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 장재혁의 성민
작성일2005.10.13
조회수11,588
만화나 영화에 나옴직한
주인공 성민
그는 96년 KBS 슈퍼 탤런트에서 은상을 수상하면서 연기생활을 시작한 배우이다. ‘왕과 비’, ‘야인시대’ 등에서 그는 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이다. 처음 봤을 때 깎아 놓은 듯한 이미지가 만화나 영화에 나올 듯한 주인공 같은 꽃미남(?)이다. TV를 통해서만 볼 수 있던 그를 무대에서 볼 수 있다니 기대 이상이라고나 할까?
“처음 대학을 들어갈 때 영화 연출로 들어갔다가 집안 사정도 그렇고 해서 연기자가 되었어요.”
그가 연기하게 된 계기가 집안 사정으로 인해 시작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만한 끼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직업이 연기자일 것이다. 그는 영화 연출가를 꿈꾸며 대학을 들어가게 되었고,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뭐든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그는 학비를 직접 벌고 학교를 다니기 위해 연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그것으로 좌절하지 않은 듯 하다. 연기자로서의 끼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그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사실적인 것을 좋아했다. 리얼리즘 영화를 추구했던 그는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를 좋아했었다. 그래서 영화연출을 준비했었던 것이지만 이제는 배우로 그를 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가 TV연기를 하지만 무대를 서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오디션을 보게 된 것은 뮤지컬이라는 것을 하는무대라는 곳은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강한 호기심에서 오디션에 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생각대로 무대 위에 서서 뮤지컬의 매력을 한껏 느끼고 있는 중이다.
“소속사에서 오디션이 있다고 해서 한 번 오디션을 봐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노래를 잘 한다거나 춤을 잘 춘다거나 하는 편이 아니라서..”
방송연기와는 너무도 다른 무대연기가 성민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카메라 앞에서는 디테일한 감정의 연기가 필요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그의 디테일한 연기가 보이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그가 했던 패턴대로 연기를 하면 무대에서는 뒤에 있는 자리까지 디테일한 연기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지 고민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닌 듯 하다. 지금은 프리뷰 공연을 지나 본 공연이 진행되고 있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성민은 조금씩 조금씩 무대의 참 맛을 알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아직까지 완벽하게 무대에서의 표현방법과 동작 등을 만들어 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조금씩 하면서 ‘이렇게 표현하면 저 만큼까지 내 표현력이 관객들에게 가는구나’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그런 재미가 있어요. 또 다른 연기를 배운다고 생각해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제가 들어가는 분량이 그리 많지 않았어요. 전형적인 주인공 스타일이죠. 말 멋있게 하고, 말 수도 없고, 무뚝뚝하고. 그렇게만 표현되어 있었어요.” 그는 대본을 보고 이런 캐릭터는 금방 식상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간중간 다른 소스를 넣어서 자신만의 표현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제스처나 말투 등을 넣어서 색다른 걸 보여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자신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연출과 상의해서 표현은 했는데 관객들에게 잘 보여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내심 걱정하고 있다.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통통 튀는 캐릭터가 많잖아요. 그래서 저도 마찬가지로 튀면 맥이 끊어질 것 같아서 통통 튀는 느낌의 리듬을 타면서 무겁지만은 않고 그렇다고 결코 가볍지 않게 표현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는 매 작품마다 그런 진지하고 노력하는 배우로 < 뮤직 인 마이 하트 >에 스며들어와 자신의 기량을 맘껏 선보이고 있다.
그의 캐릭터는 노처녀 희곡작가 이민아를 사랑하게 되는 장재혁이다. 장재혁은 꽃미남 배우이고 오랜 꿈이었던 연극 연출을 준비 중이다. 민아의 내숭을 알면서도 그런 그녀가 사랑스럽기만 하다. 담백하면서도 능글맞고, 핸섬하면서도 느끼한 표현들을 성민 나름대로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에서 그의 캐릭터를 많이 녹여내고 있다.
“제가 연기하면서도 뮤지컬 전문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괜히 객식구가 들어와서 물 흐려 놓는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했어요.”
