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풍성해진 웃음! 2년 만에 돌아온 <영웅을 기다리며>

카리스마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깨알방정' 이순신 장군이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 제작진은 지난 10일 대학로 PMC자유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했다.

'깨알방정' '욕쟁이'
웃음 자아내는 이순신의 새로운 모습

<영웅을 기다리며>는 난중일기에 기록되지 않은 1957년 7얼 29일부터 31일까지의 이순신의 행적을 상상 속에서 코믹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순신을 위엄 있는 명장의 모습이 아닌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재탄생시켜 웃음을 준다. 2008년 창작팩토리 우수 뮤지컬 제작지원 최우수작에 선정돼 2009년, 2010년 공연된 이 작품은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각본과 연출을 함께 맡은 이현규는 "지난 2년 반 동안 했던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이 공연에 녹아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기존 작품에 담겼던 사념이나 정치적인 메시지를 덜고 스토리를 더욱 탄탄하게 다졌다. 음악을 더 풍성히 하고, 무대 등 미술적인 부분도 더 세련되게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익히 알려진 것 과는 달리 허술하고 엉뚱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이순신 장군 역에는 <영웅>의 조휘와 <남한산성>의 손광업이 더블캐스팅 됐다. 적장 이순신을 납치한 외로운 일본무사 사스케는 이신성·강성이, 이순신을 '아재'라 부르는 소녀 막딸은 자두·김지민이 연기한다.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를 연기했던 조휘는 이번 작품에 대해 "<김종욱 찾기>에서 멀티맨을 맡은 적이 있어 코믹연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배우는 울고 있지만 관객은 웃게 되는 상황적인 코미디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너무 하고 싶은 작품이었는데,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는 자두는 "내가 볼 때 재미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재미있지 않겠나 생각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무대에 설 수 있었다"고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신성과 함께 일본 무사 사스케 역을 맡은 강성은 "대본을 처음 봤을 때도 매력적이었고, 배우가 대본보다 훨씬 더 풍성하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았다"고 출연계기를 밝혔다. 드라마 배우 및 가수로도 활동해온 그는 뮤지컬의 매력으로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능청스런 이순신의 모습 
손광업·조휘 연기 돋보여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주인공 이순신·사스케·막딸의 첫만남을 시작으로 이순신이 우연한 기회에 거북선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장면 등이 공개됐다. 뮤지컬을 포함해 연극·드라마 배우 및 가수 등으로 제각기 다양한 무대에 올랐던 배우들은 각자 맡은 역할을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특히 이순신 역할을 맡은 손광업과 조휘는 걸걸한 목소리로 욕을 하다가도 사소한 일로 토라지는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연신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사스케(강성)의 포로가 된 이순신(조휘)은 막딸(김지민)에게도 홀대받는다.
고향에 두고 온 여인 요오꼬를 잊지 못하는 사스케(강성)에게 충고하는 이순신(조휘)
이순신(조휘)은 자라의 등껍질을 보고 거북선을 떠올린다.

이신성과 강성의 날렵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홀로 전장에 남은 일본 무사 사스케와 잘 어울렸다. 막딸과 요오꼬 등 1인 2역으로 분한 자두와 김지민의 연기도 매끄럽다.

<영웅을 기다리며>는 오는 10월 31일까지 대학로 PMC자유극장에서 볼 수 있다.

이순신(손광업)
막딸(자두)
막딸(김지민)과 사스케(강성)
막딸(김지민)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