기자로서는 행운이지. 정말 배우라면 하고 싶을만한 연극이고 배역이니까. 출연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
양택조 난 연습하면서 눈물이 나. 재미있기도 하지만 가슴을 저미게 하는 이야기라.

연극 연습과정이 녹록치 않았을거 같은데, 힘든 점은 없었나요.
양택조 연습과정이 재미있었어요. 처음에는 체력이 조금 딸렸는데 지금은 이걸 하면서 더 건강해졌지.
사미자 연극 연습이라는 게 드라마와는 많이 달라. 사실 방송에서 연습하는 게 시간이 없으니 리딩만 간신히 하는 경우가 많지. 미니 시리즈는 쪽대본 받아서 바로 하는 경우도 있고. 처음에는 연습과정이 지루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재미있어. 좀 더 열심히 하면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겠구나 생각하니까 욕심도 나고.

두 분 연극무대에서 만난 건 처음이지요
사미자
처음이지. 드라마, 영화에서는 부부역할을 해봤는데 연극에서는 처음이에요. 익숙한 배우니까 다정한 친구 같아서 좋아요.
양택조 서로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죠. 사실 후배들이 우리 연기 코치하기가 좀 뭐하잖아. 그러니까 우리 둘이 서로 지도해주고 충고도 해주고 그러는 거지. 사미자씨하고는 서로 의지도 되고 호흡이 잘 맞아요.
사미자 연기에 대해 이야기가 잘 통해요. 내가 “아, 좀 질러주세요~”하면 “아, 예~”하면서 받아들이거든(웃음). 연기는 서로 싫어하면 안 돼. 정말 힘들어져.
양택조 연기자들이 서로 싫어하면 얼굴도 잘 보지 안 보지. 좋은 파트너를 만나야 해. 그리고 보면 우리는 찰떡궁합이지. 이순재, 성병숙씨 커플하고도 비교하면서 봐줘요. 그러려면 둘 다 봐야겠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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