성민은 뮤지컬 무대가 처음이라서 그런지 참 많이 조심스러워 했다. 성민은 장재혁이라는 배역을 할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단다. 다른 배우들은 뮤지컬 전문 배우인데 그 틈에서 방송하던 사람이 들어와서 것 멋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진정한 배우이고 싶어한다. 그래서인지 이 역할이 너무도 잘 맞아 떨어져서 ‘성민이라는 배우가 장재혁이라는 캐릭터를 할 수 밖에 없겠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이런 말을 듣는다는 것은 자신이 생각했던 최대의 만족이라고 표현한다. 그 말을 들은 것만으로도 자신은 무대에 서 있다는 것이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분량이 적었다고 말씀 드렸죠? 그 때에도 분량이 적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하기 나름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분명히 달라질 거라 생각했어요. 카메라 연기였다면 관객들의 반응을 볼 수 없어서 답답했을텐데 무대는 즉각 반응이 오잖아요. 제가 표현하는 것에 관객들이 바로 반응을 보이니까 내가 표현하는 것이 관객에게 전달이 되는 구나 라는 느낌이 들어 굉장히 좋더라고요.” 그는 TV에서 무대로 옮겨 무대의 매력에 흠뻑 빠져 들고 있다.
“< 뮤직 인 마이 하트 >가 저를 선택해서 후회하지 않았으면 했어요. 조심스러웠던 것이 연기한답시고, 방송한답시고 거들먹거리기나 하고 어깨에 힘만 주고 다닌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싫었거든요. 최대한 이 팀에 빨리 흡수되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6명의 배우 안에서 그는 튀지도 않으면서 뮤지컬 전반적으로 큰 축을 잡아주고 있다. 극 중 민아의 사랑의 상대역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내고 있고, 상상 속 인물들과도 조합과 대비의 묘미를 넘나들면서 맥을 끊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성민은 방송과는 다른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고 느끼고 있다. 작업스타일도 그렇고 연기의 호흡도 그렇다. 방송에서는 연습해봤자 2, 3번 맞추고 촬영에 들어가지만 뮤지컬은 그렇지 않았다.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연습을 하면서 먼저 인간적으로 친해질 수 밖에 없고, 호흡은 스스로 맞추어져 서로의 불편함이 없이 극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한다. 누구 하나 자기 욕심 부리는 사람이 없고, 이런 끈끈한 정 때문에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성민은 오늘도 이민아와 사랑을 한다. 지금은 연기가 아니라 정말 극중 이민아를 보고 러브신이 있을 경우에 서로 마주보면 눈웃음이 저절로 나올 수 있을 정도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공연이 즐겁단다. 그렇다 보니 관객들은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즐거울 수 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머지 배우들과의 호흡도 잘 맞아서 < 뮤직 인 마이 하트 >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성민은 무대라는 곳을 밟아 보면서 자그마한 욕심이 생겼다. 그 욕심은 성민이라는 배우의 이름만 들어도 ‘저 사람 매력 있어. 배우로서 끌리는 부분이 있어’라는 말을 들으면 더 큰 행복은 없을 거라는 욕심을 가지게 된다고 수줍게 이야기 한다. 그러나 욕심만은 아닌 듯 하다. 그가 무대에 나올 때마다 터져 나오는 탄성과 박수소리에 당황한다는 성민에게 러브콜 하고 싶은 제작사가 많을 거라는 생각이 언뜻 스쳐간다.
평생 배우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남자 성민.
연기의 내공을 더 쌓아서 보여주고 싶어하는 성민.
자신이 모르는 에너지가 관객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새롭게 느끼고 있는 성민.
그가 이 가을에 선택한 < 뮤직 인 마이 하트 >는 편하게 보고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그런 뮤지컬일 것이다.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고 훈훈해 지는 사랑을 느끼면서 돌아가는 공연이길 성민은 바라고 있다. 뮤지컬 제목처럼 그의 마음속에도 배우라는 노래가 끊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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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이대훈 (wonderfuli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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