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33개의 변주곡>의 비밀이 밝혀진다

귀가 먹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던 베토벤의 말년, 그는 왜 평범한 왈츠곡을 33편의 변주곡으로 만드는데 열중했는가. 음악학자 캐서린의 궁금증으로 연극 <33개의 변주곡>은 시작된다.

루게릭 병에 걸린 음악학자가 생의 마지막 열정을 쏟아 베토벤이 작곡한 ‘디아벨리 왈츠에 의한 33개의 변주곡’의 비밀을 풀어가는 연극 <33개의 변주곡>의 막이 올랐다. 영화감독이자 연극 연출가인 베네수엘라 출신의 모이시스 카우프만이 쓰고 연출해 2009년 3월 뉴욕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당시 명배우 제인폰다가 음악학자인 캐서린 브랜트 역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한 무대.

한국 초연 무대는 연극 <하얀앵두> <다윈의 거북이>등을 통해 섬세하고 깊이 있는 작품을 선보인 김동현이 연출을 맡았으며, 연기파 배우 윤소정, 박지일, 이호성이 각각 루게릭 병에 걸린 음악학자 캐서린, 베토벤, 그리고 악보 출판업자 디아벨리 역으로 나섰다.

지난 주 작품의 주요 장면을 공개하기에 앞서 김동현 연출은 “음악에 담아 있는 일상의 소중한 순간이 베토벤이 찾아낸 것임과 동시에 이 작품의 주제”라고 설명했다. 공연 준비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윤소정은 다소 울먹이는 목소리로 공연 개막에 감격해 하는 동시에 매몰된 광산에 갇혀 있다 극적으로 구출된 33인의 칠레 광부 이야기에 빗대어 “33은 행운의 숫자”라며 인상 깊은 다짐을 보여주었다.

음악 출판업자 디아벨리가 자신의 회사 홍보를 위해 작곡한 왈츠곡을 여러 유명 작곡가들에게 보내 변주곡을 써 달라는 부탁이 사건의 발단이다. 평소 왈츠를 싫어했을 뿐더러 그 왈츠곡에 악평을 더했던 베토벤이 총 33개의 변주곡을 작곡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작품에 대한 비밀은 청력을 상실해 가는 베토벤과 루게릭 병으로 생의 끝을 예감하는 음악학자의 교감, 자신을 아끼지 않고 연구에 몰두하는 엄마를 바라보며 조금씩 이해해 가는 딸 등의 드라마와 함께 한다.

무대 한 쪽에선 연극의 각 장 마다 디아벨리 변주곡이 연주된다. 토니상 무대디자인상을 수상한 스크린을 활용한 암시적인 무대도 독특하다. 연극 <33개의 변주곡>은 오는 11월 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한다.

연극 <33개의 변주곡> 공연장면


'33개의 변주곡'의 비밀을 탐구하는 음악학자 캐서린(윤소정)


아픈 몸으로 베토벤 문서 보관소에 간다는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 딸(서은경)


베토벤, 과연 그는 왜 맘에 들지 않았던 왈츠 변주곡 작곡에 힘쓰는가?


살며 사랑하며, 그것이 행복. 엄마의 간호사(이승준)와 연인이 되는 딸


천재와 광인 사이, 베토벤(박지일)


베토벤 하우스에서 그녀는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엄마를 이해해 가는 딸, 그런 딸을 다시 보게 되는 엄마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 사진: 이민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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