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으로 만나는 로미오와 줄리엣, ‘신선하네’


셰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이 창극으로 태어났다. 국립창극단이 2009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이 그것. <로미오와 줄리엣>은 창극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번안 작품이라는 점에서 국악계는 물론,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시대적, 지리적 배경을 한국화 해 중세 베로나 몬테규 가의 로미오와 캐퓰릿 가의 줄리엣이 아닌, 영남과 호남을 이어주는 팔량치 고개 근처, 전라도 남원 귀족 최불립의 딸 주리와 경상도 함양 귀족 문태규의 아들 로묘의 사랑 이야기로 진행된다. <청>의 창극본을 맡았던 국립창극단원 박성환이 구성하고 안숙선 명창이 소리작곡을 해 셰익스피어의 아름다운 문체를 우리의 판소리에 절묘하게 녹여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창극본과 연출을 맡은 박성환 연출은 지난 4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창극은 독특한 것,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무대라는 걸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시대적 배경이 옛 조선시대로 옮겨온 만큼, 원작 속의 파티는 우리 전통 연희 축제판으로 바뀌어 탈춤, 버나돌리기, 꼭두각시 놀음 등으로 보여준다. 배우는 국립창극단의 간판 스타 박애리와 임현빈, 젊은 소리꾼 민은경과 이광복이 주리와 로묘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지난 2005년 국립창극단원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해 기존 다섯 바탕 이외에 새로운 창극 레퍼토리를 개발하고자 진행된 ‘젊은 창극’ 시리즈는 2005년 <장끼전> 2006년 <시집가는 날> 2007년 <산불>로 이어진 바 있다. 2009년 ‘젊은 창극’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시작으로 오는 3월 3일부터 8일가지 <민들레를 사랑한 리틀 맘 수정이>로 이어질 예정이다.

창극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장면


 
풍물패와 연희꾼들의 들썩이는 잔치에 등장한 최불립의 딸 주리

 
문태규의 아들 로묘와 최불립의 딸 주리의 첫 만남

 
"유모 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지 뭐야!"



 
"나 이제부터 문로묘 안할게, 내 이름이 너의 원수라면 다 버려버리겠어"
"오, 로묘~근데 너 날 너무 식은 죽 먹기로 생각하면 죽어!"


 
원수인 두 집안 몰래 무당집에서 혼례를 올리는 로묘와 주리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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