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인생, “어쩌다 그린 그림 한 장”

120만 명의 광부들이 사는 탄광촌 애싱턴. 지하 200M 막장, 평균 10시간 작업, 월급 25만원. 연일 터지는 탄광 붕괴사고. 시커멓게 탄 광부들의 마음에 날아든 희망을 소재로 한 연극 <광부 화가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어쩌다 그린 그림 한 장으로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된 광부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실제로 미술감상수업을 통해 그림 그리는 일을 시작한 애싱턴 지역의 광부들은 ‘애싱턴 그룹’ 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광부 화가들>은 <빌리 엘리어트>의 작가 리홀의 최신작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토슈즈를 신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빌리에 이어, 붓을 든 광부들은“예술은 특별한 누군가의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를 향해 달려간다.


애싱턴 광부들 (좌측부터)
지미(원창연)_단순하고 잘 삐치지만 순수한 광부
꼬마(손성민)_호기심 반, 재미 반으로 광부들을 쫓아다니는 취직 못한 젊은이
조지(김승욱) 광부조합의 간부. 규율, 규칙을 강조하는 광부
올리버(윤제문)_그림을 그리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자아를 찾게 되는 광부
해리(이대연)_광산촌의 치위생사

한국버전 <광부 화가들>의 번역과 연출은 <칠수와 만수><거기>등 ‘촌철살인 연출’로 유명한 연출가 이상우가 담당했다. 여기에 권해효, 윤제문, 문소리 등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기파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작품의 중심을 잡는다.

연출가 이상우는 지난 4일 열린 프레스콜을 통해 “대본을 처음 보고 무겁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며 “’예술이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놓고 즐거운 코미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에게 즐거운, 재미있는 작품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며 “재미있는 무대가 가장 큰 목표”라는 말로 ‘의미 있는 코미디 작품’ 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무대에 설치된 세 개의 스크린을 통해 우드혼 탄광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애싱턴 그룹’의 작품을 비롯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반 고흐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2007년 뉴캐슬 라이브극장에서 초연된 연극 <광부 화가들>은 2008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 최고 연극상, TMA 어워드 올해의 최고 신작상 등을 수상하며 평단,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2010년 5월 브로드웨이 공연을 앞두고 있는 연극 <광부 화가들>의 세계 네 번째 무대이자, 비 유럽권 최초공연인 한국버전 <광부 화가들>은 오는 5월30일 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계속된다.

공연장면


광부들의 미술감상 교실을 위해 애싱톤을 방문한 강사, 라이언(권해효)
 

다들 아시죠? 티치아노


그림 속 의미, 이런 건 없어요. 각자 가슴속에 있는 거죠.


'대체 뭐라고 떠드는 거야'


정말 이 유명한 그림을 몰라요?
몰라요!
음.... 좋아요, 직접 그림을 그려봅시다!


광부들의 첫 작품, 그 결과는?


올리버, 정말 네가 그린 거야?


대단하다!


"오, 맙소사. 이 그림 제가 사겠어요."
미술 애호가 미망인, 헬렌(문소리)


"빨리 그리세요!"
아르바이트로 누드모델을 하는 당찬 학생, 수잔(장아름)


으음~그 그림, 정말 감각있었어요!


당신을 후원하고 싶어요.
돈을 줄게요, 당신은 그냥 그림만 그려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댓글1

  • A** 2010.05.10

    정말 기대되는 공연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