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소나타> 쉽게 극복되기 힘든 모녀의 갈등

평생 친구가 되기도 하지만, 때론 좀처럼 극복할 수 없는 애증의 사이가 되기도 하는 모녀. 서로를 원하지만 보듬어 안는 방법에 서투른 엄마와 딸의 이야기, 연극 <가을소나타>의 막이 올랐다.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르히만의 1789년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성취욕이 강한 피아니스트 엄마 샬롯과 제대로 된 엄마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지 못한 딸 에바가 7년 만에 재회했으나, 숨겨왔거나 미처 깨닫지 못한 서로를 향한 갈등이 다시 한번 폭발하게 된다.

엄마 샬롯 역을 맡은 손숙은 “45년 넘게 아티스트로 살아온 살롯은 엄마로서는 대단히 서툴러, 딸을 사랑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설명했다. 또한 엄마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지만 결국 과거 아픈 상처의 기억에 또 다시 대립하게 되는 딸 에바 역에 나선 추상미는 “엄마를 사랑하지만 증오하기도 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내면의 상처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끝임없이 소통하려 시도하지만 용서와 화해에 쉽게 이르지 못하는 두 모녀를 중심으로 극이 펼쳐지는 이 작품을 두고 박혜선 연출은 “지금 여기서 결론을 짓기 보다는 다음 기회에 좀 더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섬세하고 밀도감 있게 작품을 그려나가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와는 다른 결말이 숨겨진 연극 <가을소나타>는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가을소나타> 공연장면

아내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에바의 남편 빅토르.


"엄마에게 보낼 편지를 썼어요."


"설마 했는데, 엄마가 오신데요, 그것도 빨리!"


7년 만에 만난 모녀.


"그 생각만 하면 머리가 지끈거려요."


"그건 너의 생각이지. 난 절대 그렇지 않아!"


"딸에게 보여주려고 예쁜 드레스를 입었지."


"난 널 참 오래 생각했단다, 그렇고 말고."


'그래, 사흘은 있어야겠지.'


"한번도 엄마를 이기지 못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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