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김주원, 동양인 최초 <마그리트와 아르망> 선다

지난 해 6월, 15년간 함께했던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의 자리에서 은퇴, 객원 수석무용수로 제 2의 발레인생을 열고 있는 김주원이 동양인 최초로 <마그리트와 아르망>을 선보인다.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춘희’와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서 영감을 얻은 <마그리트와 아르망>은 존 노이마이어의 발레 <까멜리아 레이디>와 같은 내용이다.

하지만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 음악에 맞춰 안무를 더했으며, 마그리트가 병상에 누워 아르망을 그리워하는 장면부터 시작해 과거를 거슬러 가는 등 마그리트와 아르망의 이야기에 중심을 맞춰 3~40분 단막 발레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20세기 영국 발레의 상징으로 불리는 안무가 프레데릭 애쉬튼의 작품으로, 자신의 뮤즈로 꼽기도 한 마고트 폰테인과 전설적 무용수 루돌프 누레예프를 위해 특별히 안무한 작품이기도 하다. 1963년 초연 당시 21번의 커튼콜을 받을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으며, 폰테인 사후 20여 년간 작품이 봉인되었다가 2000년 실비 길렘과 니콜라 르 리쉬에 의해 부활했다.

“10년 전 로열발레단에서 복원된 지 얼마 안된 이 작품을 무대에서 본 후, 단 35분 만에 이토록 충격적인 작품이 있다는 걸 느꼈고, 이후부터 꿈을 키워왔다.” (김주원)


한국 초연이자 동양인 최초로 이 작품을 공연하기 위해 공연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프레데릭 애쉬튼의 조카에게 김주원의 공연 영상 등 자료 등을 보내 까다로운 심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번 무대에서 아르망 역은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이자 현재 미국 워싱턴 발레단 수석무용수로 있는 김현웅이 맡는다.

“누나(주원)가 하자고 해서 무조건 왔다”는 김현웅은 김주원이 가장 오랜 시간 파트너로 호흡을 맞춰온 무용수. “사석에선 현웅이가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하지만 작품 속에서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게 김주원의 설명이다.

프레데릭 애쉬튼 서거 25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이번 무대에선 <마그리트와 아르망>외에 ‘타이스 파드 되’, ‘랩소디 파드 되’, ‘어웨이크닝 파드 되’등 그의 작품들도 함께 소개될 예정이며,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이자 지난 해 부부의 연을 맺은 황혜민, 엄재용을 비롯, 이원철, 윤전일, 양채은 등이 출연 예정이다.

누구에게나 허락되지 않아 더욱 특별한 작품 <마그리트와 아르망>은 오는 4월 5일부터 7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떼아뜨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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