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꿈으로 충만한 청춘들의 외침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는 스토리는 어찌 보면 식상하다. 드라마와 영화, 소설 등에서 이미 많이 접해온데다 일상의 휴식을 위해 찾은 작품에서 리얼한 현실이 포착되면 즐겁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뮤지컬 [오디션]은 젊은이들의 ‘치열한’ 꿈과 목표라는 요소로 은근한 부담을 주는 작품이 아니다. 오히려 극 내내 잔잔한 재미로 2시간이 훌쩍 지나가게 만든다. 이점은 관객들이 먼저 눈치챘고 올초부터 입소문을 타고 앵콜되고 있는 중이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건물 지하에서 연습을 하는 밴드 복스팝은 보컬을 새로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한다. 그러던 중 라이브카페에서 훌륭한 노래를 부르는 선아를 만나고 그녀를 보컬로 영입하면서 온전한 밴드 모습을 갖춘다. 하지만 연습실 월세 내기에도 급급한 그들은 큰 상금이걸린 오디션에 도전하기로 하고 연습에 들어가지만 생각하지 못한 시련이 닥치고 만다.

옆집 친구같은 캐릭터, 귀에 붙는 넘버로 두시간 훌쩍
이 작품의 매력은 여섯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살아 있다는 점이다. 무대 공포증이 있는 병태, 일주일 내내 같은 옷을 입는 털털한 리더 준철, 짝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게이 다복, 약간의 공주병이 있는 귀여운 선아 등 모두 옆집 누나나 동생 같은 친근한 캐릭터들이 공감을 얻는데 성공하고 있다. 평범함 속의 개성을 갖춘 인물들의 좌충우돌 청춘 이야기는 비범하지도, 엄청나지도 않지만 공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귀여운 유머와 귀에 잘 들어오는 넘버가 있으니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음악 넘버는 대부분 모던락으로 채워져 있어 뮤지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미덕을 지녔다. 10여 개의 노래 중 넘버 하나하나가 귀에 달라 붙어 커튼 콜 때는 관객 모두가 기립을 해 콘서트를 즐기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

[오디션]은 주인공들이 꿈을 달성하는 장면까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가장 큰 시련이 닥치고 멤버들이 잠시 흩어지면서 마무리된다. 하지만 관객은 허무하거나 슬픈 느낌은 받지 않는다. 주인공들이 젊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후속 스토리를 즐겁게 상상하게 된다.

콘서트형 뮤지컬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활약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배우들은 라이브로 베이스, 드럼, 기타, 키보드 등을 연주하며 노래를 하기 때문에 현장감은 어떤 작품보다 뛰어나다. 악기를 다루지 못했던 배우들은 1년여의 연습 끝에 노련한 밴드로 변신했다고. 특히 초연부터 함께 해온 이승현, 정찬희, 최준철 등은 안정적인 연주와 수준급인 보컬 수준으로 관객들의 환호를 한 몸에 받는다.

‘꿈의 엔진이 식어버리기 전’ 청춘들의 가슴 뭉클한 콘서트 장에 한 번 가보자. 그 곳에 가면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은 젊은이들의 따뜻한 무대를 볼 수 있다.


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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