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 인당수 사랑가 >

한 번 마음 열고 사랑했는데 어떻게 그 마음을 다시 닫아요. < 인당수 사랑가 >는 고전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바꾸면서도 격이 떨어지지 않는 스토리로 만들어진 ‘질’이 좋은 한국판 뮤지컬이다. 사랑이라는 테마로 심청전과 춘향전을 교묘히 섞어 더도 덜도 아닌 고전과 현대의 선들을 넘나 들고 있다. 고전과 다른 면이 있다면 선과 악이 분명히 있어 그 선과 악이 흥하고 망하는 것이 아닌 평온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어 그 이야기를 끝내고 있다. 중간 중간 우리나라의 특징적인 해학을 잘 섞어 넣어 극을 더욱 더 탄탄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 춘향전 >과 < 심청전 >을 섞어 ‘사랑가’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 인당수 사랑가 >는 심청전의 인당수와 춘향전의 사랑가가 만나 춘향과 몽룡의 애틋한 사랑을 만들어 가고 있다. 순수한 춘향의 사랑과 절개, 그 사랑을 따라 인당수에 몸을 던진 몽룡의 애틋한 사랑 만들기는 연꽃으로 피어나 백년가약을 맺는 장면으로 끝난다. < 춘향전 >과는 다른 또 다른 짝사랑의 변학도가 못다 이룬 사랑의 야속함을 가슴에 묻고 뒤돌아 서야 하는 모습도 눈 여겨 볼만 하다. 2002년 4월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후 계속해서 공연될 만큼 인기가 많은 < 인당수 사랑가 > 이다. 2003년 9월 삼청각 공연 때 노무현 대통령이 관람해 눈물을 흘렸다는 뮤지컬이기도 하다. 태풍 상륙 중 관람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던 그 뮤지컬이다. 심봉사의 딸 심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은 반대에 부딪히고 둘은 야반도주를 하지만 결국 붙잡혀 춘향 대신 심봉사가 옥에 갇히고 이몽룡은 한양으로 올라가 과거를 준비한다. 변학도는 신임사또로 부임하고 이몽룡 부친에게 부탁받은 대로 이몽룡과 심춘향의 사랑을 방해한다. 그러다 변학도는 심춘향을 사랑하게 되고 다음날 아침 꽃가마를 보내겠다는 말을 듣고 이몽룡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심청이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졌지만 < 인당수 사랑가 >에서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다. 꽃가마 대신 상여가 지나는데 한양에서 과거급제 한 이몽룡이 심춘향에게 돌아온다. 그러나 이몽룡을 두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 것을 안 이몽룡은 주저없이 그 인당수에 몸을 던지게 된다. 고귀한 사랑을 보여주는 지금 현대에서는 생각도 못할 사랑이다. 춘향과 몽룡은 죽어 연꽃으로 피어 나비로 환생한다. 애끓는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에 방자와 동네 처녀들, 기생들 등의 해학적인 모습도 볼만 한 장면들이다. 춘향과 몽룡의 원작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났다면 가슴 저리지 않고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도창을 맡은 배우가 해설을 판소리로 동네 할머니로, 이끄는 사회자로 훌륭하게 이끌어 주고 있었다. 인형극, 전통극 등의 요소가 전체적으로 가미되어 고전을 현대 뮤지컬로 충분하게 창작으로 만들어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박새봄 작, 최성신 연출로 그 묘미가 새롭다. 8월 28일까지 발렌타인극장 3관에서 계속된다. ------------------- 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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