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디팬미팅] 됴화만발한 연습실에서, 조광화 연출&배우들과의 만남
작성일2011.09.01
조회수16,938
짧게 자른 머리카락, 매서운 눈빛, 온 몸에 진흙을 바른 강렬한 배우들이 등장했다.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긴 칼 옆에 차고 영겁의 외로움을 자욱하게 서려놓는 이곳은 연극 <됴화만발> 연습실. 개막을 11일 앞둔 지난 8월 26일 연습실에는 본무대에 대한 호기심과 관객들의 반응에 대한 궁금함이 팽팽하게 맞닿아 있다. 10년 만에 창작연극무대를 준비하는 조광화 연출이 그 사이에 등장했다.
복숭아 꽃이 만발한 그곳에 무슨 일이?
“의상도 오늘 처음 입어보고, 분장도 몇 명만 했지만, 잘 보시고 나서 솔직한 평 부탁드립니다.”
1947년 발표된 일본 작가 사카구치 안고의 단편 소설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에서’와 프랑켄슈타인 모티브로 창작된 <됴화만발>은 검객괴담을 부제로, 무협, 만화, 괴담, 설화 등이 복합된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
주인공 검객 케이의 박해수를 비롯, 진흙에 굴러 생과 사를 떠도는 듯한 무리의 거친 사내들이 관객들의 코 앞에 들이 닥친다. 빈틈 없는 적막, 그 장면들을 미리 공개한다.
약 2시간의 쉼 없는 질주 후 모인 자리. 쓰고 연출한 조광화와 케이 역의 박해수, 의원 역의 홍원기, 안무가 심새인을 포함, 배우와 스텝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관객들의 질문은 쉬이 끝날 줄 몰랐다. 조광화 연출의 설명이 더해진다.
Q. 이번 작품의 컨셉이 무엇인가요?
만화 ‘다세포소녀’에 보면 가난, 고통, 그런 것들을 힘겹게 짊어지고 다니잖아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자기가 쌓아왔던 걸 갖고 사는 거죠, 힘겹게. 이 작품의 케이도 무사로서 본능적으로 칼이 자신에게로 들어오면 그 상대를 죽이는데, 그게 너무나 권태로운 겁니다. 생사가 갈리는 대결들 속에서도 그게 반복되는 권태로운 삶, 외로움, 이런 느낌이 들도록 표현이 되어야 하는데 아닌가요? (웃음)
Q. 삶에 대한 비관적인 느낌이 강하게 느껴져요.
<남자충동>이라는 작품을 할 때부터 생각했던 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겁지만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대중적인 장르를 활용해 보자, 하는 것이었어요. 외로움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겁고 부정적인 느낌을 주지만, 만화를 보면 멋있는 주인공이라 할지라도 예쁜 여자가 등장하면 앙탈 부리는 표정으로 다리가 수십 개 그려져 있잖아요. 그런 표현들에 관객들이 익숙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죠.
현대는 쇼 적인 것에 익숙해져서 너무 무겁기만 하면 관객들이 힘들어 할 것 같아 은근한 유머를 지향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끝 부분에서는 끊임없는 허망함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킬링 타임 용 쇼는 볼 때는 즐겁지만 극장에서 나올 때 다소 허망한 반면, 희랍극의 비극적 영웅을 묘사할 때 생의 에너지를 얻게 되는데, 그런 걸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복숭아 꽃의 의미는?
원작 소설에서는 ‘벚꽃’이에요. 벚꽃은 확 폈다 확 사라지고, 생과 사가 분명하지요. 소설의 출발점인 설화가 시체들을 먹고 자라는 나무가 바탕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벚꽃의 정서보다는 무릉도원, 영생을 얻는 복숭아의 이미지가 더욱 친숙하죠. 복숭아가 섹시함, 생명력, 동시에 영원한 삶의 의미를 갖고 있는 동시에, 다른 꽃이 피기 전에 먼저 확 피었다가 지는 건 벚꽃과도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안무가 인상적이에요. 배우들도 멋있고요.(웃음)
무술 감독님을 모실까 하다가, 액션이 들어가면 부상 위험도 크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을 스타일리쉬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춤이라고 생각하고 안무가를 섭외했죠. 심새인 안무가는 <남한산성> 때 솔로로 춤을 추기도 했던 배우입니다.
배우들이 몸만들기에 열심이에요.(웃음) 한 배우가 헬스 트레이너이기도 한데 가수들 트레이닝도 하고 있어요.
