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부림 쳐도 사랑 받을 수 없는가, 연극 <뷰티퀸>

“아마 엄마는 절대 죽지 않을 거야. 영원히 거기 버티고 있을 거야. 날 괴롭히기 위해서”
“난 절대 안 죽어. 일흔 살이 돼서야 내 장례식을 치르게 될 걸."


모녀간의 대화라고 하기엔 섬뜩한 말들이다. 마흔이 되도록 이렇다 할 연애 없이 늙어가는 노처녀 모린과 딸을 곁에 두기 위해 끊임없이 간섭하는 엄마 매그. 황량한 아일랜드 언덕배기에 사는 이 두 모녀는 사랑 받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사랑할 수도, 사랑 받을 수도 없다.

연극 <필로우 맨>의 작가 마틴 맥도나의의 처녀작 <뷰티퀸>이 초연 무대에 올랐다. 실력파 연극 배우들 홍경연, 김선영, 신안진, 김준원이 모여 마음이 황량한 사람들의 일상의 파편을 펼쳐 보인다. 지난 13일 연극 <뷰티퀸> 프레스콜에서 뮤지컬 해븐 박용호 프로듀서는 “<필로우 맨>에서 마틴 맥도어의 글 솜씨에 반했던터라, 그의 작품 중 우리 관객들이 호응할 수 있는 작품을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번역을 맡은 이문원은 “마틴 맥도어는 원초적 인간관계를 탄탄한 스토리로 보여주는 희대의 천재 작가”라고 말했다.

연극 <뷰티퀸>은 1996년 마틴 맥도나가 25살 되던 해 8일만에 쓴 그의 처녀작. 작품 발표 후 비평가 협회 극장 어워즈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등에서 최고 연극상을 수상했고, 1998년 토니 어워즈에서 최고 연극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더 이상 나아질 것 없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잔인한 현실을 탄탄한 이야기가 황량한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뷰티퀸>은 1월 14일부터 2월 28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된다.

연극 <뷰티퀸> 공연장면

 
"12년 동안 엄마만 돌보면서 살았어" 마흔살의 딸 모린(김선영)

 
"넌 내 죽을 끓여 줘야해" 딸에게 집작하는 노인 매그(홍경연)

 
"모린한테 파티에 참석하라고 전해줘요" 아일랜드의 방황하는 젊은이 레이(김준원)

 
레이가 남긴 쪽지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매그


"엄마 나한테 뭐 숨긴 것 없어"

 
"니가 날 돌보지 않으면 누가 날 돌보니"

 
오랜만의 데이트

 
"넌 뷰티퀸이었어"

 
어색한 두 사람

 
"기차역에서 그를 만났어!!"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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