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한방은 있다” <이기동 체육관>

7~80년대, 못 먹고 못 입던 시설, 이 악물고 주먹 날리며 설움도 날려 온 국민의 인기를 받았던 권투가 작은 무대에서 다시 살아났다.

한때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술에 절어 사는 관장 이기동이 운영하는 서울 변두리의 한 체육관. 하루 일과가 저물 무렵 이곳에 모여든 사람들은 서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시민들이다. 극성스러운 부장 밑에서 아부를 해가며 살아가야 하는 보험 판매원, 따뜻한 연애 한번 못해본 항상 다이어트 중인 노처녀, 어렸을 적 챔피언 이기동을 동경한 또 다른 남자 이기동, 권투에 이끌려 아빠의 극심한 반대에도 링에서 내려오지 않는 딸. 각자 한 가지씩 아픔을 품고 체육관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는 소소하면서도 특별하다.

본격 권투 연극인 만큼 배우들의 안정된 권투실력은 이 작품의 리얼리티를 살려주는 백미다.  특히 배우들이 3대월 간 프로복서에 준하는 트레이닝을 받아 보여주는 실감나는 권투 장면은 진한 감동을 전해준다. 배우들의 노력은 극 후반부, 묵묵하게 체육관에서 각자 트레이닝을 하는 장면에서 더욱 빛을 발해 그들에게도, 우리에게도 ‘한방’은 있다고 몸으로 말하고 있다.

배우들의 진짜 땀과 열정으로 이뤄진 아날로그적 접근으로 오히려 주목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지난 2009년 초연하고 올해 4월 다시 앵콜 공연에 들어갔다.

<이기동 체육관> 공연장면
 
어리버리 신입 회원 이기동(오른쪽)

 
"권투는 말이야, 때론 반칙도 필요해!"

 
아들을 잃은 한을 품고 사는 전직 챔피언 이기동

 
"내 딸만은 권투 안 시켜"



 
"날 권투하게 놔두세요"

 


"저 기억 나시나요"

 
묵묵한 자기와의 싸움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미지 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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