Q. 케이 몸에 그려진 문신의 의미가 궁금해요.
경혈도를 그려 넣을 예정인데 아직 다 못 그렸어요.(웃음) 작품 중에 등장하는 종이 인형에도 경혈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두 사람이 의원에게 영원한 생명을 뜻하는, 프랑켄슈타인 같은 존재라는 의미가 될 수 있겠죠.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쓰려고 하는데, 이야기는 전혀 다르겠지만, <됴화만발>이 그 전초전이라고 생각해도 될 듯 합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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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꽃이 만발한 그곳에 무슨 일이?
“의상도 오늘 처음 입어보고, 분장도 몇 명만 했지만, 잘 보시고 나서 솔직한 평 부탁드립니다.”
1947년 발표된 일본 작가 사카구치 안고의 단편 소설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에서’와 프랑켄슈타인 모티브로 창작된 <됴화만발>은 검객괴담을 부제로, 무협, 만화, 괴담, 설화 등이 복합된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
주인공 검객 케이의 박해수를 비롯, 진흙에 굴러 생과 사를 떠도는 듯한 무리의 거친 사내들이 관객들의 코 앞에 들이 닥친다. 빈틈 없는 적막, 그 장면들을 미리 공개한다.
약 2시간의 쉼 없는 질주 후 모인 자리. 쓰고 연출한 조광화와 케이 역의 박해수, 의원 역의 홍원기, 안무가 심새인을 포함, 배우와 스텝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관객들의 질문은 쉬이 끝날 줄 몰랐다. 조광화 연출의 설명이 더해진다.
Q. 이번 작품의 컨셉이 무엇인가요?
만화 ‘다세포소녀’에 보면 가난, 고통, 그런 것들을 힘겹게 짊어지고 다니잖아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자기가 쌓아왔던 걸 갖고 사는 거죠, 힘겹게. 이 작품의 케이도 무사로서 본능적으로 칼이 자신에게로 들어오면 그 상대를 죽이는데, 그게 너무나 권태로운 겁니다. 생사가 갈리는 대결들 속에서도 그게 반복되는 권태로운 삶, 외로움, 이런 느낌이 들도록 표현이 되어야 하는데 아닌가요? (웃음)
Q. 삶에 대한 비관적인 느낌이 강하게 느껴져요.
<남자충동>이라는 작품을 할 때부터 생각했던 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겁지만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대중적인 장르를 활용해 보자, 하는 것이었어요. 외로움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겁고 부정적인 느낌을 주지만, 만화를 보면 멋있는 주인공이라 할지라도 예쁜 여자가 등장하면 앙탈 부리는 표정으로 다리가 수십 개 그려져 있잖아요. 그런 표현들에 관객들이 익숙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죠.
현대는 쇼 적인 것에 익숙해져서 너무 무겁기만 하면 관객들이 힘들어 할 것 같아 은근한 유머를 지향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끝 부분에서는 끊임없는 허망함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킬링 타임 용 쇼는 볼 때는 즐겁지만 극장에서 나올 때 다소 허망한 반면, 희랍극의 비극적 영웅을 묘사할 때 생의 에너지를 얻게 되는데, 그런 걸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복숭아 꽃의 의미는?
원작 소설에서는 ‘벚꽃’이에요. 벚꽃은 확 폈다 확 사라지고, 생과 사가 분명하지요. 소설의 출발점인 설화가 시체들을 먹고 자라는 나무가 바탕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벚꽃의 정서보다는 무릉도원, 영생을 얻는 복숭아의 이미지가 더욱 친숙하죠. 복숭아가 섹시함, 생명력, 동시에 영원한 삶의 의미를 갖고 있는 동시에, 다른 꽃이 피기 전에 먼저 확 피었다가 지는 건 벚꽃과도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안무가 인상적이에요. 배우들도 멋있고요.(웃음)
무술 감독님을 모실까 하다가, 액션이 들어가면 부상 위험도 크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을 스타일리쉬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춤이라고 생각하고 안무가를 섭외했죠. 심새인 안무가는 <남한산성> 때 솔로로 춤을 추기도 했던 배우입니다.
배우들이 몸만들기에 열심이에요.(웃음) 한 배우가 헬스 트레이너이기도 한데 가수들 트레이닝도 하고 있어요.
Q. 케이 몸에 그려진 문신의 의미가 궁금해요.
경혈도를 그려 넣을 예정인데 아직 다 못 그렸어요.(웃음) 작품 중에 등장하는 종이 인형에도 경혈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두 사람이 의원에게 영원한 생명을 뜻하는, 프랑켄슈타인 같은 존재라는 의미가 될 수 있겠죠.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쓰려고 하는데, 이야기는 전혀 다르겠지만, <됴화만발>이 그 전초전이라고 생각해도 될 듯 합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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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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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님 2011.09.02
당일 참가자입니다만, 당시의 질문과 답정리가 다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