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의 미나 한애리
작성일2005.10.19
조회수11,730
그녀의 행복작업
초등학교 6학년 때에 교회에서 뮤지컬을 올리게 되었을 때부터 연기라는 것을 하고 싶었던 여자아이에서 여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뮤지컬 무대에 서고 있는 한애리를 만났다. 한애리는 연기가 재미있어서 시작을 했겠지만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극본도 함께 쓰고 무대에서 연기한다는 것이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대학도 연극영화과로 진학하게 되었고 지금은 단국대학교 뮤지컬학과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집에서 반대가 많았어요. ‘딴따라’라는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연극영화과를 가고 싶은데 방법을 찾다 찾다 못해 플룻을 배웠어요. 예,체능계로 들어가면 나중에 연극영화과로 빠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죠.”
그녀는 그렇게 하더라도 연기를 하고 싶은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플룻을 하다가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해 중간에 그만두었고, 다시 무용을 배우기 시작했으나 쉽게 지치고 성적도 떨어져서 무용도 그만 두었다. 고3이 되어서 연극영화과에 가겠다는 의사를 폭탄처럼 던진 한애리는 끝내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내고 학원을 등록하여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다.
용인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거쳐 단국대학교 뮤지컬학과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연기는 대학교 때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시립뮤지컬단에서 1년을 있었고, 외부작업을 시작한 것은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의 롯데 역을 하게 된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연강홀에서 두 번째 앵콜 때 뮤지컬 선배인 김선경과 더블로 롯데 역을 했다고 한다.
“전 완전히 초보였고, 김선경 선배는 연륜이 많으셨던 분이었기 때문에 감히 비교를 못하죠. 대 선배님과 경쟁이라는 것을 한다는 것이 말도 안되고, 선배님이 너무 많이 도와 주셔서 포기하지 않게 해 주었죠. 좋은 선배를 만났다고 생각해요.” 한애리는 교회에서 오랫동안 성가대를 해왔던 것이 자신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다듬어진 소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무대에서 잘 버티고 있는 것 같아서 스스로도 대견스럽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더 노력하고 다듬어야 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 유린타운 >, < 송산야화 >, < 파우스트 >를 거쳐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에 안착했다. 개인적으로 < 송산야화 >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한애리는 연약하고 어여쁜 역할이 여자의 고정 이미지라고 한다면 < 송산야화 >에서는 그런 모습이 아니어서 매력이 느껴지던 캐릭터라고 말한다. 호랑이 처녀역할이었는데 약하고 순수한 모성애를 발휘하는 강한 여성상을 보여주는 캐릭터였다. 한애리는 그런 역할을 좋아한다고 했다.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도 약간은 엽기적이지 않으면서도 엽기적이고, 여자의 겉모습과 속모습을 확연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맡은 것이 자신으로서는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의 연출을 맡고 있는 성재준과는 < 파우스트 >를 할 때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작년 성재준의 작품 < 살인사건 >에 캐스팅이 될 뻔 하다가 시간이 맞지 않아서 이번 작품에 캐스팅이 되었다고 한다.
“막막했죠. 발랄하고 털털한 역할인데 해 본 역할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만화 속의 인물이라서 그런지 사생활과 비슷한 점이 많이 있더라고요. 제가 표현하는 방식대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제대로 캐릭터를 잡았던 게 공연 20일 정도 남아 있을 때부터였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캐릭터 분석은 연기자의 입장에서 제일 중요하다. 극의 전반을 끌고 가는 캐릭터의 성격과 버릇, 말투, 생각까지도 잡아야 한다. 원래 만들어져 있는 수입 뮤지컬은 쉬울 수 있으나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는 창작물로 더 힘들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고민도 많았고, 싸움도 많이 했다. 성질이 나서 울고 싶을 때도 한 두번이 아니었던 한애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미나와 흡사한 자신의 모습을 끌어 올리는데 집중했고, 자신으로부터의 출발이 첫 시작임을 알기 시작하였다. 공연 1달 기간이 넘는 이 시점에는 자신으로부터 이끌어 내었던 것들을 다시 다듬고 만들어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무대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 보이고 있다. 자연스럽고 편한 연기를 보이게 되면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편하게 관람을 하게 된다는 이치를 그녀가 직접 느끼고 있는 것이다.
“계속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예요. 관객들과의 호흡을 통해 만들어 가는 것이 많거든요. 설마 이 장면에서 관객들이 좋아할까?라는 생각도 떠올리기도 하고 그랬는데 첫 공연이 끝나고 혼란스러워졌어요. 그 정도의 반응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했거든요. 의외의 반응에 당황스러웠지만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연습 때에는 절망에 빠져 있었거든요. 지금은 정말 행복해요.”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의 김선아는 동경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여자 주인공의 틀을 깨고 같은 인간이구나라는 공감대를 보여준 바 있다.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에서도 한애리는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김선아가 그랬듯이 예쁘고 동경의 대상이 되는 여자의 모습이 아닌 내숭과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 주면서 관객들이 같이 박수치고 좋아하며 ‘맞아. 나도 저런 거 있어’ 하면서 가까워질 수 밖에 없는 캐릭터로 무대에 서고 있다. 이것이 바로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한애리는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에게도 아낌없는 칭찬을 늘어 놓았다. 연기자의 자세를 몸으로 보여준 성민과 처음 만났지만 어색한 느낌 없이 함께 이 작품을 만들었던 임기홍, 이건영, 백주희, 최보영 모두 잊을 수 없는 동료들이라고 한다.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를 만들었던 사람들을 한 마디로 행복한 팀이라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하고 있다.
“배우로서 욕심을 가진다면 다른 장르에도 도전하고 싶은 건 배우라면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가장 제가 매력을 느끼는 건 뮤지컬이고, 배우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언제나 기회가 닿는다면 다른 장르도 하고 싶어요.”
다중적이라서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지는 그녀는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오기와 열정을 가지고 있고, 적당한 고집과 욕심도 겸비하고 있는 배우이다. 자기 몸이 망가질 정도로 욕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배우로서 조금씩 갖추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천천히 길게 보면서 연기의 맛을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녀는 마지막 말을 잊지 않았다.
“저희들이 열심히 준비했어요. 이 작품이 안되면 뮤지컬을 이제 할 수 없다는 각오로 저희의 이름을 걸고 하는 공연입니다. 후회없는 선택을 하시는 것이라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어요. 유쾌하고 통쾌한 사랑의 감동을 가지고 가신다면 저희는 그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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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이대훈 (wonderfuli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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