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베르나뎃> 뉴욕에 로미오가 나타났다!

줄리엣을 찾기 위해 시공간을 뛰어 넘은 로미오가 있다. 1960년대 뉴욕 브루클린에 떨어진 로미오는 줄리엣은 못 찾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기만 한다. 미국의 유명 TV프로그램인 <세사미스트리트>의 작가인 마크 잘즈만(Mark Saltzman)이 쓴 뮤지컬 <로미오 앤 베르나뎃>이 오는 7월 국내 공연을 앞두고, 한창 연습 중인 현장을 공개했다.

2003년 미국 초연 이후 플로리다 카보넬 어워드에 최우수 신작, 감독, 남우/여우주연상 등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한 이 작품은 이탈리아, 뉴욕, 침실, 결혼식장 등 다양한 공간을 넘나드는 배경과 모던한 클래식컬 음악의 조합, 줄리엣이 아닌 제 3의 여인 베르나뎃 등장 후 일어나는 코믹한 사건들이 압권인 작품.

한국 공연에서는 연극 <클로져>, <나생문> 등의 작품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구태환이 연출이 맡았으며, 김법래, 오진영, 김태훈 등 뮤지컬<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들과 뮤지컬<화장을 고치고>, <위대한 캣츠비>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최성원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벽면에 붙인 공연 사진들을 보고 동선을 구상하는 구태환 연출과 배우들

디노(최성원 분)와 그의 아버지 델칸토(이지수 분)

로미오(김태훈 분)는 델칸토와 만나 떠나온 고향 이야기를 하는데.
음악은 지금, 동선은 기록하고, 대사도 빠짐없이. 연습에 열중인 연출부

또 한 명의 로미오 원종환이 가슴을 부여 잡으며 고향을 그리고 있다
로미오와 델칸토의 이중장에 끼어든 디노의 엉뚱발랄 노래 한 곡



미니 인터뷰연출가 구태환

연극 <이름을 찾습니다>, <심판>, <클로져>, <나생문> 등 우리에게 잘 짜여진 연극 무대로 더욱 익숙한 연출가 구태환이 이번엔 뮤지컬 무대를 만들고 있다.

“미국 유학 후 국내 들어와서 마술과 뮤지컬이 어울린 <러브 이즈 매직>이라는 작품을 했어요. 뮤지컬을 계속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연극을 하다 보니 좀 미뤄진 거죠.”

현재 공연 중인 연극<나생문>과 올 가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선보일 연극 <벚꽃동상>을 앞두고, 뮤지컬 <로미오 앤 베르나뎃>의 구태환 연출은 춤추고 노래하는 연습과정이 스스로 신명이 나 즐겁게 하고 있다고 연신 웃음이다.

“처음 연출 제의를 받고 대본을 읽어봤는데, 보통의 뮤지컬과는 굉장히 틀리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사 뮤지컬 같아요.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말이 되게 만드는 것이 제 임무죠. 그런데 그 말이 안되는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어요.”

극장에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함께 본 연인 중 여자가 비극적인 결말에 너무 몰입하자 계획된 데이트로 흐르지 않는 것에 불안을 느낀 남자는 거짓 이야기를 꾸민다. 로미오는 죽은 것이 아니라 수면제를 먹고 깊고 오랜 잠에 빠졌을 뿐이라는 것. 그렇게 로미오는 다시 깨어나 현대로 와서 색다른 사람들과 남다른 사건에 부딪히며 이야기는 흘러간다.

“이 작품의 뮤지컬 넘버들이 너무 좋아요. 1막에 나오는 축제 때의 음악이라든지, 2막에 나오는 4중창은 굉장히 하모니가 잘 어우러지면서도 예쁜 맛이 있어요.”

클래식에 바탕을 둔 뮤지컬 넘버들은 연습 시간 내내 노래 잘하기로 유명한 배우들의 목소리로 연주되고 있었다.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상황이 너무나 코믹한 작품이에요. 꼭 젊은 커플들 뿐만이 아니라 사랑이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닫고 싶은, 이미 깨달은 혹은,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작품입니다.”

셰익스피어의 무게를 잠시 접어둔 자유로운 변주 같은 이 작품에 구태환의 솜씨가 어떤 맛을 낼 지 기대해 본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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