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 뮤직 인 마이 하트 >
작성일200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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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순이식 사랑 이야기
9월 7일 공연의 초입을 알려 주는 프리뷰 공연을 관람했다.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는 작년 젊은 연출가 4명 실험적 연극축제였던 ‘2004 시선집중-연출가전’에 < 뮤지컬 살인사건 >을 작, 연출한 성재준이 이번에도 작, 연출을 맡아 혼신의 힘을 불어 넣은 듯 무대의 막은 올랐다. 음악에는 원미솔이 모든 곡을 작곡, 편곡하여 올라간 작품이다.
< 뮤직 인 마이 하트 >는 말 못하는 주인공 민아의 사랑 이야기로 진행된다. 민아가 만들어 낸 상상 속의 주연, 조연, 여우 등의 4명의 캐릭터들과 함께 대본 속의 이야기를 풀어 내는가 하면 민아의 사랑에 개입하여 재미있고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극중 얼짱스타인 장재혁과 벌이는 삼순이식 사랑 이야기는 민아가 청각장애인으로 살아 가면서 한 인간과 똑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 주기도 한다.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에’ 라는 단서를 붙이지 않는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는 그녀의 마음에서 울려 나오는 사랑 노래를 부르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주인공 민아는 어릴 적 병으로 청각과 말을 잃은 노처녀 희곡작가이다.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콤플렉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기 때문에 그녀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알려고도 하지 않고 답답함에 그냥 지나쳐 간다.
그러나 민아는 아랑곳 없는 엉뚱하고 수다스럽고 귀여운 노처녀이다. 희곡 작가여서인지 몰라도 상상 속 인물들 네 명을 만들어 절친한 친구가 되어 대본을 쓰거나 민아 작가의 모든 생각을 함께 한다.
그런 민아가 새로운 작품을 맡게 되는데 이 작품의 연출가는 로맨티스트에 얼짱인 장재혁이다. 민아의 가슴은 뛰기 시작하고, 첫 만남부터 민아는 장재혁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민아는 재혁의 마음을 휘어잡기 위해 작업을 걸기 시작하고 장재혁도 관심을 보인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고 장재혁은 민아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된다. 우연히 목격된 장재혁과 민아의 데이트가 스캔들 기사가 되어 버리고 장재혁과 민아는 아무런 소식도 전하지 못한 채 “미안해요”라는 한마디로 이별을 하고 만다. 민아가 눈물을 흘린 시간만큼 흘렀을 때 재혁은 민아를 찾아와 수화로 사랑 고백을 하며 자신과 영국으로 떠나길 바란다. 민아는 비행기 표를 찢어 버리고 다시 아파하기 싫다고 하며 거절을 하게 된다. 재혁은 떠나고 민아는 포기해 버리지만 결국 재혁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있는 것을 발견하고 재혁을 쫓아 공항으로 가지만 이미 비행기는 이륙했고 홀로 남게 된다. 그러나 재혁은 그녀를 기다렸다. 혼자 떠나지 않고 함께 떠나고 싶었던 재혁은 민아와의 사랑을 이루고 만다.
줄거리는 복잡할 것 같지만 상당히 간단 명료하며 사랑에 골인하는 방법의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적절하게 배합하고 있다. 공감대의 형성이라는 차원에서 공감대를 얻기에는 충분한 소재와 줄거리 들로 채워져 있고, 여자의 심리를 ‘사랑’이라는 키워드에 맞추어 재미있는 삼순이식 방법에 따라 뮤지컬 공식을 대입해 무대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음악은 어디선가 들었던 멜로디와 귀에 ‘쏙’ 들어오는 가사와 음악으로 채워진다. 그만큼 창작곡이지만 극과 잘 버무려진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와 딱 맞는 < 뮤직 인 마이 하트 >만의 타이틀 음악들이 나온 셈이라고나 할까? 하나 아쉬운 것은 임정희의 ‘Music is My Life’라는 곡이 먼저 히트를 쳐서 상대적으로 ‘뮤직 인 마이 하트’라는 곡과 어쩐지 어색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은 ‘Music is My Life’가 대중에게 강하게 어필이 되어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러나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에서 들려주는 주옥 같은 멜로디와 음악들은 이 뮤지컬에 꼭 맞는 옷을 입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솔로곡과 듀엣곡의 적절한 배합과 함께 합창하는 곡들이 요소요소 배치되어 극의 재미를 더 하고 있다. 다만, 솔로곡이 약간 긴 듯한 몇 곡이 눈에 띈다.
< 뮤직 인 마이 하트 >는 < 사랑은 비를 타고 > 이후 사랑 테마로 소극장에서 올려지는 뮤지컬로는 주목 받을 만한 뮤지컬이다. 젊음이 있고, 푸릇푸릇한 생동감이 넘친다. 유치하기 쉬운 흔하디 흔한 사랑 테마를 위트가 넘치는 뮤지컬로 만들어냈다. 맘껏 웃고 즐길 수 있는 사랑 뮤지컬 < 뮤직 인 마이 하트 >가 요즘 세대에 맞는 사랑 이야기를 쉽게 풀어냈다. 쉽게 풀어낸 만큼 제작진은 더욱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
< 사랑은 비를 타고 >의 색깔이 ‘블루’라면 < 뮤직 인 마이 하트 >는 분홍색일 것이다. 분홍색의 사랑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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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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