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현장] 민자씨의 황금시대, ‘박민자가 기가막혀!’
작성일200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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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6일부터 선보일 연극 [민자씨의 황금시대]의 연습실엔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다. 영화, 드라마뿐만이 아니라 꾸준히 연극무대에 서고 있는 양희경을 비롯하여, 시트콤으로 첫 인사를 건넨 후 영화를 비롯하여 작년 연극[클로저]등 무대를 계속 탐하고 있는 배우 김영준, 그리고 연희단거리패에서 햄릿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이자 연출가로도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연출 김경익 등이 그들이다.
연극 [민자씨의 황금시대]는 가출 10년 만에 다시 딸을 찾아와 같이 살자고 하는 철없는 엄마 박민자와 차갑게 돌아서는 딸 미아의 순탄하지 않을 인생살이, 27살에 인어공주 공연을 보러 오는 순수청년 철수의 일편단심에 더하여 세탁소 하나 차려 소박하게 살고픈 사라와 인생 한방이라는 남실장의 로맨스가 어우러진다.
이번 작품은 신인작가 김태형의 <당신의 의미>를 배우 양희경을 염두에 두고 여러 번 개작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며 최근 대학로에 드문 창작극이라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파도여 슬퍼 말아라, 파도여 춤을 추어라, 파도여 서러워 마라’라며 박민자가 카바레 가수 허추나가 되어 부르는 노래 ‘무인도’처럼 슬퍼 말고 서러워 말고 기꺼이 인생 한가운데서 춤을 추도록 관객을 토닥거려 줄 연극인지, 연극[민자씨의 황금시대] 연습 현장에 살짝 들어가 보자.
첫 연극무대에 서는 미아 역의 심이영과 세세한 연출의 김경익
10년만에 딸을 찾아온 엄마 민자, 민자의 딸 미아를 사랑하는 순수청년 철수
소박한 꿈을 가진 사라와
나레이터 모델로, 연극배우 지망생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 미아
나레이터 모델로, 연극배우 지망생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 미아
10년만에 만난 민자와 미아
남실장의 호언장담. "조금만 기다려, 인생 한방이야"
연습 들어가기 전, 배우들의 한 때.
연습 들어가기 전, 배우들의 한 때.
[미니인터뷰] 카바레 가수가 된 양희경
푸근하고 넉넉한 옆집 아줌마에서부터 사치스럽고 허영기 가득한 ‘된장 아줌마’로까지 탄탄한 연기력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하고 있는 양희경.
작년 연극[늙은 창녀의 노래]의 지방 순회공연을 마치고 다시 [민자씨의 황금시대]에 카바레 가수로 선 그녀가 계속 무대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대를 통해서는 제가 오히려 관객들로부터 가져가는 것이 많아요. 제가 하는 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은 이미 마음이 열린 분들이 많으시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배우들에게 바로 다가오거든요. 그분들의 좋은 기를 받고 있는 거죠.”
영화나 연극, TV드라마에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고 있지만, 각각의 작업 과정이나 요구하는 연기 스타일은 다르다고 말하는 그녀.
“연습 과정이나 작업 환경, 사람이 바뀌면 그 안에 있는 저도 바뀌죠. 이런 변화나 자극들이 저에게도 신선하게 다가오고, 조금 느슨해지려는 스스로를 조금 더 타이트 하게 만들어 주기도 해요.”
영화나 연극, TV드라마에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고 있지만, 각각의 작업 과정이나 요구하는 연기 스타일은 다르다고 말하는 그녀.
“연습 과정이나 작업 환경, 사람이 바뀌면 그 안에 있는 저도 바뀌죠. 이런 변화나 자극들이 저에게도 신선하게 다가오고, 조금 느슨해지려는 스스로를 조금 더 타이트 하게 만들어 주기도 해요.”
양희경이 연기하는 박금자는 어떤 사람일까. 그녀는 단번에 ‘철딱서니 없는 여자’라고 말한다. “외동딸로 고생 모르고 산 여자니 남자 보는 눈이 있었겠어요? 그런데 결혼해 살다보니 꿈꾸던 남자는 아니었고. ‘내가 너와 결혼했는데, 니가 나를 싫어해? 그럼 나가야지’하는 단순한 여자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희경은 어쩔 수 없는 모성애 때문에 딸에게 돌아오는 게 바로 엄마고 그런 엄마 중의 한 명이 민자씨임을 놓치지 않는다.
세상 엄마는 다 같으나 표현의 차이가 있다면서 자신은 100의 30만큼만 표현하고 나머지는 가슴에 품고 있는 엄마란다. 이제는 다 큰 자식들이 숨겨진 70을 찾아 오더라고 말하는 그녀는, 연습실에서도 넉넉한 간식거리를 잊지 않고 신인배우들에게 진심어린 격려도 빼놓지 않는 따뜻한 엄마라는 한 스텝의 귀띔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아픔이 한 가지씩은 다 있겠죠. 그 아픔의 깊이와 상관없이 위로 받고 싶고, 치유 받고 싶은 관객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관객들로부터 받는 게 많다던 양희경은, 그렇게 끝까지 관객들에게 위로의 토닥거림을 얼마만큼이고 줄 마음으로 연습 무대로 나선다. 또 다시 관객들은 그녀에게 마음을 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글 : 황선아(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una1@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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