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 앤 줄리엣] 감성과 감각의 프랑스 뮤지컬

공연 전부터 ‘롬앤줄’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뮤지컬 팬들의 전폭적인 기대를 받아온 또 하나의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이 드디어 한국 관객 앞에 섰다. 프랑스 오리지널 캐스트들의 내한과 프랑스 특유의 아름다운 넘버, 화려하고 서정적인 무대가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발휘될 지 눈길이 모아졌다. [로미오 앤 줄리엣]은 시작부터 영주가 부르는 ‘베로나(Verona)’로 캐플릿가와 몬태규가의 대립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캐플릿가는 붉은색 의상을, 몬태규는 푸른색 의상을 입고 화려한 춤으로 그들의 적대감을 극적으로 노출한다. 특히 이들의 군무는 배우 한명 한명이 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극에 활력을 넣는다. 400년 전 고전을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의상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특히 여성캐릭터의 의상이 섹시하게 표현됐다. 무엇보다 프랑스 특유의 감미로운 음악이 공연 내내 귀를 즐겁게하는데 로미오와 줄리엣이 함께 부르는 넘버 ‘사랑한다는 건(Aimer)’와 사랑하고 싶어(Je Veux L’aimer)’ 과 줄리엣의 사촌 티발트가 부르는 ‘내 잘못이 아니야(C’est pas ma faute)’, 이젠 더 이상 모르겠어(J’sais plus)’ 등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배우들의 활약도 주목 받을만 하다. 줄리엣역을 맡은 조이 에스뗄은 호리호리한 몸매와 긴 금발을 드리워 ‘영원한 줄리엣’ 올리비아 핫세와는 다른 섹시하고 성숙한 줄리엣을 연기한다. 줄리엣의 유모는 극의 감초역으로 줄리엣 아버지와 코믹 장면을 연출하고, 사촌 티발트의 고뇌에 찬 연기가 돋보인다. 무대장치는 복잡하지 않지만 효율적으로 만들었다. 성벽을 표현한 무대와 3층에 위치한 줄리엣의 침실이 무대의 입체감을 넣어주는데 특히 360도로 돌아가는 무대가 흥미롭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400년전 영국 사람이 창작한 희곡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 점 때문에 뮤지컬로 올라간 [로미오 앤 줄리엣]은 줄거리 설명보다는 보다 아름다운 노래와 춤을 강조했다. 강렬한 드라마나 임팩트를 원하는 관객에게는 이야기 전개가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많은 뮤지컬 팬들이 이 작품을 기다려왔다. 올해 첫 포문을 연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이 프랑스 뮤지컬 붐에 기름 역할을 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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