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근현대로 배경 옮긴 <로미오와 줄리엣> "독특하고 이국적인 작품 될 것"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중국 근현대를 배경으로 새롭게 펼쳐진다. 지난 16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국립극단과 중국국가화극원의 합작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국립극단과 중국국가화극원은 한중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이번 연극을 기획했다. 중국작가 레이팅이 각색하고 중국국가화극원의 상임연출가 티엔친신이 연출을 맡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문화대혁명이 일어났던 1960년대의 중국으로 배경을 옮겨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다.

극중 로미오는 홍위병 중 가장 열성적인 '공련파'의 행동대장으로, 줄리엣은 공련파와 대립하는 보수적인 '전사파' 가문의 딸로 등장한다. 두 사람은 공련파와 전사파가 극렬한 갈등을 겪는 와중에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강필석·전미도가 각각 로미오와 줄리엣을 맡았고, 김세동이 두 사람의 사랑을 돕는 과학자 뤄선생으로, 고수희가 줄리엣의 유모 캉화화로 분한다.


티엔친신 연출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티엔친신 연출이 직접 참석해 작품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티엔친신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을 문화대혁명 시대로 설정한 까닭에 대해 "그 시대가 가진 독특한 색채를 작품에 담고 싶었다. 두 사람의 사랑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펼쳐졌기에 더 참되고 순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의 이미지가 여러분에게 독특하고 이국적인 느낌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중·일 3국 국립극단이 상호 협력해서 아시아 연극을 활성화하고자 함께 하게 됐다"고 밝힌 손진책 예술감독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고전이 갖고 있는 보편성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동양연극의 형식을 활용해 역동적이고 완성도 높은 공연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로미오 역의 강필석

줄리엣을 맡은 전미도

최근 연습을 시작한 배우들도 참여 소감을 밝혔다. 강필석은 작품의 "늦은 감이 있지만, 로미오를 연기하게 돼 무척 기쁘다"며 "당시 시대의 혼란스러운 이미지가 이 작품이 표현하고자 하는 '젊음'의 이미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미도는 "연출가의 주관이 굉장히 뚜렷하고 확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출가가 구상한 그림이 정확히 있기 때문에 따라가기에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며 티엔친신과의 작업 소감을 밝혔고, <닥터지바고><번지점프를 하다>에 이어 다시 강필석과 동반출연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저희 두 사람이 무대에서 만들어내는 호흡이나 분위기가 객석에서 보시기에 좋았던 것 같다. 그런 점을 고려해서 (우리를)뽑지 않았나 생각한다" 고 말했다.

협력연출을 맡은 왕팅팅은 "짧은 만남으로도 한국배우들을 한없이 사랑하게 됐다. 한국배우들의 순박함과 열정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로미오와 줄리엣>과 잘 맞는 것 같다"며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한·중 합작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2월 18일부터 2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이후 중국 북경·상해·선전 지방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뤄선생 역의 김세동

줄리엣의 유모 캉화화를 맡은 고수희

왕팅팅 협력연출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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